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김영조 푸른솔겨레문화연구소장] 예술사진을 순위로 평가받을 수 없다는 자존으로, 첫 개인전의 역사를 연 사람 “정해창 씨는 그동안 박힌 자신 있는 사진 50여 점을 가지고.... 작품 전람회를 개최한다는데, 조선사람으로 예술사진 전람회를 열기는 이번이 처음이요, 작품 중에도 훌륭한 풍경화가 많다더라.” 우리나라 첫 사진 개인전에 대한 1929년 3월 28일자 <조선일보> 기사 일부다. 공모전이나 단체전의 개념밖에는 없던 시절, 예술사진가로서 자신의 작업에 자부심을 갖고 있었던 조선사람 정해창은 한 번도 공모전 등에 사진을 출품한 적이 없었다. 예술사진은 다른 사람에게 순위가 매겨져 평가받을 수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결국 1929년 3월 광화문에 있던 광화문빌딩에서 ‘사진 개인전’이라는 작품발표 형식을 처음 선보이며 <정해창 예술사진 개인전람회>를 열었다. 정해창이 개인전을 갖기 이전까지, 초창기 사진과 전시는 영업사진관과 공모전에서 수상한 사람들을 중심으로 이루어졌다. 따라서 어느 한 개인이 자신이 직접 찍은 사진을 모아 개인전을 여는 일은 전례가 없었다. 정해창이 한국사진사에서 ‘개화자(지혜가 열려 새로운 사상, 문
[우리문화신문=서한범 단국대 명예교수] <정선아리랑>은 강원도의 대표적인 소리이다. 1971년, 강원도 무형문화재로 지정되었으며 그 고장 사람들은 ‘아라리’, 또는 ‘아라리 타령’이라고도 부르고 있다. 비 기능요이지만, 모심기하거나, 논밭에서 일할 때, 노동요로도 부르고 있다. 이 노래는 강원도를 중심으로 그 주변에서 폭넓게 불리고 있어서 이 지역을 아라리권역, 또는 메나리권이라고 부르고 있다. 본디 ‘메나리’라는 말은 ‘뫼놀이’, 또는 ‘뫼노리’의 변화형이다. ‘뫼놀이’는 ‘산에서 놀이하는’ 곧 유산(遊山)의 뜻이므로 산간 지역의 소리조라는 뜻이 강하다. 서울의 12좌창 가운데 첫 번째 곡이 바로 ‘유산가’임은 널리 알려져 있다. 메나리권이라 함은 태백산맥을 중심으로 강원도 지역으로부터 그 아래의 충청 일부 지역을 포함, 경상도 지역의 음악적 특징을 뜻하는 음악적 사투리라 이해하면 될 것이다. 일반적으로 산악지대는 교통의 발달이나 문화의 지체 현상이 심각하였으며 지역의 언어가 서로 소통치 못함에 따라 전통적인 민속의 노래도 각 지역, 또는 지방마다 서로 다른 특징적인 어법(語法)을 지닌 채, 전해 왔다. 우리나라의 민요 권역은 강원지역을 중심으로
[우리문화신문=신부용 전 KAIST 교수] 전번 이야기에서 ‘한글20’은 기본자음과 기본모음이 각각 10개씩이라 이들에게 수치 기호를 붙여 한글문서를 간단히 수치화할 수 있고 이는 곧 인간의 말소리를 수치화하는 것이라 했습니다. 소리를 수치화하는 것은 녹음기의 핵심기술입니다. 따라서 한글20은 녹음기에 비교되는 고도의 기술이라 하겠습니다. 사실 ‘한글20’은 녹음기보다 한 차원 높은 기술이라 할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녹음기는 소리의 저장과 재생이 기술 전부지만, 한글20은 아래 그림에서 보는 것과 같이 문서화 기술까지 포함하기 때문입니다. 요컨대 한글20은 엄청난 기술적 가능성을 가졌으며 이러한 기술을 연구개발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글쓴이는 이 분야를 한글공학이라 이름하고 2010년 KAIST에 한글공학연구소를 만들어 5년 동안 연구를 수행한 바 있습니다. 한글공학의 범위 한글공학의 범위는 한글공학연구소의 첫 과제에서 그 윤곽을 살펴볼 수 있습니다. 과제의 목적은 ‘시각장애인이 사용할 수 있는 만국어 컴퓨터 문자입력시스템’을 개발하는 것이었습니다. 언뜻 듣기에 실현이 가능한 과제가 아닌 것 같습니다. 어떻게 만국어를 입력하는 자판을 만들어 낼 것이
[우리문화신문=김영조 푸른솔겨레문화연구소장] 오늘은 24절기 가운데 아홉째 망종입니다. ‘망종(芒種)’이란 벼, 밀 같이 수염이 있는 까끄라기 곡식의 씨앗을 뿌려야 할 적당한 때라는 뜻이지요. 그래서 “보리는 익어서 먹게 되고, 볏모는 자라서 심게 되니 망종이요.”라는 속담이 있는 망종 무렵은 보리를 베고 논에 모를 심느라 눈코 뜰 새가 없습니다. 그래서 이때는 “발등에 오줌 싼다.”라고 할 만큼 한해 가운데 가장 바쁜 철입니다. 그런데 보리 베기 전에는 ‘보릿고개’라는 것이 있었습니다. 일제강점기인 1931년 6월 7일 치 동아일보에도 ”300여 호 화전민 보리고개를 못 넘어 죽을지경"이라는 기사가 있었던 것이지요. 또 ‘보릿고개’를 한자로 쓴 ‘맥령(麥嶺)’과 더불어 ‘춘기(春饑)’, ‘궁춘(窮春)’, ‘춘빈(春貧)’, ‘춘기(春飢)’, ‘춘기근(春飢饉)’, ‘춘궁(春窮)’, ‘궁절(窮節)’ 같은 여러 가지 말들이 《조선왕조실록》에 자주 나옵니다. 이처럼 예전에는 봄에서 여름으로 넘어가는 망종 무렵 헐벗고 굶주린 백성이 많았습니다. 보리는 소화가 잘 안돼 ‘보리방귀’라는 말까지 생겼지만, 보리방귀를 연신 뀔 정도로 보리를 배불리 먹어보는 것이 소원이기도
[우리문화신문=정석현 기자] 국립극장(극장장 박인건)은 <완창판소리 - 염경애의 심청가>를 6월 24일(토) 하늘극장에서 공연한다. 국가무형문화재 판소리 ‘심청가’ 이수자인 염경애 명창이 그의 소리 인생에서 빼놓을 수 없는 강산제 ‘심청가’로 2023년 상반기 국립극장 <완창판소리>의 대미를 장식한다. 전라북도 남원에서 태어난 염경애 명창은 조선 순조 무렵 8대 명창으로 손꼽혔던 염계달 명창의 후손이다. 그는 고모 염금향 명창을 비롯해 염금달ㆍ염혜선ㆍ염현준 명창 등 소리로 가풍을 이룬 판소리 종가에서 자연스럽게 판소리에 흥미를 갖고 자랐다. 13살이 되던 때 염금향 명창에게 ‘심청가’를 배우며 판소리에 입문했고, 대학 시절 조상현 명창에게 ‘춘향가’와 ‘심청가’를 배웠다. 이후, 성우향 명창에게 ‘심청가’를, 안숙선 명창에게 ‘수궁가’와 ‘적벽가’를 배우며 당대 으뜸 명창들에게 소리를 익혔다. 1995년 대학생 신분으로 경주 신라문화제 일반부 장원을 수상하고, 2002년 제28회 전주대사습놀이 전국대회에서 만 28살의 나이로 당시 역대 최연소 장원을 거머쥐는 등 일찌감치 재능과 실력을 인정받았다. 전국 곳곳에서 완창무대를 꾸준히 이어오며
[우리문화신문=한성훈 기자] 국립중앙박물관(관장 윤성용)은 매주 수요일 야간개장 시간(18:00~21:00)에 큐레이터의 상세한 해설을 들으며 전시품을 관람할 수 있도록 마련한 ‘큐레이터와의 대화’를 운영한다. 6월 큐레이터와의 대화는 특별전 <영원한 여정, 특별한 동행>을 비롯하여 상설전시관(어린이박물관 포함) 곳곳에서 문화유산과 국립중앙박물관 전시에 대한 이해를 높일 수 있는 주제로 구성된다. 특별전시실에서는 <영원한 여정, 특별한 동행>의 큐레이터와의 대화가 매주 진행된다. 이번 특별전에서는 신라와 가야 사람들의 장사의례에 사용되어 고대 사람들의 생활상과 내세관을 담고 있는 상형토기와 토우장식토기를 만날 수 있다. 어린이박물관 특별전시실에서는 특별전 <십장생, 열 가지 이야기>의 큐레이터와의 대화가 진행된다. 국립중앙박물관 소장품 <십장생도 병풍>을 어린이 발달에 적합한 다채로운 체험물로 만나볼 수 있다. 선사고대관 백제실에는 <고대 무기의 재료>라는 주제로 고대 주요 무기의 제작과 재료에 관한 보존과학적 분석에 대한 큐레이터의 자세한 설명을 들을 수 있다. 가야실에서는 <가야와 왜의 교류>
[우리문화신문= 금나래 기자] 서울시는 6.17.(토)~6.18.(일) 이틀 동안 시민들을 대상으로 의정부지(議政府址, 국가지정문화재 사적)의 유구 원형을 가까이서 볼 수 있는 ‘의정부지 현장 공개 행사(투어)’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의정부(議政府)’는 조선 시대 최고의 행정기관으로 2016년~2019년에 거쳐 발굴조사를 진행했다. 발굴조사를 통해 의정부와 관련된 건물지와 연지 등을 확인하였고 역사적·학술적 가치를 인정받아 2020년 사적으로 지정받았다. 의정부지 현장 공개 행사(투어)는 도보 해설 방식으로 진행되며, 6월 17일(토), 18일(일) 양일간, 3회차(10:30 / 13:30 / 16:00) 개최된다. 회차당 15명씩 참여할 수 있으며 참가비는 무료다. 6.5.(월)~6. 11.(일)까지 서울시 공공서비스 예약시스템을 통해 참가 신청을 받는다. - 서울시 공공서비스 예약시스템 : yeyak.seoul.go.kr 이번 투어 프로그램은 의정부지의 역사와 건축 이야기를 주제로 관련 전문가 2인(김영재 한국전통문화대학교 교수, 권기봉 역사여행 작가)의 설명과 함께 의정부지 유적과 주변 문화유산을 경험할 수 있도록 기획되었다. 6월 17일 토요일에는
[우리문화신문=한성훈 기자] 문화재청(청장 최응천)은 국가무형문화재 ‘악기장(樂器匠)’ 현악기 제작 보유자로 고수환(高壽煥, 전라북도 전주시), 조준석(曺準錫, 충청북도 영동군), 표태선(表泰先, 대전시 중구)씨를 인정 예고하였다. * 가,나,다 순 악기장은 전통음악에 쓰이는 악기를 만드는 기능 또는 그러한 기능을 가진 사람으로, 북 제작, 현악기 제작, 편종ㆍ편경 제작의 3개 핵심 기ㆍ예능으로 나뉜다. * 편종(編鐘): 동 합금으로 제작된 종 형태의 궁중제례악에서 연주되는 아악기 * 편경(編磬): 경석으로 제작된 ‘ㄱ’자 형태의 궁중제례악에서 연주되는 아악기 고구려의 벽화 등을 통해 악기를 만드는 장인이 이미 삼국시대부터 있었을 것으로 짐작되며, 조선시대에는 궁중에 악기조성청(樂器造成廳)이라는 독립된 기관을 설치하여 국가에서 필요한 악기를 제작하였다. 현재 우리나라 국악기는 약 60~70종으로, 가야금과 거문고가 가장 대표적이다. 국가무형문화재 ‘악기장’ 현악기 제작 보유자 인정을 위해 지난해 공모한 뒤 서면심사를 거쳐 올해 4월 현장조사를 해 현악기 제작의 핵심 기능인 울림통 제작, 줄 꼬기, 줄 걸기 등의 기량을 확인했으며, 완성된 악기를 국악원에서 국
[우리문화신문=이나미 기자] 문화체육관광부가 '제27회 농아인의 날'을 맞이해 수어 통역 상징체계를 제작, 삼성전자와 함께 이를 확산하기로 했다. 문체부 대변인실 디지털소통팀은 한국수어 통역 서비스를 알려주는 전용 엠블럼을 최초로 디자인해 배포했다고 2일 밝혔다. 아울러 삼성전자 '비스포크 제트 AI' 스틱청소기와 '비스포크 제트봇 AI' 로봇청소기의 포장 상자는 물론 문체부 본부와 소속 및 소관 공공기관 홍보물 등에서 수어 통역 여부를 바로 확인할 수 있도록 한다. 우리나라 농인들의 공용어는 한국수어인데, 한국수어로 생각하고 소통하는 농인들에게 한국어는 제2의 언어이기 때문에 빠른 속도로 흐르는 한국어 자막이나 복잡한 독해는 어려울 수밖에 없다. 하지만 대다수의 홍보물 역시 청인을 중심으로 제작되어 있어 일부 농인들이 모든 정보를 얻기에는 현실적으로 불편한 실정이다. 이에 문체부는 우리 주변의 수많은 정보무늬(QR 코드) 가운데서도 농인들이 바로 쉽게, 수어 통역 서비스를 제공하는 정보무늬를 확인할 수 있도록 엠블럼을 처음으로 만들었다. 특히 엠블럼 디자인에는 농인 이모티콘 작가 구경선 씨가 재능기부로 참여했고, 최종 디자인은 한국농아인협회의 설문조사를 통
[우리문화신문=이나미 기자] 국립심포니오케스트라(예술감독 다비트 라일란트, 대표이사 최정숙)는 실내악 시리즈Ⅱ '사운드 팔레트(Sound Palette)'를 6월 9일(금) 예술의전당 IBK챔버홀에서 공연한다. 이번 공연은 비올라,첼로,플루트 등 단일 악기로만 편성된 실내악 무대로, 악기 고유의 음색에 집중하는 즐거움을 선사한다. 17세기 J.S.바흐부터 20세기 레몽 기요에 이르는 폭넓은 레퍼토리가 눈길을 끄는 가운데 감상의 깊이를 더할 명화와의 컬래버레이션이 펼쳐질 예정이다. 공연의 포문은 중저음 음색이 매력적인 '비올라'가 연다. J.S.바흐의 무반주 바이올린 파르티타 2번의 마지막 곡인 '샤콘느'를 일본 작곡가 이치로 노다이라가 비올라 버전으로 편곡한 '네 대의 비올라를 위한 샤콘느', 주로 합창 작품을 작곡한 막스 폰 바인치엘이 예외적으로 남긴 기악곡 '네 대의 비올라를 위한 야상곡'을 선보인다. 클래식과 재즈를 넘나들며 '플루트'만의 매력을 만끽할 무대도 이어진다. 덴마크 출신 플루트 연주자 겸 지휘자 카를 요아힘 안데르센이 모차르트 오페라 '피가로의 결혼'을 차용해 작곡한 '네 대의 플루트를 위한 피가로 판타지'와 클래식 음악을 넘어 재즈와 대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