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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스스로 문화주권을 누릴 권리가 있다

[BTS와 그래미, 전도된 세계 POP 음악질서] (3)

[우리문화신문=손병철 철학박사/시인] 4. 디즈니 10년 계약과 ‘주의력의 경제‘ 그래미를 둘러싼 변화는 상징의 문제에만 머물지 않는다. 그래미는 2027년부터 새로운 미디어 시대를 맞는다. 레코딩 아카데미와 디즈니의 10년 글로벌 계약에 따라 그래미 시상식은 2027년부터 ABC를 비롯해 Disney+와 Hulu를 통해 방송ㆍ스트리밍될 예정이다. 이 계약은 2036년까지 이어지는 장기적 미디어 협력이다. 이것은 단순히 텔레비전 채널이 바뀌는 일이 아니다. 오늘날 시상식의 값어치는 상패와 방송 시간만으로 결정되지 않는다. 시청률, 스트리밍 가입, 검색량, 소셜미디어 대화, 짧은 영상의 확산, 세계 팬덤의 실시간 참여가 모두 하나의 문화적 자산이 된다. 따라서 BTS의 불참과 관련하여 확인되지 않은 거액의 위약금이나 특정 손실액을 성급히 단정해서는 안 된다. 그런 수치는 공식적 계약으로 확인된 사실이 아니다. 그러나 경제적 손실의 의미가 없다는 뜻도 아니다. 오늘날 문화산업에서 가장 중요한 자산 가운데 하나는 사람들의 주의력과 감응의 집중이다. BTS와 ARMY가 만들어 온 실시간 검색, 공유와 번역, 스트리밍과 소셜미디어의 확산은 숫자로만 환산하기 어려운 거

한국국학진흥원 기획 도서 2종, ‘2026 세종도서’ 뽑혀

학술부문 《조선 여성의 일상》ㆍ교양부문 《안동포》 국학 연구와 지역문화 대중화 성과 인정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한국국학진흥원(원장 정종섭)이 기획한 《조선 여성의 일상》과 《안동포-한국의 명품 삼베》가 ‘2026년 세종도서 지원 사업’ 선정도서에 이름을 올렸다. 《조선 여성의 일상》은 학술부문 역사ㆍ지리ㆍ관광 분야에, 《안동포》는 교양부문 사회과학 분야에 각각 뽑혔다.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이 주관하는 세종도서 지원 사업은 우수 도서를 선정해 전국 각급 도서관과 사회복지ㆍ인문시설 등에 보급하는 사업이다. 올해 교양부문에는 모두 4,650종이 접수돼 429종이 뽑혔으며, 학술부문에서는 345종이 뽑혔다. 교양부문은 가독성ㆍ흥미성ㆍ교육성, 기획, 내용, 편집 등을 종합적으로 심사했다. 소장 국학자료로 복원한 《조선 여성의 일상》 《조선 여성의 일상》은 한국국학진흥원 인문융합학술원이 2025년 진행한 국학자료 심층연구 포럼의 성과를 바탕으로 펴낸 ‘국학자료 심층연구 총서’ 제28권이다. 정해은ㆍ정기선ㆍ한효정ㆍ한상우ㆍ하여주 등 5명의 연구자가 참여해 일기와 편지, 유서, 노래, 병록(病錄, 병의 증세나 진단, 치료 경과 기록), 소송ㆍ청원 문서, 족보 등 다양한 자료를 통해 조선시대 여성의 삶을 살폈다. 기존의 남성 중심 역사에서 쉽게 드러나지 않

78살에 쓴 실화 장편 소설 《갇힌 소녀》, 세계인 울려

상처와 치유와 사랑의 대서사시 아마존 서점에 세계인의 눈물 댓글 9월 3일 현재 6만 4,404명

[우리문화신문=이한영 기자] 실화 장편 소설 《갇힌 소녀》가 올리브나무에서 펴냈다. 전 세계 저명인사들의 마음을 치유해 온 것으로 잘 알려진 영국의 정신과 전문의 브렌다 데이비스 박사가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78살에 발표한 첫 장편 소설로, 아마존 베스트셀러에 올랐다. 1939년 영국의 매서운 겨울, 17살 소녀 노라의 운명이 멈춰 선다. 단지 미혼의 몸으로 아이를 가졌다는 이유만으로 노라는 ‘도덕적 결함자’로 낙인찍혀 정신병원에 강제 수용된다. 살아남기 위해서는 ‘길든 토끼’처럼 굴어야 하는 비인간적인 시스템 속에서 그녀는 세상으로부터 철저히 지워진다. 그녀는 과연 풀려날 수 있을까? 빼앗긴 인생을 다시 찾을 수 있을까? 상처 입은 영혼들을 만나며 쌓아온 작가의 깊은 이해와 연민이 문장 곳곳에 스며 있는 이 소설은 한 사회와 어른들이 가녀린 한 소녀에게 저지른 폭력이 삶을 어떻게 변질시키고, 어떻게 다시 기적적인 회생의 길을 걸을 수 있게 됐는지 경이로운 사랑의 힘을 보여준다. 베스트셀러 《잊혀진 딸》의 지은이 레니타 디실바는 “몰입감 넘치고, 가슴을 파고들며, 뇌리를 떠나지 않는다. 마음을 후벼 파는, 눈을 번쩍 뜨이게 하는 이 이야기는 마지막 장을 덮

본론 ― 중심에서 탈중심의 파동으로

[BTS와 그래미, 전도된 세계 POP 음악질서] (2

[우리문화신문=손병철 철학박사/시인] 1. 포용이라는 이름으로 다시 만들어진 경계 레코딩 아카데미는 2026년 6월 16일, 제69회 그래미부터 새로운 부문인 ‘베스트 아시안 팝 뮤직 퍼포먼스(Best Asian Pop Music Performance)‘를 도입한다고 발표했다. 공식 설명에 따르면 이 부문은 K팝ㆍJ팝ㆍC팝 등을 포함하여 아시아 시장에서 형성되거나 널리 인정되는 현대 대중음악을 대상으로 한다. 또한 한 개 이상의 아시아 언어가 작품에서 의미 있는 역할을 해야 한다는 조건이 붙었다. 다만 공식 규정은 연주자의 인종이나 국적이 아니라 음악적 양식과 작품의 특성이 자격 판단의 중심이라고 밝히고 있다. 이 점은 비판할 때도 정확하게 구분해야 한다. 따라서 이 제도를 단순히 「아시아인을 따로 격리한 상」이라고 규정하는 것은 정확하지 않을 수 있다. 레코딩 아카데미의 의도는 공식적으로 아시아 팝 음악의 규모와 예술성, 세계적 영향력을 인정하기 위한 새로운 조명에 있다고 설명했다. . 그러나 바로 여기에서 더 깊은 철학적 문제가 시작된다. ’선의의 포용이 언제 새로운 경계가 되는가‘ 하는 문제다. 그러나 결과적으로는 음악의 성격과 장르를 구분하기보다 지역

3,000년 고전을 오늘의 언어로 통찰한 《초역 오디세이》

스타북스 ‘초역 오디세이’ 펴내 그리스 신들의 역할, 모험과 인내와 복수의 원작 대서사시

[우리문화신문=윤지영 기자] 스타북스가 3,000년을 견딘 고전을 오늘의 언어로 통찰한 《초역 오디세이》를 펴냈다. 한 인간의 진짜 전쟁은 트로이 목마로 10년 전쟁을 끝낸 뒤 시작됐다. 신들이 인간을 지배하고 마법이 존재하던 시대, 3000년의 고전을 반성하는 영웅 ‘21세기 오디세이’로 다시 써 IMAX 영화를 만든 놀란 감독의 ‘오디세이’가 세계를 강타하고 있다. 강력한 힘보다 영리한 지략으로 10년의 트로이 전쟁을 끝낸 영웅 오디세우스의 10년 귀향길에 일어나는 모험과 고난, 그리고 인내와 복수의 대서사시.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은 한국에 와서 ‘오디세이아’를 영화로 선택한 까닭을 ‘서양문학을 통틀어 가장 흥미진진하고 위대한 이야기’를 오래전부터 스크린에 옮기고 싶었다고 말했다. ‘참아라, 너는 이전에 이보다 더 끔찍한 일도 참았다.’ ‘풍파에 부서진 뗏목 조각을 잡고 사흘 밤낮을 헤엄치면서도 수평선을 바라보던 그 불굴의 의지, 거짓과 모욕 앞에서도 거지의 누더기를 걸치고 입술을 깨물며 때를 기다리던 그 절제와 침착함이 바로 우리 안에 존재하는 힘이다.’ BBC가 꼽은 ‘세계를 형성한 100대 이야기’ 1위에 빛나는 위대한 고전 《초역 오디세이》는 BB

상패보다 먼저 움직인 세계의 마음(서론)

[방탄소년단과 그래미, 전도된 세계 POP 음악질서] (1)

[우리문화신문=손병철 철학박사/시인] 얼마전 BTS는 그래미에 음악을 출품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것은 상을 주는 기관이 가수를 선택하고, 가수와 대중은 그 결과를 받아들이는 구조를 깨는 조용한 전도(轉倒)가 일어난 사건이었다. 이에 대해 손병철 박사는 그 현상을 집중적으로 분석하는 글을 보내왔다. 이를 몇 차례로 나눠 싣는다.(편집자말) 오랫동안 그래미는 세계 대중음악의 정상에 가까운 권위를 지녀 왔다. 미국 레코딩 아카데미의 회원과 그 제도는 작품을 분류하고, 후보를 정하고, 수상자를 골랐다. 음악인들은 그 제도의 문안으로 들어가기를 원했고, 수상자는 그래미라는 상징적 권위를 통하여 자신의 음악적 지위를 세계적으로 인정받았다. 그 질서는 기본적으로 수직적이었다. 상을 주는 기관이 가수를 선택하고, 가수와 대중은 그 결과를 받아들이는 구조였다. 물론 가수에게 출품하지 않을 자유가 있었고 팬에게 비판할 자유가 있었지만, 세계 대중음악의 오랜 상징질서 속에서 그래미는 오랫동안 ‘선택하는 자‘의 위치에 있었다. 그러나 2026년 여름, 이 오래된 방향에 하나의 조용한 전도(轉倒)가 일어났다. 제69회 그래미를 앞두고 방탄소년단(

붓끝에 실린 삶, 조선시대 한글편지 150여 건 읽다

《조선의 한글편지》(다운샘, 2017) 지은이 박정숙과의 오문오답

[우리문화신문=김슬옹 세종국어문화원 원장] 무덤에서 편지가 나온다. 죽은 남편의 가슴 위에 덮인 아내의 글, 딸이 차마 태우지 못하고 품고 간 어머니의 하소연, 변방의 군관이 아내에게 부친 분과 바늘. 서예가이자 동양미학 박사인 산내 박정숙 씨는 조선시대 한글편지 150여 건을 4년에 걸쳐 《월간서예》에 연재한 끝에 《조선의 한글편지》로 묶어냈다. 글씨의 아름다움을 좇다가 사람의 일생과 마주쳤다는 그에게 다섯 가지를 물었다. 하나. 한문 서예가 주류인 서단에서 왜 하필 한글편지에 눈을 두셨습니까? “시작은 붓끝이었습니다. 2003년 봄 세종한글서예큰뜻모임전에서 호연재 안동 김씨의 편지글을 임서(臨書)하게 되었지요. 글씨를 따라 쓰다 보니 자연히 이 글씨를 쓴 사람은 누구이며 왜 이런 편지를 썼을까가 궁금해졌습니다. 내력과 생애를 찾아 읽는데, 어릴 적 역사소설에서 만났던 주인공들을 눈앞에서 직접 만나는 듯한 감동이 오더군요. 그 뒤 2008년부터 3년 동안 한국학중앙연구원의 조선시대 한글서체 자전 사업에 참여하면서 자료를 폭넓게 접하게 되어 본격적인 연구로 들어갔습니다. 2012년부터 4년 동안 《월간서예》에 '조선시대 한글 명필 열전'으로 연재한 것을 다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