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이상훈 전 수원대 교수] 고전 물리학을 완성한 뉴톤이 생각한 시간(time)과 공간(space)은 서로 분리되어 있었다. 그러나 아인슈타인이 생각한 시간과 공간은 분리될 수 없으므로 시공간(timespace)라는 새로운 이름을 붙였다. 이해하기 어려운 구별이다. 나는 이 주제와 관련하여 두 권의 물리학책을 읽어 보았다. 첫 번째 책은 《우주의 구조》라는 제목의 책으로서 수원대의 박배식 교수가 추천하였다. 2004년에 펴낸 이 책의 저자인 그린(Brian Greene)은 우주의 구조를 설명하면서 수식을 하나도 쓰지 않고 순전히 말과 그림으로만 설명한다. 두 번째 책은 평창강 걷기를 시작한 뒤에 만난 홍 교수가 나에게 읽어 보라고 준 《우주와 나》라는 책이다. 이 책의 저자인 조용민 교수는 세계적인 명성을 가진 물리학자로서 통일장 이론의 발전에 공로가 크다고 한다. 2015년에 우리나라에서 펴낸 이 책은 조용민 교수가 친필 사인을 해서 홍 교수에게 주었는데, 홍 교수가 내가 우주에 관해 관심을 보이자 나에게 준 것이다. 이 책 역시 수식을 동원하지 않고 일반인을 위해 쉽게 쓴 책이다. 미국의 물리학자 그린은 아인슈타인이 발견한 시공간을 다음과 같이
[우리문화신문=이상훈 전 수원대 교수] 강의 동쪽 우리가 걷는 지역은 북쌍리이고 강의 서쪽은 후탄리이다. 북쌍리(北雙里)는 1914년 행정 구역 개편 때에 북상리(北上里), 북하리(北下里), 평동 일부를 병합하면서 북상, 북하의 이름을 따서 북쌍리라고 하였다. 약 30분 정도 걸어 오후 1시 10분에 아담한 정자에 도착했다. 이 정자가 특이한 점은 반듯한 의자가 7개 놓여 있다는 것이다. 정자 앞에는 들골마을 표지석이 서 있다. 들골(坪洞)은 들녘이 넓은 골짜기여서 들골이라고 이름지었다. 신(辛)씨, 이(李)씨, 안(安)씨들의 집성촌으로 농사가 잘되는 부촌이라고 한다. 들골마을 표지석 뒷면에 마을의 유래에 대하여 다음과 같이 기록되어 있다. “우리 마을(들골)의 형성 연대는 정확히 알 수 없으나 일찍(신석기시대)부터 농경을 하여 고려말 무렵에 촌락이 형성되어 약 15세기경 평동으로 집성촌이 이루어졌다. “여의도서” 편찬 당시 서면 북포리로 불리어 지었으며 이후 서면 북포리의 범위가 축소되면서 서면 평동지역이 커짐에 따라 북포리에서 새로운 리로 분화되었다. 우리 마을은 상평동과 하평동으로 분화되어 왔으며, 상평동은 “윗들골” 하평동은 “아랫들골”로 하였다. 일
[우리문화신문=이상훈 전 수원대 교수] 윤석열 후보는 지난 2022년 3월 9일 실시된 20대 대통령 선거에서 0.73% 차이로 이재명 후보를 이기고 당선되었다. 그동안 원전 문제에 관해서 몇 차례 이곳에서 글을 쓴 필자는 한 가지 걱정이 생겼다. 새 정부에서는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이라는 국정 노선을 뒤집고 새로이 원전을 건설할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우리나라가 산업화를 이룩하는 중간에 어떤 정책에 관해서 국론이 갈릴 때 흔히 적용하는 해결 기준이 있다. “선진국들은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했는지 조사해 보자”라고 제안하면 논란을 어느 정도 정리할 수 있다. 이러한 제안의 장점은 선진국들이 겪었던 시행착오를 거치지 않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문제 해결 방식은, 달리 말하면 후발자의 유리함이라고 볼 수 있다. 2011년 3월에 발생한 후쿠시마 원전 사고는 원전의 안전성과 경제성에 대해서 심각한 의문을 불러일으켰다. 특히 1986년에 체르노빌 원전 사고로 홍역을 치른 유럽 국가들은 긴장하였다. 후쿠시마는 먼 일본에 있지만 방사능 오염은 국경이 의미가 없기 때문이다. 바람과 해류를 타고 방사능 오염은 전 세계의 대기와 바다로 퍼질 수가 있어서
[우리문화신문=이상훈 전 수원대 교수] <답사 날자> 2021년 10월 14일 목요일 <답사 참가자> 이상훈, 이규석, 박인기, 원영환, 최돈형, 홍종배 모두 6명 <답사기 작성일> 2021년 10월 22일 금요일 평창강 제12구간은 두 구간으로 나누어서 걸었다. 지난번 종점인 영월군 남면 북쌍리 소석 카페 입구에서 남면 북쌍리 평창강 좌안 끝이 12-1구간 도착점이다. 거기서 차로 다음 구간으로 이동한다. 12-2 구간의 출발점은 영월군 남면 서강로에 있는 서강민박집 앞 평창강가고 도착점은 선돌관광지 아래 평창강가다. 강변길이 끊어져 있어서 부득이 차를 타고 작은 산을 돌아 건너편 강가로 가야 한다. 이날 답사에는 시인마뇽과 해당이 불참하였다. 은곡은 도마 사업 때문에 두 번을 빠지고 이날 다시 나왔다. 오랜만에 만나니 반가웠다. 은곡은 평창군 방림면에 사는데 트럭을 운전하기 때문에 답사 인원이 많을 때는 큰 도움이 된다. 우리 답사팀은 은곡 집에서 하룻밤을 보낸 적이 있다. 지난 4월 8일, 평창강 따라 걷기 제4구간을 마치고 그날 밤에 4명이 방림면 여우재 고개 정상 근처에 있는 은곡 집에 갔었다. 본채 앞에 목각 작업실
[우리문화신문=이상훈 전 수원대 교수] 작은 다리(산정교)를 하나 건너자 이제 길은 오르막길이다. 고갯길을 천천히 올라가다 보니 오른쪽에 가지가 길 쪽으로 늘어진 대추나무가 나타난다. 이 지역은 대추나무가 잘 되는가 보다. 앞서가던 사람이 대추를 따서 먹어 보더니, 맛이 좋다고 소란을 떨었다. 뒷사람도 대추를 따고 있는데, 갑자기 집주인 여자가 나타나 앙칼진 목소리로 야단을 친다. 남의 대추를 함부로 따먹는다고. 우리는 당황하여 ‘죄송합니다’, ‘미안합니다’를 한마디씩 했다. 나도 큰 소리로 ‘미안합니다’라고 외쳤다. “웃는 얼굴에 침 못 뱉는다”라는 속담이 맞는가 보다. 우리가 모두 미안하다고 하니, 주인 여자는 우리를 째려보더니 그냥 들어가 버린다. 휴우, 다행이다. 지나가면서 자세히 보니 대추나무를 심은 집은 살림집이 아니고 ‘한반도 식당’이라는 이름의 간판이 걸려 있다. 장사하는 사람이라서 그런지 인심이 사납다고 생각되었다. 출발한 직후 길가에서 대추를 따 먹었을 때는 아무 말이 없었는데... 그런데 길가로 뻗어 나온 가지에서 대추를 따 먹는 행동이 죄가 될까? 예를 들어 담장을 넘어온 감나무 가지에서 감을 따 먹으면 어떻게 되나? 궁금할 때는 슬기말
[우리문화신문=이상훈 전 수원대 교수] 전통 농업사회에서는 쓰레기라는 것이 따로 없었다. 식량과 자원이 부족한 가운데서 자연의 순리, 요즘 용어로 말하면 생태계의 원리에 따라 살았기 때문에 쓰레기가 과잉으로 나오지 않았다. 나무나 종이, 볏짚은 태워서 요리와 난방에 사용하였다. 우리 선조들은 집집이 가축을 기르고 마당을 가지며 텃밭을 가꾸었다. 음식물 찌꺼기는 개나 닭, 돼지의 먹이가 되었다. 플라스틱이나 비닐, 스티로폼 등이 개발되기 전에는 물질의 순환이 자연스럽게 이루어졌다. 나무를 태우고 남은 재도 그냥 버리지 않고 퇴비로 만들어 사용하였다. 강화도에서 발견된 금표에는 ‘기회자 장삼십, 기분자 장오십 (棄灰者 丈三十, 棄糞者 丈五十’이라고 쓰여 있다. 재를 함부로 버리는 사람은 곤장이 30대요, 똥을 함부로 버리는 사람은 곤장이 50대라는 경고문이다. 재나 똥이 모두 다 농사에 유용한 자원인데 그것을 함부로 버리는 행위를 죄로 간주한 것이다. 이러한 정신이 있었기 때문에 수천 년 동안 농사를 짓고 살면서도 비옥한 땅을 유지하고 깨끗한 물을 얻을 수가 있었다. 1950년대까지만 해도 여전히 옛날의 가치관이 그대로 남아 있었고, 버릴 쓰레기가 없을 정도로
[우리문화신문=이상훈 전 수원대 교수] 낮 12시 45분에 일행은 가벼운 발걸음으로 출발하였다. 이날은 전형적인 가을 날씨로서 하늘은 파랗고 공기는 신선했다. 걷기에 알맞은 좋은 날씨였다. 일행 가운데 70이 안 되는 젊은 여성이 둘이나 끼게 되자, 70을 넘은 중년 남성들은 모두 기분이 좋은 표정이다. 자연의 섭리에 따라 음양이 섞여야 조화가 이루어지나 보다. 이전 답사와 달리 분위기가 화기애애하고 대화도 딱딱하지 않은 주제로 이루어진다. 지구는 쉬지 않고 부지런히 태양을 돌고 있다. 낮과 밤의 길이가 같은 추분(9월 23일)이 지나자 평창강에도 가을은 어김없이 찾아오고 있다. 계절의 변화는 정확하기만 하다. 산에 있는 나무들은 아직은 푸르름을 잃지 않고 있다. 그러나 길가에 보이는 들풀들은 어느새 잎이 시들면서 말라가고 있다. 밭에 있는 곡식들과 열매를 맺는 나무들은 수확을 기다리고 있다. 이날 내가 본 농작물로서는 벼, 수수, 율무, 무, 파, 호박, 고추, 배추, 해바라기 그리고 대추였다. 출발하자마자 작은 언덕을 넘어 내려가는데 왼편 길가에 대추나무가 있었다. 잘 익은 대추가 손 닿는 곳에 주렁주렁 매달려 있다. 내가 대추를 하나 따서 먹어보니 약간
[우리문화신문=이상훈 전 수원대 교수] <답사 날자> 2021년 9월 30일 목요일 <답사 참가자> 이상훈 김수연 김종제 연영순 오종실 우명길 원영환 조경숙 최경아 최돈형 홍종배 모두 11명 <답사기 작성일> 2021년 10월 10일 일요일 평창강 제11구간은 한반도 습지가 눈앞에 보이는 충북 제천시 송학면 장곡리에서 영월군 남면 북쌍리 평창강가에 이르는 11.9km 거리이다. 이번 답사에는 해당 오종실이 분당 사진동호회원 3명과 같이 참여했고, 평창 용평면에 사는 주민 두 명이 참석하여 모두 11명이 걸었다. 은곡은 지난번에 이어서 이번에도 참석하지 못한다고 하루 전에 알려왔다. 지난 한가위에 은곡은 CJ홈쇼핑에서 은곡도마 1만 개 주문을 받아 도마 만든다고 바빠서 못 왔었다. 그런데 일이 잘되려는지, 내년 설을 목표로 은곡도마 판매에 관한 회의가 답사날 있다고 해서 참석 못 하였다. 은곡도마는 은곡거사의 호를 따서 이름을 붙인 도마인데, 작품성과 실용성을 갖춘 인기 상품이라고 한다. 은곡은 평창강 답사팀의 단톡방에 도마를 만들고 있는 작업장 모습을 사진으로 찍어서 올렸다. 그 사진을 보고서 석영이 9월 8일에 아래와 같은
[우리문화신문=이상훈 전 수원대 교수] 한때는 유럽의 강국이었던 오스트리아에는 세계에서 유일하게 완공되고 한 번도 사용된 적 없는 '핵 없는 원자력 발전소'가 있다. 오스트리아 수도 빈에서 서쪽으로 35㎞ 떨어진 곳에 있는 츠벤텐도르프 원전(Zwentendorf Nuclear Plant)은 1978년 완공된 오스트리아의 첫 원전이다. 핵연료 반응을 조절하는 제어봉 등 여러 주요 시설이 해체되지 않은 채 그대로 있지만 한 번도 쓰이지 않았다. 민주주의에서 국가 정책 결정에 영향을 미친 역사의 상징으로 남아 있는 것이다. 1960년대 후반 세계적으로 에너지 수요가 급증하자 “값싸고 깨끗한” 원자력 발전이 등장했다. 오스트리아 정부는 4~6개의 원전을 건설하기로 했다. 그러나 원자력이 처음 생각했던 것처럼 깨끗한 에너지원은 아니었다. 원전에서 대기오염물질은 나오지 않지만 방사능 오염과 안전성 우려가 제기되면서 오스트리아에서 반핵 운동이 일어났다. 여러 도시에서 원전 반대 시위가 일어났고, 시위대와 경찰들 사이의 무력 충돌이 뉴스에 빈번히 보도됐다. 결국 이 문제는 국민투표에 부쳐졌다. 1978년 11월 5일 이루어진 국민투표 결과 불과 0.9%(약 2만 표) 차이
[우리문화신문=이상훈 전 수원대 교수] 강원도 산간 지역에 신작로가 만들어지고 1960년대에 태백선이 개통되면서 기차가 목재 운반을 대신하자 뗏목은 사라졌다. 강원도 정선군 여량 아우라지에서 출발하는 뗏목에서 뗏군들이 즐겨 부르던 정선아라리 가사 일부를 소개한다. 아리랑 아리랑 아라리요 아리랑 고개로 날 넘겨주게 눈이 올라나 비가 올라나 억수장마 질라나 만수산 검은 구름이 막 모여든다 아우라지 뱃사공아 배 좀 건너주게 싸리골 올동박이 다 떨어진다 떨어진 동박은 낙엽에나 쌓이지 사시장철 님 그리워서 난 못살겠네 산천초목이 푸르러서 가시던 님은 백설이 휘날리어도 왜 아니 오시나 우리가 탄 한반도 뗏목은 동해의 주문진 지점에서 출발하여 남해를 거쳐 서해의 인천 앞바다까지 갔는데, 휴전선이 가로막혀 더는 가지 못하고 되돌아왔다. 걸린 시간은 30분. 나중에 요금 체계에 대해서 알아보니, 1~3인까지는 모두 2만 원이고 4인부터는 1인당 6000 원이라고 한다. 그러니까 한 사람이 와서 2만 원을 내면 뗏목을 탈 수 있다. 평창강은 한반도 지형을 휘돌아 주천강과 만나면서 수량이 늘어난다. 주천강은 태기산에서 발원하여 둔내, 안흥을 거쳐 영월군 주천면으로 흘러든다. 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