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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에 띄는 공연과 전시

국립전주박물관, <채용신의 영모화> 등 처음 공개

상설관 전주와 조선왕실실, 선비서예 등 신구법천문도> 등 37건 89점 바꿔

[우리문화신문=이한영 기자]  국립전주박물관(관장 박경도)는 2024년 3월 27일(수)부터 상설전시관 전주와 조선왕실실과 선비서예실의 전시품을 바꿔서 전시했다. 2층의 전주와 조선왕실실은 채용신(蔡龍臣, 1850-1941)의 <영모화>를 비롯해 17건 51점을, 1층의 선비서예실은 이황(李滉, 1501~1570)의 <자양금명(紫陽琴銘)> 등 20건 38점을 새롭게 선보인다.

 

새 소장품 처음 공개

 

전주와 조선왕실실 전시품 가운데 3건은 새 소장품으로 이번 교체 전시에서 처음으로 대중에 선보인다. <영모화>는 초상화가로 유명한 채용신의 다른 면모를 확인할 수 있는 중요한 작품이다. 채용신은 스승 없이 혼자 배우고 익혀 자신만의 동물화 화풍을 만들어 갔는데 전례가 없는 사실적인 표현들이 눈에 띈다. 어미젖을 물고 있는 강아지, 연잎 아래 모여드는 올챙이, 목마를 탄 새끼 원숭이의 표현 등은 그림을 감상하는 재미를 더한다.

 

 

 

<화조영모화>, <문방도>는 모두 20세기 전반에 제작된 병풍으로 왕실에서 제작된 장식병풍이 민간으로 확산하고 어떻게 변용되었는지를 보여준다. 19세기 책가문방도는 왕실을 넘어 민가에서도 사랑받았는데 새 소장품은 20세기 초 민화와 결합한 문방도의 양상을 보여주는 흥미로운 작품이다.

 

선비서예실에서도 이황의 <자양금명>을 비롯하여 탑본첩과 윤순(尹淳, 1680~1741)의 <백하서첩(白下書帖)>, 김정희(金正喜, 1786~1856)의 편지 등 6건의 새 소장품을 처음 전시한다. <자양금명>은 1565년 가을, 이황이 자신의 제자 금응협(琴應夾, 1526~1596)에게 써준 것으로 유학자답게 주희의 글을 단아하게 쓴 글씨가 특징이다.

 

조선왕실의 품격을 보여주는 지정문화재

 

한편, 전주와 조선왕실실에서는 새 소장품과 함께 지정문화재 2건도 선보인다. <신구법천문도>는 2022년 보물로 지정된 천문도 8폭병풍이다. 병풍의 제1-3폭까지는 동양의 전통적인 천문도인 ‘천상열차분야지도(天象列次分野之圖)’를, 제4-7폭에는 황도(黃道)를 중심으로 북쪽의 ‘황도북성도’, 남쪽의 ‘황도남성도’를 표현했다. 이 작품은 조선왕실의 천문학 수준을 드러낼 뿐만 아니라, 신구법천문도를 정교하게 도해하고 아름답게 채색한 화원의 탁월한 솜씨도 보여준다.

 

 

더불어 전시실에서는 기존에 전시했던 <이화개국공신녹권(李和開國功臣錄券)>(국보)의 다른 부분을 풀어 전시한다. 녹권에는 태조 이성계의 이복동생인 이화(?~1408)가 세운 공로와 더불어 포상과 특전 등이 적혀있으며 닥종이의 연결 부분마다 옥새가 찍혀있다. 조선왕조에서 처음으로 발급한 관문서로, 나라를 세운 공신들의 업적을 파악하는 귀중한 자료다.

 

새 소장품 연구성과와 문화상품

 

국립전주박물관은 새 소장품을 연구해 그 결과를 공유하고 이를 활용한 문화상품을 개발하고 있다. <영모화병풍>은 2023년 사 조사를 거쳐 국립전주박물관 학술총서인 《석지 채용신 화조ㆍ산수화》(2023)에 소개된 바 있다. 이 책은 박물관 누리집 ‘학술조사> 발간도서’에서 무료로 내려받을 수 있다(도7). 또한 영모화 작품을 책상달력으로 제작, 활용했으며 문화상품으로 파일폴더를 제작해 가까이에서 조선의 전통 그림을 즐길 수 있도록 하였다.

 

 

국립전주박물관은 ‘다시 찾는 박물관’을 만들고자 정기적으로 상설전시실의 전시품을 바꾸고 다양한 문화상품을 개발하고 있다. 더욱 많은 관람객이 박물관에서 새롭고 유익한 정보를 접하면서 이를 충분히 즐길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봄볕이 따뜻한 날, 국립전주박물관을 방문해 새로 선보이는 전시품의 이야기를 들어보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