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세 소녀로 부친의 임종에 단지수혈(斷指輸血)한 일편단심 갸륵한 소녀의 미담이 숨어잇다가 이제야 세상에 알리게 되엇다. 그 소녀는 해남군 현산면 조산리 고 추수협 씨 장녀 추묘례로써 그 부친 추씨가 작년 10월부터 중병에 신음하게 되자 딸 묘례는 불철주야로 간호를 하여오던중 지난 2월에 이르러 병세는 극도로 악화되어 드디어 절명하려는 찰나 양편 손가락을 아낌없이 잘라서그 부친의 입에다 주입시켰는데 그 보답인지 부친 추씨는 즉시 소생하야 5일간 생명을 유지하다가 마츰내 불귀의 객이 되엇으나 어린 소녀의 단지수혈은 일반에게 감격을 아니 줄수 없다 한다.” 위 내용은 “父親의 臨終에 斷指輸血한 少女 海南縣山面下의 美談”이라는 제목의 1938년 12월 28일 자 동아일보 기사입니다. 양 손가락을 잘라 단 닷새 생명을 유지한 건 아쉽지만 아버지를 살리기 위한 어린 소녀의 살신성인은 참 보기 드문 일입니다. 이제 경인년도 저물어갑니다. 요즘 세태는 부모를 돌보지 않는 자식도 있다고 하는데 70여 년 전 16살 소녀의 갸륵한 부모공경은 이 시대에 다시 생각해봐야 할 일입니다. 양력 설밑을 맞아 부모님도 한 번 더 찾아뵙고, 추위에 떠는 이웃은 없는지 살펴 넉넉한 인심
“나라에 바칠 차(茶)가 이 고을(함양)에는 나지 않는데도 해마다 백성에게 차세(茶稅)가 부과되었다. 그래서 백성은 나라에 차세를 바치려고 전라도에서 쌀 한 말을 주고 차 한 홉을 얻었다. 내가 이 고을에 부임했을 때 이러한 폐단을 알고 백성에게 책임을 지우지 않고 관가에서 사서 대신 올렸다.” 조선 전기 성리학자이며, 문신·영남학파 종조인 점필재 김종직(金宗直, 1431 ~ 1492)은 함양군수 시절 백성의 차세 고통을 보고 차를 관에서 대신 사서 올렸고, 관의 차밭을 만들기까지 합니다. 차밭을 만든 뒤 김종직은 시를 읊조립니다. “신령 차 받들어 임금님 장수코자 했는데 / 신라 때부터 전해지는 씨앗을 찾지 못하다 / 이제야 두륜산 아래에서 구하게 되었으니 / 우리 백성 조금은 편해져 기쁘네.”라고 말입니다. 김종직의 사상과 학문적 경향 그리고 행적에 대해서는 지금까지 다양한 시각이 존재합니다. 하지만, 그가 백성 사랑하는 마음은 모든 것을 뛰어넘어 인정해야 할 일입니다. 또 아내 영전에 바친 제문 곧 제망처숙인문(祭亡妻淑人文)의 “삼가 제물을 갖추어 당신 영전에 고합니다. 우리가 백 년을 함께 하기로 기약했는데 이제 겨우 서른 해. 그런데 당신은 영영 내
≪목민심서(牧民心書)≫는 다산(茶山) 정약용(丁若鏞, 1762~1836)이 백성을 다스리는 도리를 다룬 책입니다. 필사본 48권 16책으로 다산이 전라남도 강진에서 유배생활을 하는 동안에 쓴 것인데 유배가 끝나는 해인 1818년 완성되었습니다. 이 목민심서가 드디어 영문으로 번역되어 책으로 나왔지요. 미국 캘리포니아대에서 펴낸 호남대 영문학과 최병현(60) 교수의 ≪Admonitions on Governing the People: Manual for All Administrators≫가 바로 그것인데 지난 12월 10일 전남 강진군 다산수련원에서 내로라하는 학자, 정치인들이 모인 가운데 출판기념회가 열렸습니다. 이 책은 1,170쪽에 이르며, 번역해서 책을 내는데 무려 10년이 걸린 것으로 우리의 자랑스러운 고전이 온 세계에 읽힐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된 것이지요. 최 교수는 “≪목민심서≫가 플라톤의 ≪공화국≫과 견줄 수 있는 대단한 고전”이라는 자부심으로 이 책을 번역했다고 합니다. 그는 이미 2003년 버클리대에서 유성룡의 ≪징비록(懲毖錄)≫ 번역본을 펴낸 적이 있습니다. 이 책은 미국 미시간대·볼스테이트대 등에서는 교재로 채택됐지요. 우리나라는 ≪조선왕조
오동나무 - 고야 이쁜 손녀 세상 나온 날 할배는 뒤란에 오동나무 심었다 곱게 키워 시집보내던 날 아버지는 오동나무 장 만들고 할매와 어머니는 서리서리 고운 꿈 실어 담아 보냈다. 그랬다. 우리 겨레는 이쁜 딸을 낳으면 할아버지나 아버지가 뒤란에 오동나무를 심고 물을 주셨다. 무럭무럭 딸 자라듯 오동나무를 키워 시집가는 딸에게 장롱을 만들어 주던 그런 아름다운 풍습을 가진 겨레다. 그러나 이제 오동나무는 더는 심지 않는다. 다만 집집마다 넘치는 옷을 담아두기 위해 단스를 사들이느라 난리다. 국립국어원 ‘순화어방’에 보면 ‘원어:단스,/ 순화어:장롱, 옷장/일본어투 생활 용어(순화한 용어만 쓸 것)’이라고 나와있다. 정말 국민은 순화 한 말만 쓰고 있을까? 아기옷 수납용으로 4~5단짜리 단스 저렴한 가격에 사고 싶어요. 출산일이 며칠 남지 않은 예비 맘이예요. 아기 옷을 빨고 보니 아기 옷장이 필요하겠더라고요. 새것으로 사 주고 싶지만, 지금 형편상은 그것도 넘 무리이고, 혹시 댁에 비교적 깨끗한 단스 하나 있으시면,, 착한 가격에 주실 분 계시려나요? 여긴 전주구요, 전주 시내 어디든, 가지러 갈 수 있어요. -다음- 인터넷에는 중고품이라도 좋으니 태어날 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