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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치 그리고 행사

1855년 일본정부 ‘조선해(朝鮮海)’ 표기된 지도 경매

서울옥션, <제178회 미술품 경매> 23일 열린다
헌종, 이황, 정철, 김구 등 역사적 인물들의 인간적 면모가 담긴 고문서도 함께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서울옥션은 오는 4월 23일 저녁 4시 서울 강남구 신사동 서울옥션 강남센터에서 <제178

회 미술품 경매>를 연다. 출품작은 모두 113랏(Lot), 낮은 추정가 총액 약 72억 원이다. 조선시대 채색 장식화와 사료적 값어치가 높은 고미술품, 한국 근현대미술을 대표하는 단색화 및 실험미술 작품 등이 소개되는 이번 경매는 미술 애호가들에게 완연한 봄기운과 어울리는 다채로움을 선사한다. 시범 전시는 10일에서 11일까지 이틀 동안 서울옥션 부산점에서 진행되며 13일부터 경매 당일까지는 강남센터로 이동해 열린다. 시범 전시는 누구나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제178회 미술품 경매> 고미술 마당은 사료적 값어치가 풍부한 고지도와 희귀 고문서가 출품되었다는 점이 특징이다. 특히 시작가 3,000만 원에 출품된 <신정만국전도>는 1855년 일본 정부가 제작한 지도로 동해를 ‘조선해(朝鮮海)’로 표기하고 있어 눈에 띈다. 이처럼 과거 일본의 동해에 대한 인식을 공식적인 관찬 지도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는 가값어치를 인정받아 출품작은 지난해 KBS ‘TV쇼 진품명품’에서 소개돼 감정가 5,000만 원을 기록하기도 했다.

 

 

조선 헌종, 퇴계 이황, 송강 정철, 백범 김구 등 우리에게 익숙한 역사적 인물들의 인간적 면모가 담긴 고문서도 경매에 오른다. 특히 백범 김구의 <답설>은 김구가 1948년 4월, 평양 방문을 앞두고 남긴 글귀이며 송강 정철의 <간찰>은 임진왜란이 막 시작한 이후의 정세를 담고 있어서 역사의 굴곡 속에서 이들이 느꼈을 고민과 의지를 살펴볼 수 있다. 아울러 조선전기 초서의 대가로 평가받는 고산 황기로의 <시고>에는 당대 으뜸 감식안을 지녔던 위창 오세창의 배관(拜觀, 남의 글 따위를 공경하는 태도로 봄)이 남아 있고 면양정 송순의 <간찰>에는 누군가에게 글씨를 받고자 간곡히 부탁하는 내용이 적혀 옛 수장가들의 모습을 살펴보는 재미가 있다.

 

 

 

또한 고미술 마당에서는 <모란도>, <곽분양행락도>, <요지연도> 등 수준 높은 조선시대 채색장식화 병풍 또한 주요 출품작이다.

 

<제178회 미술품 경매>에서는 한국 실험미술 거장 이건용의 대표 퍼포먼스인 <달팽이 걸음>의 결과물이 처음으로 미술품 경매에 오른다. 작가가 1979년 상파울루 비엔날레에서 선보여 화제가 된 <달팽이 걸음>은 쪼그려 앉은 채 분필로 선을 그리는 동시에 맨발로 그 선 일부를 지우며 나아가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출품작은 8m에 가까운 길이의 판지로 지난 2007년 인천 부평역사박물관에서 열린 <한국-터키수교 50주년 기념전>에서 진행된 퍼포먼스의 결과물이며 당시 작가의 흔적과 더불어 관람객들이 직접 적은 메시지가 남아있다.

 

또한, 이번 경매는 채색화, 단색화 등 전통과 현대를 가리지 않고 다양한 색채와 기법을 즐길 수 있도록 출품작이 구성됐다. 단색화 대표 작가의 작품으로는 하종현의 접합Conjunction 연작과 박서보의 묘법 연작, 정상화의 <작품> 등이 새 주인을 찾는다. 고미술 섹션으로 출품된 그 외 근현대미술 섹션에서는 화사하고 역동적인 봄 기운 느낄 수 있는 아야코 록카쿠의 <Untitled>가 눈길을 끈다. 과감한 주제와 강렬한 색채로 프랑스 화단에서 독보적인 영역을 구축한 로베르 콩바스의 <마이떼Maïté>, 몽환적인 분위기가 인상적인 앙드레 마송의 <목욕하는 여인(Baigneuse dans les Ajoncs)> 등 나라 밖 작가 작품 또한 경매에 오른다.

 

 

문신, 이대원, 남관 등 주요 근대미술 작가의 1940~50년대 회화 작업도 만나볼 수 있다. 해당 출품작은 희소 값어치가 있을 뿐만 아니라 널리 알려진 작가들의 신선한 화풍을 살펴볼 수 있다는 점에서 소장가들의 많은 관심이 예상된다. 함께 출품된 극사실주의 화가 고영훈의 대형 설치작업 <We>는 작가의 예술세계를 대표할 수 있는 작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