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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국학진흥원, 국내 가장 큰 규모 《전통생활사총서》 펴내

[우리문화신문=김영조 푸른솔겨레문화연구소장]  한국국학진흥원(원장 정종섭)은 문화체육관광부의 지원으로 한국 전통생활의 세세한 이야기를 담은 《전통생활사총서》 전 20권을 펴냈다. 앞으로 5년 동안 해마다 20권씩 모두 100권을 펴낼 계획이다. 국내에서 기획된 생활사총서로는 가장 큰 규모다.

 

《전통생활사총서》는 4개 마당으로 나누어 기획주제를 정하고, 기획된 열쇠말 아래 20명의 전문연구자가 전문성과 가독성을 녹여서 미시적인 이야기 소재를 흥미롭게 풀어냈다. 예컨대 19세기 한 양반가의 종부인 유씨 부인의 가계 경영과 재테크 이야기는 우리가 지금까지 알지 못했던 조선 여성들 이면의 삶을 보여준다. 이처럼 한국 전통시대의 다양한 역사적 현장과 인물 속에 숨어 있는 사례들을 하나하나 발굴해 재구성하였다. 당시 사람들의 일상 속을 세밀하게 파악해서 그간 덜 알려져 있거나 알려지지 않았던 다양한 소재를 대중에게 흥미롭게 전달한다. 특히 중앙정부 중심의 자료가 아닌 민간에서 생산한 기록물을 통해 재현하는 만큼 살아있는 역사적 사실을 이해하는 데 이바지한다.

 

사소하지만 흥미로운 20가지 이야기

 

한국국학진흥원에서 기획한 4개 마당 가운데 첫 번째 열쇠말은 ‘관직 생활’(전 5권)이다. 왕실 비서관인 승정원의 내밀한 기록부터 재상, 관료, 무신 등 다양한 층위 사람들의 관직 활동을 세밀하게 서술했다. 더 나아가 중앙관청의 숨은 실세인 경아전의 삶까지 추적하였다.

 

 

두 번째 열쇠말은 ‘농업과 가계경영’(전 5권)이다. 양반, 공인, 농민 등 다양한 신분의 사람들의 경제생활을 탐구했다. 양반 남성의 가사활동과 양반 여성의 재테크, 공인과 상인의 가계경영, 농민들의 삶까지 이들의 경제활동을 통한 삶의 애환을 담았다.

 

세 번째 열쇠말은 ‘가족과 공동체’(전 5권)이다. 그간 가족생활에서는 잘 다루어지지 않았던 입양과 이혼이라는 독특한 주제를 상세히 살폈다. 향약을 비롯하여 한강변 소외된 백성들의 삶도 추적했다.

 

마지막 열쇠말은 ‘유람과 여행, 복식’(전 5권)이다. 국내로는 지리산과 강원도 유람을, 나라 밖으로는 일본과 중국 여행을 살폈다. 조선 사람들도 산을 사랑했고 즐겼다. 한정적이지만 나라 밖 여행도 할 수 있었다. 물론 관료신분이었지만, 통신사의 여정을 통해 일본 주요 명소를 유람하고, 북경사행에서 다양한 뒷이야기를 남겼다. 한편, 멋내기를 중시했던 조선사람들의 다양한 차림새도 살펴보았다. 해마다 핵심 열쇠말을 바꿔가며 조선 사람들의 일상으로 더 깊이 들어갈 예정이다.

 

전통문화생활사의 붐 조성

 

한국국학진흥원은 한국의 전통 생활과 관련된 민간기록물 63만여 점을 보유한 기관이다. 대표적인 민간기록물로 일기와 고문서가 있다. 이들 자료는 당시 사람들의 일상생활을 세밀하게 파악할 수 있는 생활사의 핵심 자료다. 이 총서의 기획 역시 일기와 고문서를 다수 소장한 기관 성격에 부합한 시도였다. 이 책들을 따라서 읽어 나가다 보면 우리가 몰랐던 조선 사람들의 삶을 짐작해 볼 수 있을 것이다. 관심 있는 일반 독자들을 포함하여 전문 연구자, 콘텐츠 기획자, 출판 전문가, 작가 등 전 국민이 누릴 수 있는 한국 전통 생활사의 붐이 일어나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