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토박이말 맛보기] 일매지다/(사)토박이말바라기 이창수 [오늘 토박이말] 일매지다 [뜻]모두(죄)다 고르고 가지런하다 [보기월]울타리를 따라 서 있는 개나리가일매지긴했지만 휑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지난 닷날(금요일)다섯 뜸(반)아이들 배움을 돕고 바로 이어서 맞봄꼲기(면접심사)를 하고 오니 저를 찾는 기별이 왔습니다.진주교육지원청 마을배곳(학교)일을 맡으신 두 분께서 도움 말씀을 해 주러 오신다는 것이었습니다. 제가 가기로 했었는데 다른 마을배곳에 갔다 오시는 길에 들렀다 가려고 여러 찰(차례)기별을 하셨는데 제가 받지를 않았다고 하시더군요.아침부터 말틀(전화기)볼 겨를이 없었다는 참일(사실)을 말씀드렸지만 오래 기다리셨다는 말씀을 들으니 많이 미안했습니다. 앞생각(계획)만 보고 들말마을배곳이 어떻게 꾸려지는지 잘 알 수 없었는데 제 말씀을 듣고 알아차리셨다고 하셨습니다.쓸 돈을 깎을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그렇게 하지 않겠다고 하셔서 기뻤습니다.생각한 대로 잘 꾸릴 수 있도록 더욱 힘을 써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엿날(토요일)마침배곳(대학원)배움을 돕고 큰아이가 다니는 배곳에서 열린 가르침길 길잡이(교육과정 설명회)에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토박이말 되새김] 온봄달(3월)두 이레 어제 들말마을배곳(들말마을학교)갈침이(교사)분들과 만나 슬기를 모았습니다.진주시와 진주교육지원청이 함께하는 진주행복교육지구에서 마련하는 마을학교 일을 토박이말바라기에서‘토박이말 놀배움’을 바탕으로 꾸려 가고자 만든 것이랍니다. 앞으로 배움이들을 모아야 하고 아이들과 함께 놀배움 앞생각(계획)을 짜서 놀듯이 배우며 즐길 것입니다.더 나아가 아이들의 솜씨와 바람을 생각해서 꾀를 내고 꿈을 가꾸고 끼를 부릴 수 있는 놀배움을 해 보도록 할 것입니다. 하나씩 챙기고 모자란 것들을 채워 가면서 알찬 열매를 거둘 수 있도록 서로 돕자고 입다짐을 하는 걸 보며 든든했습니다.저도 더욱 힘껏 도울 것입니다.^^ 둘레 분들의 부추김에 못 이겨서 제가 살아온 날들을 돌아 볼 일이 있었습니다.스무 해가 넘게 한 가지 일에 마음을 두고 살면서 많은 일들을 했다고 생각했는데 막상 적으려고 하니 잘 떠오르지도 않고 적을 게 많지 않았습니다.또 이렇게 적은 것을 다른 사람들이 본다고 생각하니 부끄럽기도 했는데 그만 둘 수도 없어서 적어 내긴 했습니다. 저녁에는 그 동안 다른 사람을 갈음(대신)해 했던 일 한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토박이말 맛보기] 일렁이다/(사)토박이말바라기 이창수 [오늘 토박이말] 일렁이다 [뜻] 몬(물건)따위가 이리저리 자꾸 크고 가볍게 흔들리다. [보기월] 배곳(학교)앞에 걸린 펼침막이일렁이는걸 보며 바람이 얼마나 세게 부는지 알 수 있었지요. 요즘 토박이말 이야기를 여러 곳에 하면서 철에 어울리는‘제철 토박이말’을 알려드리려고 애를 쓰고 있습니다.토박이말바라기에서 만든 달력에는 그 달에 어울리는 낱말 하나를 골라 멋글씨로 쓴 것이 뒤쪽에 예쁘게 자리잡고 있답니다. 그래서 달력 임자는 앞에서 달력 날짜를 보고 임자가 아닌 사람들은 뒤에 있는 멋진 토박이말을 보게 됩니다.온봄달3월 뒤쪽에는‘소소리바람’이 멋글씨로 써져 있습니다.한글문화연대와 함께하는‘우리말 아리아리’에서도 이야기를 했고,티비엔 경남교통방송‘토박이말바라기’꼭지에서도 이야기를 했습니다. 비가 온 뒤 갑자기 찾아온 추위를 가리키는‘꽃샘추위’라는 말은 많이 쓰니까 아는 사람들이 많은데 꽃샘추위 때 부는 바람을‘소소리바람’이라고 한다는 걸 아는 사람은 많지 않더라구요.꽃샘추위에 부는 바람이니까‘꽃샘바람’이라고도 한다는 것까지 알면 여러 곳에서 알맞게 쓰는 데 도움이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옛배움책에서 캐낸 토박이말] 74-밀짚 곶감 꼬치 [우리한글박물관 김상석 관장 도움/ (사)토박이말바라기 이창수] 오늘은4281해(1948년)만든‘셈본3-1’의26쪽, 27쪽에서 캐낸 토박이말을 보여드립니다. 26쪽 둘째 줄에‘밀짚’이 나옵니다.아시다시피‘짚’은‘벼,보리,밀,조 따위의 이삭을 떨어낸 줄기와 잎’을 가리키는 말입니다.그러니까‘밀짚’은‘밀알을 떨어낸 밀의 줄기’입니다.요즘 밀짚을 배움감(학습자료)으로 쓰지는 않지만‘밀짚모자’는 가끔 볼 수 있습니다. ‘짚’이야기가 나온 김에 한 가지 더 덤으로 말씀을 드리겠습니다.우리 둘레에서 볼 수 있는‘짚불구이’는‘짚불에 고기 따위를 구워 바로 먹는 일 또는 그런 먹거리’를 뜻합니다.여기에 쓰이는‘짚’은 거의 다‘볏짚’이라는 것도 알아 두시면 좋을 것입니다. 넷째 줄에‘곶감’과‘꼬치’가 나옵니다. ‘곶감’이 왜‘곶감’이냐고‘말밑(어원)’을 묻는 사람들한테 풀이를 해 놓은 것들이 많습니다.그 가운데 가장 그럴듯한 풀이는 요즘말로‘꽂다’는 뜻의‘옛말’ ‘곶다’의‘곶’에‘감’을 더한 말이라는 것입니다. ‘꼬치’를 말모이(사전)에서 찾아보면‘꼬챙이에 꿴 먹거리’를 가리킨다고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토박이말 맛보기] 일고동/(사)토박이말바라기 이창수 [오늘 토박이말] 일고동 [뜻] 일이 잘되고 못됨이 갈리는 매우 종요로운 대목 [보기월] 마치 하루하루를일고동으로 여기며 사는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밝날(일요일)저녁 가시집(처가)에 밥을 먹으러 갔었습니다.맛있는 걸 만들어 놓으셨다는 기별을 받고 바쁜 일을 제쳐 두고 갔습니다.아이 밥을 챙겨 주고 가느라 좀 늦었는데 저희가 갈 때까지 기다리고 계셔서 더 미안했습니다. 밥을 먹는데 멀봄틀(텔레비전)에 아주 널리 이름난 사람이 나와 나날살이(일상생활)를 보여 주었습니다.나라 안뿐만 아니라 나라 밖에도 널리 이름이 알려졌다는 것은 알았지만 사는 것도 참 남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그냥 뭇사람처럼 살아서 그 자리에 간 게 아니라는 것을 똑똑히 보여 주는 것 같았습니다.무엇보다 하루하루를 짜임새 있게 알뜰하게 살고 있었습니다.마치 하루하루를일고동으로 여기며 사는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바쁘다는 핑계로 안친 일을 하느라 다른 것들은 챙기지 않고 사는 저를 돌아보게 되었습니다.날마다 더욱 나아지고자 하는 마음을 갖고 식구,일,몸을 함께 챙기는 걸 보니 참
[우리문화신문=이창수기자] [토박이말 맛보기] 인/(사)토박이말바라기 이창수 [오늘 토박이말] 인 [뜻] 여러 차례 거듭되어(되풀이하여)몸에 깊이 밴 버릇 [보기월] 저는 그게 아이들한테인이 박인 때문이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지난 닷날(금요일)지난해 배움을 도왔던 아이들과 다시 만났습니다.거의 스무날 만에 만났는데 딱 부러지게 뭐라고 꼬집을 수는 없지만 달라져 있었습니다.뜸(반)이 갈리고 새로운 사람들과 새로운 삶이 비롯한 지 닷새 만이었으니 그럴 수도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그 달라짐이 좋은 쪽이 아니라서 다시 만난 반가움을 뒤로 하고 쓴소리를 좀 했습니다.지난해 이 무렵 처음 만나서 했던 물음을 다시 던진 다음 그 때와 무엇이 얼마나 나아졌는지 스스로 견주어 보자고 했습니다. 나이를 한 살 더 먹고 몸도 더 자랐는데 배곳살이(학교생활)는 얼마나 자랐는지 생각해 보자는 것이었지요.참일 많은 아이들이 한 해 사이에 몸만 훌쩍 자란 것이 아니라 반듯하고 의젓해졌습니다.하지만 그렇지 못한 아이들도 있습니다. 저는 그게 아이들한테 인이 박인 때문이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아주 바탕이 되는 몸씨(자세)를 다시 알려 주어도 바꾸고자 하는 마음이 없기 때문
[우리문화신문=이창수기자] [토박이말 되새김] 온봄달(3월)한 이레 젊은이들과 자리느낌(분위기)을 맞추는 게 쉽지 않은 걸 보면서 나이는 속일 수 없고 몸은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는 걸 새삼 느꼈습니다.지난해에는 하루에 여섯 때새(시간)을 하기도 했는데 어제는 네 때새(시간)을 하는 것도 힘이 들었습니다. 새롭게 맞은 따스한 봄과 어울리지 않게 몸이 무거운 것은 밤이 늦도록 노닌 탓만을 하기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몸에 붙은 군살과 더욱 흐릿해진 눈을 보면 그런 생각이 더 많아집니다.모자란 잠을 채우고,셈틀(컴퓨터)를 보는 때새(시간)을 줄여서 몸을 더 많이 움직여야겠습니다. 새로 만난5배해(학년)아이들과 처음 만났습니다.새배해(새학년)을 맞은 만큼 마음가짐을 새롭게 했으면 좋겠다는 말과 함께 세 가지 바람을 이야기해 주었습니다.거의 다 잘 듣고 받아들여 주는 것 같아 기분이 좋았습니다.다만 많은 도움을 받아야 할 아이가 눈에 들어와 살짝 걱정이 되기도 했습니다. 아이들을 보내고 난 뒤에는 더하고 빼는 셈하기를 하느라 힘을 많이 뺐습니다.그리고 내키지 않아 하는 모임을 만들기는 했지만 마음이 무거웠습니다.보람도 없는 이런 셈하기에 힘과 때새(시간)을 쓰
[우리문화신문=이창수기자] [토박이말 맛보기] 익삭이다/(사)토박이말바라기 이창수 [오늘 토박이말] 익삭이다 [뜻] 화가 나거나섭섭하고 안타까운 마음을 꾹 눌러 참다 [보기월] 살다보면 익삭일 일도 가끔 있을 것입니다. 옆도 돌아보지 않고 하루를 참으로 바쁘게 보내고 있는데 마칠 때쯤에 무엇을 했는지 돌아보면 남는 게 없는 날이 많습니다. 어제는 버림치로 쌓아두었던 책상과 걸상을 다 꺼내서 버렸습니다.온 식구들이 나와서 함께 땀을 흘렸습니다.오랜만에 땀을 흘리고 놀리지 않던 몸을 놀려 뻐근하기는 했지만 깔끔해진 자리를 보니 기분이 좋았습니다.따로 몸을 더 움직이지 않아도 되지 싶었는데 그래도 이어서 공넘기기를 하는 분들을 보니 대단했습니다. 토박이말 달력과 바른 삶 길잡이를 보고 싶다는 분이 계셔서 보내드렸습니다.누리그물(인터넷)에 올려놓은 글을 보시고 부산에서 기별을 주셨더라구요.누리어울림 마당 토박이말바라기 푸름이 이야기방에 들어오셔서 보고 싶다는 글을 남기신 분께도 보내드려야겠습니다. 이렇게 밖에서는 토박이말에 마음을 써 주시는 분이 조금씩 늘고 있는데 배곳(학교)안에 있는 식구들 마음을 움직이는 게 쉽지 않음을 해마다 느끼게 됩니다.제 한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옛배움책에서 캐낸 토박이말] 73-쪼개다 짚뭇 짚가리 곱 짜리 [우리한글박물관 김상석 관장 도움/ (사)토박이말바라기 이창수] 오늘은4281해(1948년)만든‘셈본3-1’의24쪽, 25쪽에서 캐낸 토박이말을 보여드립니다. 24쪽 첫째 줄에‘쪼개다’가 나옵니다.이 말은 말모이 사전에 찾으면‘둘 이상으로 나누다’는 뜻으로 풀이를 하고 있습니다.하지만 요즘 사람들 가운데“사과를 자르다 손목이 삐었다.”처럼 쓰기도 합니다.이런 것을 볼 때마다 저는 우리가‘쪼개다’와‘자르다’를 가리지 못하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이 두 낱말이 어떻게 다른지 똑똑히 풀이를 해 놓은 것을 찾기도 쉽지 않습니다.하지만 제가 겪은 바에 따라 생각해 보면 이렇게 풀이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자르다’는 칼,톱,가위 따위를 가지고 가로로 나눌 때 많이 쓰고‘쪼개다’는 칼이나 도끼 따위로 세로로 나눌 때 많이 씁니다.이렇게 생각하면 옛배움책에서‘무를 반씩에 쪼개었다’는 것은 가로로 두 토막 낸 것 가운데 하나를 세로로 자른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둘째 줄에‘깍두기’가 또 나옵니다.지난 이레(주)에 쓴 글에서‘깍두기’를 왜‘깍두기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토박이말 맛보기] 이징가미/(사)토박이말바라기 이창수 [오늘 토박이말] 이징가미 [뜻] 질그릇의 깨진 조각 [보기월] 질그릇을 모르는 사람이이징가미를 알기는 더 어려울 것입니다. 나름대로 챙긴다고 챙겨서 빠뜨린 것은 없는 것 같았는데 어쩐 일인지 잠이 쉬이 들이 않았습니다.잔칫집에 다녀오느라 늦게 셈틀 앞에 앉는 바람에 날이 바뀌고도 두 때새(시간)가 지나서 잠자리에 누웠는데도 말이지요. 이리저리 뒤척이다 어찌 잠이 들어 얼마 지나지 않은 것 같은데 때알이(시계)가 울어서 잠이 깼습니다.아침에 밥을 먹고 씻는 데 걸리는 때새(시간)가 있기 때문에 여느 날보다 일찍 배곳(학교)에 가려면 그만큼 일찍 일어나야 합니다.기지개도 켜고 이곳저곳 몸을 깨운답시고 움직이다 나오니 그렇게 이르지도 않아 서둘러 밥을 먹어야 했습니다. 서둔 보람이 있어서 여느 날보다는 이른 때에 배곳에 닿을 수 있었고 해야 할 일들을 하나씩 챙겨보았습니다.하기로 되어 있던 차례대로 일이 잘 풀려서 모자란 잠에 살짝 무거운 몸도 가벼워지는 것 같았습니다. 하지만 들배움풀이(입학식)여는 말을 해 놓고 다음 차례로 넘어가려는 데 챙기지 않은 게 있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