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김상아 음악칼럼니스트] 동작골의 봄 - 김상아 노래를 불러주세요 꽃다지 광대나물 샐쭉대는 밭두렁에서 그거면 돼요 밭은 내가 갈게요 기타도 퉁겨주세요 호박씨 손톱으로 그 박자 따라 쇠똥거름 곰배질*은 내가 할게요 낮은 하늘 홍매화 가지 위 종다리 날고 조릿대 숲 마른 댓잎 왕지네 기어가는 영상을 시로 적어주세요 꿀벌들 털 다리에 시간은 묻어가고 남녘 바람 비질로 자투리 햇살마저 골 안에 쓸어 넣고 문 닫아버리면 달그림자 팔베개에 뉘이고 꼬깃꼬깃 주머니 속 그 시를 읽어주세요 저 깊은 뱃속에서 들려오는 씨앗 트는 소리 들으며 꿈결인 듯 잠들래요 멍머구리*도 짝짓는 밤 동작골에서 * 곰배질 : ‘고무래질’의 사투리 ‘고무래’는 곡식을 그러모으거나 펴거나, 밭의 흙을 고르는 데 쓰는 ‘丁’자 모양의 기구 *멍머구리 - 참개구리의 사투리
[우리문화신문=우지원 기자] 쇠의 바다, 김해! 김해(金海)는 이름이 곧 ‘쇠의 바다’를 뜻할 정도로 철 생산이 많았던 곳이다. 지금은 평야와 산이 많지만 1,600년 전에는 마을 앞까지 바닷물이 들어오던 항구 도시였다. 동아시아 으뜸 철기 공방이 줄지어 있던 금관가야는 신라의 공격으로 결국 멸망하고 만다. 지금도 김해에는 찬란했던 가야 시절을 보여주는 유적이 많다. 대성동 마을에서 발견된 가야왕국의 무덤은 그 가운데서도 많은 고고학자의 눈길을 끌었다. 그 까닭은 바로, 가야왕국의 전사들이 묻힌 57호 무덤에서 나온 뼈가 여자의 뼈로 밝혀졌기 때문이다. 가야왕국의 여전사가 모습을 드러내는 순간이었다. 정종숙이 쓴 《철의 나라 철의 여인들, 가야의 여전사》는 역사적 상상력을 토대로 가야의 여전사가 누구였는지 흥미진진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어떻게 주인공 ‘여의’가 여전사가 되었는지, 어떻게 57호 무덤에 묻혀 금관가야의 전설로 남게 되었는지 선명히 그려진다. (p.7-8) 대성동 마을에서 발견된 가야왕국의 무덤은 거의 180기가 넘었다. 그 가운데 진이의 호기심을 끈 것은 57호 무덤이었다. 고고학자들이 무덤을 열었을 때, 진이는 숨이 멎
[우리문화신문=김영조 푸른솔겨레문화연구소장] 3월에서 4월 사이 - 안도현 산서고등학교 관사 앞에 매화꽃 핀 다음에는 산서주조장 돌담에 기대어 산수유꽃 피고 산서중학교 뒷산에 조팝나무꽃 핀 다음에는 산서우체국 뒤뜰에서는 목련꽃 피고 산서초등학교 울타리 너머 개나리꽃 핀 다음에는 산서정류소 가는 길가에 자주 제비꽃 피고 이제 봄이다. 아직 저 멀리 남촌에서 불어오는 봄바람이 아직 여기까진 오지 않았지만, 봄의 전령사 얼음새꽃이 피었다는 소식이 들리고, 저 남녘 다도해해상국립공원에서는 변산바람꽃이 피었다는 소식이 들려온다. 또 섬진강 매화마을에서는 매화 바람이 불고, 머지않아 우리는 흐드러지게 피어 꽃보라를 일으키는 꽃들을 보게 된다. 그렇게 3월과 4월 사이에는 온갖 꽃들이 다투어서 핀다. 곧 온통 꽃의 수채화 세상으로 변할 텐데, 이를 두고 꽃의 아름다움이나 향기에 취하는 것을 토박이말로 '꽃멀미'라고 하고, 꽃보라가 인다고도 말한다. 어떤 이들은 이런 꽃향기 가득한 세상에 편지를 쓸 때 “꽃보라 맞고 꽃멀미 하셨나요?”라고 속삭인다. 우리 모두가 시인이 되는 것이다. 그런 세상, 안도현 시인은 그의 시 <3월에서 4월 사이>에서 산서고등학교 관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