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윤옥 《서간도에 들꽃 피다》 5, 도서출판 얼레빗 [한국문화신문 = 양승국 변호사] 이윤옥 시인이 쓴 여성 독립운동가의 삶을 시로 조명하는 《서간도에 들꽃 피다》 5권이 나왔습니다. 아무도 여성 독립운동가의 삶에 관심을 두지 않을 때에, 우리가 잘 모르는 여성 독립운동가의 삶을 시와 함께 사람들에게 알려 주리라던 이 시인의 집념이 어느 덧 5권의 시집을 세상에 선보이게 되었군요. 한 권에 스무 분의 삶을 오롯이 드러냈으니, 이 시인 덕분에 우리 후손들이 늦게나마 100명의 여성 독립운동가들에 대해 알게 되었습니다. 사실 아는 여성독립운동가의 이름을 대보라고 하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유관순!하고는, 그 다음부터는 입을 우물우물 할 것입니다. 우리가 이렇게 무지하기에, 그만큼 우리가 알지 못했던 여성독립운동가들의 삶을 계속 시로 조명하는 이 시인의 작업에 대해서는 아무리 박수를 쳐도 지나침이 없을 것입니다. 이 시인은 단지 책상머리에만 앉아 시만 쓰는 것은 아닙니다. 직접 발품을 팔아서 여성독립운동가들의 흔적을 찾아 나섭니다. 이번에도 북간도로 날아가, 이의순 지사의 흔적을 찾아 러시아와 중국 국경인 수분하 거리까지 돌아다녔습니다. 그런데 이 시인과
[한국문화신문 = 양승국 변호사] 샹그릴라에서 맞이하는 아침. 태양이 3,200m의 샹그릴라 시내를 감싸고 있는 산 위로 떠오른다. 샹그릴라라고 하여서인지 샹그릴라에 떠오르는 태양도 뭐가 다르지 않을까 하는 싱거운 생각도 해본다. 오늘의 첫 번째 행선지는 납백해. 대리와 여강에서처럼 샹그릴라에서도 어김없이 등장하는 현지 가이드가 회족 전통 복장으로 버스에 올라탄다. 현지 가이드가 열심히 설명하는 동안 버스는 시내를 벗어나 간선도로를 달리다가 조그만 시골길로 꺾어 들어간다. ▲ 샹그릴라 시내에서 버스 타고 가는데 저 앞에는 4천m가 넘는 산이 보인다. 전면에는 산맥이 병풍처럼 펼쳐져 있는데, 병풍에 굵은 띠를 두른 것처럼 흰 구름도 산맥을 따라 길게 펼쳐져 있다. 이곳의 높이가 이미 3,200m 정도이니 저 산맥의 높이는 4,000m가 넘는다는 얘기이구나. 그런데 갑자기 눈앞으로 여객기가 기수를 낮춰 들어온다. 여객기가 향하는 방향으로 고개를 돌리니, 길 왼쪽으로 샹그리라 공항이 여객기를 맞아들이고 있는데, 우리가 목표로 하는 납백해는 길 오른쪽으로 넓게 펼쳐져 있다. ▲ 비가 오지 않아 그저 푸른 풀밭인 납백해 ▲ 비가 오지 않아 그저 푸른 풀밭인
[한국문화신문 = 양승국 변호사] 트레킹 둘째 날이다. 오늘도 차마고도의 길은 별로 큰 오르막 없이 산허리를 따라 가거나, 절벽에 난 길을 따라간다. 협곡 밑에서 금사강이 울부짖는 소리가 여기까지 들린다. 절벽으로 난 길로 들어선다. 그 옛날 마방들은 길을 내기 위하여 순전히 곡괭이와 망치 등만 사용하여 이 길을 냈을 것 아닌가? 길을 내다가 아차 미끄러져 저 절벽 밑으로 떨어져 죽은 이들도 많지 않았을까? 아까 길을 지나오면서 무덤들을 보았는데, 마방들이 이렇게 길을 만들다가, 또 길을 가다가 죽으면 그렇게 길옆에 영원한 안식처를 만들어 준 것은 아닐까? 겨우 길을 낸 거라 바닥이 평평할 리가 없다. 미끄러지지 않게 발밑에 신경을 쓰면서 산허리를 돌아가니 저 산 높은 데서 폭포가 쏟아져 내린다. ▲ 금사강의 급류 모습 ▲ 절벽에 난 차마고도 ▲ 절벽을 따라 흐르는 차마고도의 폭포 관음폭포(觀音瀑布)다. 단순히 소리를 볼 수 있는 폭포라는 얘기인가, 아니면 여기서 관음보살의 현신을 보았다는 얘기인가? 폭포를 조금 지난 곳에는 현관사라는 조그만 사당이 절벽 위쪽에 겨우 터를 잡고 있다. 올라가보나 문은 꼭 닫혀있어 안을 볼 수가 없다. 틀림없이 이
▲ 강제윤 시인의 《섬 택리지》 표지 [한국문화신문 = 양승국 변호사] 강제윤 시인이 이번에 《섬 택리지》를 냈군요. 그 동안에도 계속 섬을 걸으며 느낀 점과 섬의 이런 모습 저런 모습, 섬에 대한 애정 등을 《섬을 걷다》, 《걷고 싶은 우리 섬》, 《보길도에서 온 편지》, 《걷고 싶은 우리 섬, 통영의 섬들》 등의 책에 풀어냈는데, 이번에는 전라남도 신안군의 섬들을 돌아보면서 이러한 것들을 《섬 택리지》로 풀어냈네요. 저는 예전에 글을 쓰면서 참조하기 위하여 인터넷을 검색하다가 우연히 강시인이 인터넷 신문 프레시안에 연재하는 글을 본 적이 있습니다. 그 때 강시인의 글에 빠져들면서 강시인이 프레시안에 연재한 글을 전부 다 검색하여 찾아내 일일이 제 컴퓨터에 복사하여 넣고 틈틈이 보았었지요. 그러다가 제가 프레시안 인문학습원에서 내놓은 여러 학교 프로그램에 참가하면서, 강시인도 인문학습원에서 [섬학교]와 [통영학교]를 이끄는 것을 알게 되었지요. 그래서 저도 섬학교나 통영학교에 참가하고 싶었지만 그 동안 일정이 잘 안 맞아 신청을 못하다가 작년 12월 13-14일에 열린 통영학교에 참가하면서 처음으로 강시인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이번에 강시인이 《섬
[한국문화신문 = 양승국 변호사] 차가 금사강(金沙江)을 따라서 합파설산(哈巴雪山)으로 접근하면서 금사강 건너편으로 보이는 옥룡설산(玉龍雪山)도 점점 일어서고 있다. 이제 곧 합파설산과 옥룡설산이 가파르게 일어서면서 만든 깊고 좁은 협곡, 호랑이가 사냥꾼에 쫒기다가 훌쩍 뛰어 건넜다는 호도협(虎跳峽)이다. 금사강은 이제 곧 맞닥뜨릴 그 좁고 사나운 협곡을 아는지 모르는지 아직은 유유히 호도협을 향해 흐르고 있다. ▲ 황토빛 금사강의 모습 호도협 입구인 교두진에 도착하여 버스에서 내린다. 트레킹 출발지인 나씨야거에는 버스가 들어갈 수 없기 때문에 작은 차로 갈아타기 위함이다. 보통 많은 트레커들은 여기서부터 트레킹을 시작하나, 우리는 시간 관계상 나씨야거까지는 차로 이동한다. 교두진에는 건축물이 들어서고 길이 닦이고 있는 것이 예전에는 새나 쥐나 다닐 수 있는 길이라고 하여 조로서도(鳥路鼠道)라고도 불리었다는 차마고도에도 개발의 광풍이 몰아닥치고 있음을 실감하겠다. 이러다가 우리가 머리에 떠올리는 그 차마고도는 사진과 영상에서만 보게 되는 것은 아닐까? 차가 나씨야거를 향하여 올라간다. 길은 예전 마방들이 다니던 길을 작은 차가 다닐 수 있게
[한국문화신문 = 양승국 변호사] 난잎으로 칼을 얻다를 보았습니다. 제가 난잎으로 칼을 얻다를 보았다고 하니, 갑자기 이게 무슨 말인가 하실 것입니다. 지금 덕수궁 중명전에서 우당 이회영과 6형제를 다시 생각하는 전시회 난잎으로 칼을 얻다가 열리고 있습니다. 우당 이회영이라고 하면 지금은 모르시는 분들이 많지 않을 것이지만, 그래도 우당 선생과 난잎으로 칼을 얻다가 무슨 관계인가 갸우뚱 하시는 분들은 많을 것입니다. ▲ 뒤로 중명전이 보이고, 정문에 난잎으로 칼을 얻다 전시회 선간판이 걸려있다. 삼한갑족(三韓甲族) 우당 형제들은 나라를 일본에 빼앗기자 전 재산을 팔아 간도로 망명하여 경학사, 신흥무관학교를 세우고 독립운동을 합니다. 그러나 그 많던 재산도 봄눈 녹듯이 독립운동에 다 사라지고, 우당 선생은 배를 주려가면서 난(蘭)을 칩니다. 우당 선생이 난 그림을 잘 그렸거든요. 그러니까 전시회 제목은 우당이 난 그림을 팔아 독립운동 자금을 마련했다는 뜻이지요. 전시회에 걸려 있는 서해성 작가의 시 난잎으로 칼을 얻다가 이를 잘 얘기해주고 있습니다. 이레에 세 끼 먹는 주린 북경의 밤, 홀로 부는 젓대가락에 얼었던 호야등은 펄럭이는데 붓을 높이 들어 난을
▲ 《그림, 영혼의 부딪힘》, 김민성 [한국문화신문 = 양승국 변호사] 큐레이터로 활동하다가 지금은 헬레나와이즈앤컴퍼니라는 예술과 의료를 연결하여 마케팅 컨설팅을 해주는 회사의 대표로 있는 김민성 대표가 《그림, 영혼의 부딪힘》이란 책을 냈습니다. 그림, 영혼의 부딪힘? 그림을 본다는 것은 열망하는 화가의 영혼의 부딪힘을 목격하는 매우 특별한 일이어서 이렇게 제목을 붙였다고 합니다. 김 대표는 저하고는 성공회대 인문공부 11기 동기입니다. 김대표가 이번에 우리가 익히 잘 알고 있는 서양화가들에 관한 책을 냈다고 할 때에, 그동안 이런 류의 책은 꽤나 많이 나왔고, 저도 이런 책은 틈틈이 읽어보았기 때문에 솔직히 책을 펼치면서는 그 동안의 미술사 관련 서적에 또 하나의 책을 얹는 정도이겠지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그게 아니었습니다. 우선 김 대표가 화가에 대해 얘기를 풀어나가는 것이 기존의 책과는 달랐습니다. 김 대표는 한 화가의 인생 스펙트럼에서 한 가지 점을 주제로 잡으면 우선 그에 관한 자신의 경험이나 그 주제에 대한 자신의 생각부터 풀어나갑니다. 그러다가 지금부터 그 비밀의 정원 속으로 들어가보자든가, 그 시간으로 떠나보도록 하자면서 본격적으로
[한국문화신문 = 양승국 변호사] 아침에 부스럭거리는 소리에 잠이 깼다. 언뜻 눈을 뜨니 내 옆 2층 침대에 서양 여자의 얼굴이 보인다. 어? 어떻게 된 거지? 순간 상황파악을 못하고 당황스러워하다가 어제 우리 일행이 2층에 전부 같이 투숙한 것이 생각난다. 아하! 그렇지! 프레디(Fredi Luedi)와 수잔(Susanne Rasmussen) 부부가 저기서 잤었지. 나도 서둘러 옷을 입고 아침을 먹기 전 얼른 근처를 돌아보기 위해 밖으로 나온다. 숲속의 오솔길을 헤치고 섬 위의 광장으로 올라가니 높다란 관음상이 숲을 지나 호수 너머 먼데 어느 곳을 바라보고 있다. ▲ 1.남조풍정도의 관음상 ▲ 2.배를 타고 남조풍정도에서 건너옴 관음은 이곳 차안(此岸)에 서서 피안(彼岸)을 바라봄인가? 저 관음상은 242개의 대리석을 붙여 만들었다는데, 대리석을 붙여 만들었기에 더욱 하얗게 빛이 난다. 그런데 아름다운 미소에 허리는 들어가고 젖꼭지가 선명하게 보이는 것이 꼭 여자 같다. 관음보살이 여자일 것 같지는 않은데... 관음보살은 자비의 보살이기 때문에 어머니의 모성애에 견주어 여신상으로 표현하기도 한다네. 그래서 저 관음상을 여신상으로 표현한 것이구나.
[한국문화신문 = 양승국 변호사] 박물관을 나온 우리는 다시 차에 올라타고 오늘 머무를 대리에 있는 얼하이 호수의 섬 남조풍정도로 향한다. 차는 다시금 고속도로를 올라 타 한참을 달려 대리로 들어선다. 대리시는 얼하이 호수의 서쪽 가에 자리 잡은 도시로 우리가 익히 아는 대리석이 바로 이곳 대리에서 나오는 것이었기에 돌 이름도 대리석이 되었지. ▲ 대리시 북쪽에 있는 얼하이호(耳湖)의 모습 대리에서 배를 타고 섬으로 들어간다. 얼하이(洱海)는 중국에서 6번째로 큰 넓이 249평방킬로미터의 호수로 호수가 바다처럼 넓고 귀처럼 길쭉하다 하여 洱海라는 이름이 붙었다한다. 해발 1,973m의 고지에 어떻게 이런 큰 호수가 생겼을까? 배를 타고 섬으로 향하는데 좌우로는 호수의 끝을 알 수가 없어 洱海라는 이름이 실감난다. 남조풍정도는 호수 건너편에 바짝 붙어 있어 배는 호수를 횡단하는 것이나 마찬가지이다. 호수는 바다라고 부르는 만큼 파도도 있고 바람도 세다. 건너가는 동안 우리가 호수를 무슨 바다라고 하느냐 했더니, 洱海는 자기를 얕잡아봤다고 당장 박 선생님의 모자를 호수 위로 날려버린다. 그 모자에는 선
[한국문화신문 = 양승국 변호사] 눈보라가 휘날리는 바람찬 흥남부두에 ♫♬♪ 목을 놓아 불러봤다 찾아를 봤다~~ 현인 선생이 부른 굳세어라 금순아를 속으로 되뇌면서 이 글을 씁니다. 영화 국제시장을 보았습니다. 영화는 초반부의 과거로의 회상 장면에서 눈보라가 휘날리는 흥남부두 철수 현장이 나오는데, 이 장면을 보면서 굳세어라 금순아가 떠오른 것이지요. 1.4 후퇴 때 미 함정에서 내려준 그물망 같은 줄을 필사적으로 기어오르는 소년 덕수, 그의 등에는 어린 여동생 막순이가 꼭 붙어 있습니다. 덕수는 막순이에게 여기는 운동장이 아니다. 꼭 붙잡으래이!라고 신신당부 합니다. 그러나 거의 함정 위에까지 다다랐을 무렵 막순이는 그만 다른 피난민에 떠밀려 떨어지고 맙니다. 동생을 애타게 부르는 소년 덕수의 피 토하는 아우성. 여기서 굳세어라 금순아 1절 후반부 가사가 다시 떠오릅니다. 금순아 어디로 가고 길을 잃고 헤매었던가♪♫ 피눈물을 흘리면서 일사 이후 나 홀로 왔다~~ 먼저 배에 올랐던 덕수 아버지는 딸을 찾으러 배를 내려가면서 덕수에게 내가 없으면 장남인 네가 가장이다. 어머니와 두 동생을 잘 보살피거래이라는 말을 남기는데, 그게 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