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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재

부안 유천리 요지서 고려청자 가마터 공방터 발굴

자기 바탕흙 가공 시설로 추정
가마 4기, 고려 명종ㆍ희종 무덤 출토품과 비슷한 접시 조각도 확인

[우리문화신문=한성훈 기자]  문화재청 국립문화재연구원 국립완주문화재연구소(소장 최인화)는 부안 유천리 요지 시굴조사에서 고려청자 가마와 공방터로 추정되는 생산시설을 확인하였다. 부안 유천리 요지는 일제강점기(1929년) 노모리 켄(野守健)에 의해 발견된 뒤 1963년 사적으로 지정되었다. 1966년 국립중앙박물관이 부안 유천리 요지 12호 가마 주변에 대해 실시한 조사를 시작으로, 1997년 이후 2~7구역에 대한 시ㆍ발굴조사가 꾸준히 진행되어 12세기 후반 ~ 13세기 대규모 고려청자 가마터와 관련된 건물터 등이 확인되었다.

 

 

 

국립완주문화재연구소는 올해 2월부터 유천리 요지 2~3구역 사이(유천리 토성 내)에 대한 조사를 했으며, 그 결과 가마 4기, 공방터 1곳, 폐기된 자기, 벽체 조각, 가마 도구 등이 묻힌 구덩이 등 고려청자 생산을 위한 일련의 과정을 살펴볼 수 있는 가마 시설을 확인하였다. 가마는 구릉의 비탈면을 따라 모두 4기가 확인되었으며, 내부에서는 자기, 가마 벽체 조각과 함께 갑발, 도지미 등 자기를 구울 때 사용되는 요도구(窯道具)가 함께 확인되었다.

* 갑 발 : 자기를 구울 때 담는 그릇으로, 자기에 불길이 직접 닿거나 불순물이 떨어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씀.

* 도지미 : 자기를 가마에서 구울 때 사용하는 받침

 

가마에서 약 6~7m 떨어진 지점에 있는 공방터에서는 원형 도기 항아리 2점과 직사각형 수혈이 확인되었다. 그 내부와 주변으로는 회백색 점토가 분포하는데, 이에 대하여 국립문화재연구원 보존과학연구실에서 과학적 분석(X-선 회절분석, 레이저 입도분석 등)을 한 결과, 도자기의 바탕흙인 태토로 사용되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번 조사에서는 12세기 중반 ~ 13세기 전반에 제작된 것으로 추정되는 대접, 접시, 잔 등 일반 그릇에서부터 향로, 주전자, 참외모양 병, 등 특수한 그릇 다양하게 출토되었다. 특히, 고려 임금 명종의 무덤인 지릉(1202년)과 희종의 무덤인 석릉(1270년)에서의 출토품과 비슷한 접시 조각이 확인되었으며, 용무늬 향로 초벌 조각 등 왕실 혹은 귀족계층이 사용하기 위한 것으로 추정되는 고급 청자도 출토되었다.

 

올해 조사를 통해 부안 유천리 요지에서 고려청자 태토를 가공하기 위한 공방터가 처음으로 확인되었으며, 향후 고려청자의 재료와 생산 체계를 밝히는 중요한 자료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