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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나락이 솔가지 틈새로 늦봄 간을 본다

류병구, <곡우(穀雨)> [겨레문화와 시마을 216]

[우리문화신문=김영조 푸른솔겨레문화연구소장] 곡우(穀雨) - 류병구 요 며칠 새 온통 벚꽃에 눈들을 파는 사이, 고약한 황사에 데어 봄이 좀 눌었다​ 좁다란 가마니 속에서 긴 잠을 잔 씨나락이 졸음을 문 채, 솔가지 틈새로 늦봄 간을 본다​ 진달래가 참꽃을 흉내 내는 개꽃한테 온 산을 비워 주고 느릿느릿 퇴거짐을 꾸린다 내일은 24절기 여섯째며, 봄 절기의 마지막 ‘곡우’다. “곡우(穀雨)는 봄비(春雨)가 내려 백곡(百穀)을 기름지게 한다.”라고 하여 붙여진 말인데 곡우 무렵이면 못자리를 마련하기 시작하여 본격적으로, 농사철로 접어든다. “곡우에 모든 곡물은 잠이 깬다.”, “곡우에 가물면 땅이 석자가 마른다.”와 같은 농사와 관련한 다양한 속담이 전한다. 옛날에는 곡우 무렵에 못자리할 준비로 볍씨를 담그는데 볍씨를 담은 가마니는 솔가지로 덮어두었다. 밖에 나가 부정한 일을 당했거나 부정한 것을 본 사람은 집 앞에 와서 불을 놓아 악귀를 몰아낸 다음에 집안에 들어오고, 들어와서도 볍씨를 볼 수 없게 하였다. 만일 부정한 사람이 볍씨를 보게 되면 싹이 트지 않고 농사를 망치게 된다는 믿음이 있어서 그랬다. 볍씨를 담그면 항아리에 금줄을 쳐놓고 고사를 올린다.

7년 만에 천년고찰 27곳 담은 두 번째 사진집 펴내

비천상ㆍ닫집ㆍ풍경에도 부처님의 가피는 보인다 《사진으로 본 한국의 108산사》 2권, 최우성, 도서출판 얼레빗

[우리문화신문=이윤옥 기자] 최우성 작가의 《사진으로 본 한국의 108산사》 2권이 출간되었다. 이번 2권은 2018년 1권 출간 이래 7년 만이다. 1권 출간 때 다짐한 ‘2년에 1권씩 완성’이라는 약속이 지켜지지 않았던 것은 ‘코로나19’라는 세계적인 전염병으로 어디든 자유롭게 다닐 수 없었던 원인이 있었던 데다가 사진집 작업이 단순한 절 안팎의 풍경만을 다루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최우성 작가는 말한다. “108곳의 절을 사진으로 찍어 사진집을 펴낸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 예를 들면 온통 연등을 걸어놓아 대웅전 등 전각을 찍을 수 없어 연등이 내려진 뒤에 다시 찾아가기도 했고, 어떤 절은 눈이 흰눈이 쌓인 아름다운 모습을 찍고 싶어서 갔지만, 눈이 너무 많이 내려 안전상의 문제로 절 진입을 포기한 적도 있었다. 이렇게 전국에 있는 절 600~700곳의 풍경을 렌즈에 담았지만, 단순한 풍경의 기록이 아니라 각 절마다 특징을 잘 드러내는 한편, 부처님의 가피를 표현하고자 하는 충분한 계획과 끈질긴 노력이 뒤따라야 하는 것이라서 작업 기간이 길어졌다.” 숱한 절 순례를 하면서 사진을 찍어온 최우성 작가에게는 일반인들이 갖지 않은 특이점이 엿보이는 대

유물이 들려주는, ‘그때 그 사람들’ 이야기

《박물관을 걸으며 생각한 것들》, 이재영, 클

[우리문화신문=우지원 기자] 박물관은 살아있다! 한때 인기를 얻었던 영화 제목처럼, 이 책을 읽노라면 유물 하나하나가 살아서 말을 거는 듯한 느낌이 든다. 먼지가 쌓여 있던, 멀게만 느껴졌던 유물들이 다시금 빛을 얻어 ‘그때 그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가평 설악면 작은 책방 ‘북유럽’에서 일하는 지은이 이재영이 쓴 책, 《박물관을 걸으며 생각한 것들》은 국립중앙박물관에 소장된 유물 42점을 하나씩 살펴본 감상 수필을 묶어 편집한 책이다. 지은이가 우리 유물을 이리 보고, 저리 보며 나눈 소중한 대화의 기록이다. 책에 소개된 42점 가운데 특히 눈길을 끄는 네 가지 유물은 ‘정리자’, ‘청동 투구’, ‘경주 향리 김지원의 딸 묘지명’, ‘김수항, 김창협 간찰첩’이다. 지은이가 길어 올린 이 유물들의 매력을 함께 살펴보자. # 정리자 정조는 궁인들의 단정하지 못한 옷매무새를 지적하기도 하고, 시간을 제대로 지키지 않는 것에 대해 잔소리할 만큼 철두철미한 성향이 있었다. 그의 이런 성격을 보여주듯, 을묘년 수원화성에 간 ‘을묘원행’을 기록한 정리의궤를 인쇄하기 위해 만든 금속활자 ‘정리자’는 글씨체가 반듯하고 빈틈없다. (p.72) 조선시대 ‘정리(整理)’

우리 역사 속 죄와 벌 이야기

《네 죄를 네가 알렷다!》, 글 장경원, 그림 이경석, 한솔수북

[우리문화신문=우지원 기자] 죄와 벌. 하늘이 열리고 인간이 무리를 지어 살기 시작한 이래 ‘죄와 벌’은 늘 있었다. 오랜 옛날부터 형벌은 죄를 짓는 자를 벌주거나 권력자가 약자를 탄압하는 수단이었다. 형벌을 잘 들여다보면 당시 사회가 어떤 것을 금기시했는지, 어느 정도로 성숙했는지 잘 알 수 있다. 우리 역사 속 형벌을 알기 쉽게 풀어낸 이 책, 장경원의 《네 죄를 네가 알렷다!》는 ‘우리 역사 속 죄와 벌’이라는 부제처럼, 우리 역사 속에 나타난 형벌을 다양하게 보여준다. 때로는 그 잔혹함에 놀라고, 때로는 먼 옛날인데도 죄인의 인권을 배려하는 모습에 놀라게 된다. 처음에 신라의 형벌 제도를 이어받은 고려는 중국 당나라 형벌 제도를 받아들여 보완했고, 11세기 문종 때는 우리 형편에 맞게 크게 손질했다. 형벌에 관련된 일은 ‘형부’라는 관청에서 다루었고, 감옥을 관리하는 일은 ‘전옥서’에서, 죄지은 벼슬아치들은 따로 ‘어사대’라는 기구에서 맡았다. 고려의 다섯 가지 형벌 제도는 태형, 장형, 도형, 유형, 사형이었다. 태형과 장형은 매를 치는 것이고, 도형은 매질에 힘든 일까지 더한 것, 유형은 유배를 보내는 것, 사형은 죽이는 것이었다. 이 기본적인 다

《훈민정음》 해례본으로 세종의 백성사랑 나누자

《훈민정음 해례본 함께 읽기》 ,김슬옹 박사

[우리문화신문=김영조 푸른솔겨레문화연구소장] 2025년 올해로 위대한 글자 훈민정음은 창제 582돌, 반포 579돌을 맞이했다. 훈민정음 창제는 세종대왕이 혼자 한 것이었지만, 해례본은 정인지ㆍ최항ㆍ박팽년ㆍ신숙주ㆍ성삼문ㆍ강희안ㆍ이개ㆍ이선로 등 8명의 학사와 함께 이뤄낸 집단 지성의 결과물이었다. 그런 만큼 15세기까지 이룩한 각종 학문 성과, 곧 인문학ㆍ과학ㆍ음악ㆍ수학 같은 다양한 지식과 사상이 융합 기술되어 있다. 인류 보편의 문자 사상과 철학이 매우 짜임새 있게 담겨 있다. 또 해례본은 1997년에 유네스코에 첫 번째로 오른 대한민국 세계 기록 유산이다. 섬세한 문자 해설서이면서 음성학 책이기도 하고 문자학 책이기도 하다. 15세기로 보나 지금으로 보나 으뜸 사상과 학문을 담은 책이자 현대 음성학과 문자학 그 이상의 값어치를 지니고 있다. 그런데 문제는 이런 값어치를 매길 수 없는 무가지보의 문화유산인 해례본이 대단한 책이라는 건 알면서 정작 읽어본 사람은 많지 않다. 원문이 한문이고, 한글로 뒤침(번역)도 대개 전문가들이 그들의 수준에 맞게 한 것이라 읽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인지 우리나라 국어국문학과나 국어교육학과에서도 제대로 가르치지 않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