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이윤옥 기자] 설 연휴가 시작된 9일, 인천광역시 계양구에 있는 계양산성(사적556호)엘 올랐다. 산성이라고 하면 언뜻 도심 외곽에 자리하고 있을 듯한데 계양산성은 도심과 맞닿아 있어 접근성이 좋아서인지 찾는 이들이 제법 많았다. 아니, 도심에 맞닿아 있는 것이 아니라 예전엔 도심 외곽이었을 산성 주변으로 도시가 형성된 것으로 보는 게 적절한 표현일 듯하다. 입춘(2월4일)이 지나서인지 산성에 부는 바람이 겨울 느낌이라기 보다는 봄 느낌이 컸다. “계양산 일대는 고려시대 때까지만 해도 지금과 같은 육지가 아니었던 것으로 보인다. 고려시대의 문인 이규보(1168~1241)의 문집 『동국이상국집(東國李相國集)』 <계양망해지(桂陽望海志)>에는 ‘계양군에서 나가는 길은 오직 한 길이 육지에 통할 뿐, 세 면이 모두 물이다’라고 기록되어 있다. 그러나 고려시대에 물가였던 계양산 주변은 조선 중, 후기에 이르러 모두 개간되어 육지화된 것으로 여겨진다. 주변이 물가였을 정도로 지대가 낮았던 부평 지역에 솟은 계양산은 인근 지역이 한눈에 조망되는 지리적 조건 때문에 인천의 북부와 한강 하류 지역을 통제할 수 있었다. 『신증동국여지승람(新增東國輿地勝
[우리문화신문=한성훈 기자] 문화재청(청장 최응천)은 2월 5일(현지시간) 최응천 문화재청장과 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이하 조계종) 문화부장 혜공 스님이 미국 보스턴미술관(관장 테이틀바움, 이하 미술관)을 방문하여 미술관이 소장하고 있는 사리와 사리구의 국내 반입을 위해 미술관 관장 등 주요 관계자와 협상을 추진하였다. 보스턴미술관 소장 사리와 사리구 관련 논의는 지난 2009년부터 약 15년 동안 지속돼 온 현안이다. 이번 협상에서는 ▲ 사리는 사리구와 별개로 불교의 성물로서 2024년 부처님오신날(음력 4.8./양력 5.15.) 이전에 조계종에 기증되고, ▲ 사리구는 상호 교류 전시와 보존처리 등을 위해, 미술관 내부 검토를 거쳐 일정 기간 임시 대여하는 것을 조속히 추진하기로 미술관 측과 합의했다. 해당 사리구의 정식 명칭은 「은제도금라마탑형 사리구(銀製鍍金喇嘛塔形 舍利具)」로, 원나라와 밀접한 관계를 형성하였던 14세기 고려시대 불교문화의 정수를 담은 불교공예로 평가받고 있다. 사리구 내부에는 「은제도금팔각당형 사리구(銀製鍍金八角堂形 舍利具)」 5기가 안치되어 있으며, 사리구에 적혀있는 글씨에 따르면 각각 석가모니불 5과, 가섭불 2과, 정광불 5과,
[우리문화신문=이한영 기자] 국립광주박물관(관장 이애령)은 2023년 한 해 동안 지역학 연구 사업의 하나로 수행한 학술조사ㆍ연구 성과를 종합하여 출판물 2종을 펴냈다. 지난 2021년 1월 (사)동아시아차문화연구소 박동춘 소장은 정통 다도(茶道)를 중흥시켰던 조선의 승려 초의선사(草衣禪師, 1786-1866) 관련 중요 문헌 자료를 포함한 모두 169건 364점의 문화유산을 박물관에 기증하였다. 박물관은 박동춘 소장이 기증한 문화유산을 체계적으로 조사한 첫 결과물로, 《박동춘 기증 초의선사 유묵 번역집1-가련유사(迦蓮幽詞)》를 펴냈다. 《가련유사》는 초의선사를 비롯한 다산(茶山) 정약용(丁若鏞)의 제자들이 1818년, 1819년 2차례에 걸쳐 연 시회(詩會)의 내용을 엮은 아회록(雅會錄)이다. 참석자는 모두 호남의 유학자이거나 대흥사 승려들로, 조선 후기 호남 지역 인물들이 종교와 사상을 넘어 모두 300수의 시와 차를 나누며 격의없이 교유하였음을 보여주는 중요한 자료다. 이번 번역집은 조선 후기 문화사는 물론 우리 차 문화의 원형 확보에 유용한 자료로 활용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국립광주박물관은 《광양 중흥산성 쌍사자 석등》 보고서도 펴냈는데 박물관의
[우리문화신문=한성훈 기자] 문화재청 국립무형유산원은 한국문화재재단(이사장 최영창)과 함께 푸른 용의 해인 갑진년(甲辰年) 설을 맞아 <국가무형유산 공개행사>를 연다. <국가무형유산 공개행사>는 무형유산의 대중화와 보전ㆍ전승 활성화를 위해 전승자들이 자신의 기량을 실연하는 행사로서 매월 온 나라 곳곳에서 연다. 설날 연휴를 포함한 2월에는 부산, 광주, 강원, 전북, 전남, 경남에서 모두 8건의 행사가 펼쳐질 예정이다. 올해 첫 공개행사로는, 전북 부안군 위도면 대리마을 일원에서 띠로 만든 배를 띄우며 마을의 평안과 장수, 어촌지역의 풍어를 기원하는 ▲「위도띠뱃놀이」(2.12.)와 전남 구례군에서 새해를 맞이하여 마을의 액을 물리치고 풍요와 복을 기원하는 ▲「구례잔수농악」(2.12.), 경남 거제시 죽림마을 일원에서 대규모 공동 제의인 ▲「남해안별신굿」(2.14.~2.15.)이 열릴 예정이다. 이와 더불어 정월대보름에는 광주광역시 고싸움놀이테마파크에서 마을의 풍요와 마을 사람들의 협동심을 기원하는 대규모 집단 민속놀이인 ▲「광주칠석고싸움놀이」(2.23.~2.25.)를 비롯하여 ▲「강릉농악」(2.24./ 강릉 경포벚꽃축제행사장), ▲「임실
[우리문화신문=한성훈 기자] 문화재청(청장 최응천)은 오랜 세월 마을의 풍요와 안녕을 기원해 온 성황제, 당산제, 동제 등 지역의 자연유산에서 이뤄지는 민속행사 69건을 올해 지원한다. 우리나라에는 예로부터 큰 나무나 숲 등의 자연물을 마을의 명물로 신성하게 여기며 신앙의 대상으로 삼아 마을과 주민들의 풍요와 안녕을 비는 풍습이 전해 내려오고 있다. 문화재청은 산업화, 도시화 등으로 인한 지역 인구 감소와 지역 편중화 등 위기 속에서 지역의 자연유산이 지닌 민속성, 향토성 등의 가치를 높이고 지역의 자랑거리가 될 수 있도록 2003년부터 마을 고유의 자연유산 민속행사를 지원해 오고 있다. 특히, 지난해부터는 주민 스스로가 지역 자연유산 보존의 최일선 관리자로 앞장설 수 있도록 지역의 자연유산 ‘당산나무 할아버지’들이 직접 마을 주민들의 참여를 독려하고 민속행사의 품질 향상을 도모하고 있다. * 자연유산 당산나무 할아버지: 문화재청이 지역에 있는 자연유산을 보존ㆍ관리ㆍ활용하는 데 도움을 주는 마을 대표에게 수여하는 명예활동 자격 올해에는 ▲ 2월 5일(월), 영풍 단촌리 느티나무 저술동제 등 3곳의 민속행사를 시작으로, ▲ 설 연휴기간, 부여 주암리 은행나무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국립민속박물관은 1993년 경복궁 선원전 터인 현재 자리로 이전한 뒤 30년 동안 소장품 수집의 변화상을 담은 소장품 도록 《유물 수집 30년》을 펴냈다. □ 국립민속박물관 소장품 수집의 변화와 이야기를 담다 국립민속박물관은 소장하고 있는 모두 17만여 점의 소장품 가운데 전통사회의 민속유물에서 근현대 생활유물, 세계 비교 민속유물까지 소장품 수집의 변화를 담은 소장품 400여 점을 소장품 도록에 수록하였다. 국립민속박물관은 1993년 현 자리로 이전 개관한 뒤 전통적인 민속유물 중심에서 소장품 수집의 내용과 범위를 확대하였다. 특히 2000년대에 들어서 새로운 변화를 맞으며 소장품 수집의 시대, 지역, 주제를 확장하고 나라 안팎 민속조사와 연계한 현장 수집, 기획 및 경매 구입 등 소장품 수집 방식의 다양화가 진행되었다. ‘경진년 대통력(庚辰年大統曆)’, ‘직금사자흉배(織金獅子胸背)’ 등 보물과 국가민속문화재로 지정된 전통사회의 민속유물, 국내 첫 진공관 ‘라디오’와 ‘석유풍로’ 등의 근현대 생활사 자료, 국내외 민속조사 현장에서 수집한 ‘터줏가리’와 ‘청바지’ 등 도록에 소개된 소장품을 통해 그 변화상을 확인할 수 있다. 이번
[우리문화신문=한성훈 기자] 문화재청(청장 최응천)은 1월 30일 「반구천의 암각화(Petroglyphs along the Bangucheon Stream)」를 2025년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하기 위한 등재신청서를 유네스코 세계유산센터에 제출하였다. 「반구천의 암각화」는 국보로 지정된 「울주 천전리 각석」과 「울주 대곡리 반구대 암각화」를 포함하는 단일유산으로, 2023년 7월 <세계유산 등재신청 대상>에 뽑힌 바 있다. 이 유산은 신석기 시대부터 신라 시대에 이르기까지 한반도 동남부 연안 지역 사람들의 미적 표현과 문화의 변화를 집약한 탁월한 보편적 값어치(OUV)를 지니고 있다. 다양한 고래와 고래잡이 과정의 주요 단계를 선사인들의 창의성으로 담아낸 으뜸 작품으로 여겨지며, 이 밖에도 한반도 연안에 살았던 사람들과 관련한 다양한 주제를 높은 수준으로 묘사하고 있다. 또한, 약 6천 년 동안 지속된 다양한 시대의 그림과 문자는 당대의 암각 제작 전통을 확인할 수 있는 독보적인 증거이기도 하다. 유네스코 세계유산센터의 등재신청서 검토는 올해 3월부터 2025년까지 전문 심사 기구인 이코모스(ICOMOS, 국제기념물유적협의회)의 평가를 거치게
[우리문화신문=한성훈 기자] 문화재청 국립문화재연구원(원장 김연수)은 국보ㆍ보물로 지정된 괘불의 특징을 지역별로 고찰한 학술총서 《한국 괘불의 미》의 영문판(제1편, 경상지역)과 국문판(제2편, 전라지역)을 펴냈다. 괘불은 절에서 야외 의식을 행할 때 사용하기 위해서 만든 큰 불화다. 부처님이 설법하는 장면을 거대한 화폭에 정교하게 그린 괘불은 중국과 일본에서는 찾아보기 어려운 형식의 불화로, 우리나라의 독창성과 예술성을 대표하는 문화유산이다. 국립문화재연구원은 1970년대 중반부터 불교 회화 조사사업을 시작하였으며, 1985년부터 2001년까지 전국 절에 소장된 괘불에 대한 종합적인 조사를 수행했다. 2015년부터는 성보문화재연구원과 함께 대형불화 정밀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이번에는 그간의 조사 결과에 미술사 분석을 더하여 우리나라 괘불의 조형적 특징을 지역별로 살펴보기 위해 2022년부터 진행 중인 심화 연구 결과를 담았으며, 《한국 괘불의 미1: 경상지역》(2022)의 영문판인 《The Beauty of Korean Gwaebul 1 Gyeongsang Province》와 《한국 괘불의 미2: 전라지역》을 발간, 나눠준다. 영문판(제1편)에는 경상지역
[우리문화신문=한성훈 기자] 문화재청(청장 최응천)은 1월 25일 국회 본회의에서 「매장문화재 보호 및 조사에 관한 법률」 개정안이 통과됨에 따라 발굴된 매장유산의 현지보존이나 이전보존 조치에 따른 비용지원 근거를 마련함으로써 국민의 재산권 피해를 최소화하고, 매장유산 보호 기반을 더욱 강화할 수 있게 되었다. 이번 개정으로 사업시행자가 그간 부담하였던 성토(유구보호를 위한 흙 추가쌓기), 매장유산 이전, 수목과 잔디 심기, 안내판, 전시물 제작 등의 비용에 대한 국가 지원이 가능해져 매장유산 보존에 따른 국민 부담이 크게 경감되고, 보다 효과적으로 매장유산을 보호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지금까지는 발굴조사로 건설공사가 완전히 무산된 경우에만 국가와 지자체가 그 해당 토지를 매입하여 매장유산을 보호ㆍ관리하였고, 발굴결과 보존조치(현지보존 또는 이전보존)가 지시된 경우에는 사업시행자가 모든 보존조치 비용을 부담하고 사업을 시행하였다. 문화재청은 개정안이 공포되면 6달 이내에 「매장문화재 보호 및 조사에 관한 법률」 시행령에 구체적인 지원대상과 범위를 정하여, 오는 2025년부터 신규 예산을 편성하여 지원할 예정이다. 한편, 문화재청은 올해 50억 원의 예
[우리문화신문=한성훈 기자] 문화재청(청장 최응천)은 1월 25일 국회 본회의에서 국가유산 주변지역에서 개발행위 시 복잡하고 이원화된 규제 허가절차를 간소화하기 위해 제정 추진 중인 「국가유산영향진단법」이 통과됨에 따라 국가유산 보존과 개발의 균형을 효율적으로 조정 가능한 제도적 장치를 마련할 수 있게 되었다. * 2022.12.20. 김승수 의원이 대표발의한 법안으로, 문체위 심사를 거쳐 법사위, 본회의에서 최종 의결 기존에는 국가유산 주변지역에서 개발행위 시 「매장문화재 보호 및 조사에 관한 법률」에 따라 매장유산의 분포 여부 확인을 위한 지표조사와 유존지역 협의를 하고, 「문화재보호법」에 따라 문화유산 보존 영향검토 절차를 이행해야 하는 등 규제 절차가 이원화되어 있었다. 이번 「국가유산영향진단법」은 해당 법이 통과됨에 따라 이러한 규제절차들을 ‘국가유산영향진단’으로 통합함으로써 기존에 적어도 40일 이상(문화재위원회 심의 시 100일) 걸리던 처리 기간이 적게는 10일로(문화재위원회 심의 시 40일) 대폭 단축되면서 그간 처리 기간 지연 등으로 인한 국민의 불편을 해소하고, 대규모 개발계획 수립 전 사전영향협의를 통해 국가유산의 값어치 훼손을 더욱 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