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이동식 인문탐험가] 마지막 달력 앞에 선다. 회한과도 같은 바람이 분다 한 해의 시간들이 얼어붙는다 12월! 12월은 빙화(氷花)처럼 결정(結晶)한다 차가우면서도 아름다운 결정의 달 이어령 / 증언하는 캘린더 저도 올해 마지막 달 시간의 끝자락을 잡고 다시 섰습니다. 10월 한 달 외국에 나갔다가 돌아와 보니 11월도 휩쓸려 지나갔군요. 미처 한국의 가을, 기온이 높다가 갑자기 영하가 되어 가을의 잎들이 미처 단풍도 못 들고 다 얼어서 말라버린 이 가을을 느끼기 전에 초겨울로 접어들었지요. 올해의 끝 달을 맞아 서른한 칸이 그어진 12월 월력의 5간을 이미 보내고 이제 26간을 곧 채우면 훌쩍 2023년을 과거로 보내버리는 거지요. 서울의 가을을 보지 못해서 아쉽기는 하지만 후회는 할 수 없습니다. 어차피 서울에 있었다면 잘 보지 못하고 지나갈 일상들, 올해는 다른 데서 가을을 보고 온 셈이니 나중에 생각하면 올해 가을이 더 잘 기억될 것 같습니다. 그렇더라도 한 해가 다 끝나 가니 다시 후회가 오는 거지요. 뭔가는 꼭 할 수 있었던 것 같은 올해 초의 기분을 시간이 안 맞춰준 것이지요. 결국 다시 빈손이 되었으니까요. 그러고 보면 지난 시간을
[우리문화신문=우지원 기자] 웃는 낯에 침 뱉으랴. 웃는 낯에는 함부로 대하기 힘든 힘이 있다.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얼굴은 웃는 얼굴이라는 말처럼, 웃음에는 그 자체로 아름답고 신비한 치유의 힘이 있다. 우리 문화유산에는 유난히 웃는 표정이 많다. 얼핏 보면 근엄하면서도, 자세히 살펴보면 은은한 웃음기가 배어있다. 이런 잔잔한 웃음기가 우리 문화유산을 보면 볼수록 매력 있게 만든다. 김은의가 쓴 이 책, 《웃음꽃이 핀 우리 문화유산》은 우리 문화유산에 나타난 웃는 표정을 따뜻한 시선으로 담아낸 책이다. 첫째 마당, ‘유형 문화유산 속 웃음꽃’에서는 그윽한 불상의 미소, 지붕 위 웃는 기와, 하회탈 등 눈으로 쉽게 볼 수 있는 웃는 표정을 다뤘다. 둘째 마당, ‘우리 그림 속 웃음 보따리’에서는 무덤 벽화, 민화, 풍속화에 나타난 웃는 표정을 살펴본다. 셋째 마당 ‘무형 문화유산 속 웃음 바다’에서는 판소리와 탈춤에 나타난 해학적인 장면을 집어낸다. 마지막으로 부록에서는 ‘세계 속 웃음꽃’으로 세계 곳곳의 문화유산에서 나타난 웃는 표정을 조명한다. 그 가운데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고구려 고분벽화에 나타난 달신의 미소다. 옛 고구려 영토였던 중국 길림성 집
[우리문화신문=양승국 변호사] 고교 선배 이인람 변호사가 《야만의 시간》이란 책을 한 번 읽어보라고 카톡 문자를 보내오셨습니다. 선배는 하늘이니까, 명령을 어기면 안 되겠지요? 책의 부제는 ‘반국가단체 만들기에 희생된 한통련의 50년’입니다. 한통련이 1973년 설립된 단체이니까, 반국가단체 만들기에 희생된 한통련의 50년이라면, 지금까지도 한통련은 반국가단체라는 멍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네요. 이런! 그동안 한통련 연계된 재일교포 간첩사건들이 재심에서 무죄가 나와, 한통련 문제도 다 끝난 줄 알았는데... 제가 무심했었네요. 한통련은 1973년 8월 15일 재일교포들이 설립한 단체입니다. 당시는 박정희 대통령이 10월 유신을 선포하고 영구집권을 꾀하는 때라, 자연히 조국의 앞날을 걱정하는 뜻있는 재일교포들이 대한민국의 민주화와 통일을 위해 단체를 만든 것이지요. 설립 당시에는 한국민주회복통일촉진국민회의(한민통)라는 이름으로 발족했는데, 1989년 재일한국민주통일연합(한통련)으로 이름을 바꿨습니다. 한통련은 출범 당시부터 김대중 대통령(DJ)과 밀접한 관계를 가진 단체입니다. 아니 한통련 설립에 DJ가 깊숙이 관여되어 있습니다. DJ는 그 무렵 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