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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관 이언진, 일본에서 천재시인으로 큰 인기

[양승국 변호사의 세상 바라기 316]

[우리문화신문=양승국 변호사] 세태는 요랬다 조랬다 하고 이내 몸은 고통과 번민이 많네 높은 사람 앞에서 배우가 되어 가면을 쓴 채 억지로 우네 조선 후기의 역관 시인 이언진(1740~1766)이 쓴 호동거실 연작시 가운데 31째 시입니다. 시에서 높은 사람 앞에서 자기 감정을 숨기고 그저 “예! 예!”만 연발해야 하는 신분 낮은 사람의 비애가 확 느껴지지요? 이언진은 역관으로 신분제 사회인 조선에서는 중인에 불과했으니, 양반들 앞에서 그런 비애를 더 느꼈을 것입니다. 마지막 연 ‘가면을 쓴 채 억지로 우네’에서는 속으로는 눈물이 터지려고 하지만, 광대로서 사람들을 웃겨야 하는 ‘피에로의 눈물’이 생각나기도 합니다. 호동거실(衚衕居室)은 170수의 연작시입니다. 호동(衚衕)은 주로 가난한 하층민이 사는 골목길을 뜻합니다. 연작시 제목에서 짐작하듯이 호동거실에 나오는 시에는 하층민의 비애와 눈물이 있습니다. 제 생각에는 이언진이 바로 이러한 동네에 살면서 하층민의 삶의 애환과 아픔을 생생히 목격하고 자기의 아픔으로 체득하면서 이러한 시가 나오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조선시대 역관은 중인이지만 전문직으로 어느 정도 재산적 여유가 있기에 굳이 호동에 살

깊은 강은 소리가 없습니다

[정운복의 아침시평 301]

[우리문화신문=정운복 칼럼니스트] 얕은 개울 물은 돌부리에 부딪힐 때마다 시끄러운 소리를 냅니다. 산골짜기에 흐르는 물이 요란한 이유입니다. 곧즉 자신의 존재를 끊임없이 외치며 세상을 소란스럽게 만들죠. 하지만 강물이 깊어질수록 표면은 고요해지고 잔잔해집니다. 강바닥 깊은 곳에서는 엄청난 양의 물이 묵묵히, 그리고 일정한 속도로 흐르고 있음에도 말입니다. 마찬가지로, 인생의 깊은 지혜와 성숙함을 갖춘 사람들은 자신을 과시하거나 드러내는 데 에너지를 낭비하지 않습니다. 그들은 얕은 지식이나 감정으로 인해 쉽게 흔들리거나 요동치지 않습니다. 얕은 지식은 사소한 것에 목소리를 높이며 자신이 옳음을 주장하지만 깊은 지혜는 침묵 속에서 사물을 관찰하고, 신중한 언어를 선택하여 진정한 영향력을 발휘합니다. 깊은 강은 소리가 없기에 더 많은 것을 포용할 수 있습니다. 수많은 지류와 생명을 끌어안고도 겉으로는 평온함을 유지합니다. 이는 겸손이라는 미덕과 일맥상통합니다. 자신이 무언가를 알고 있다는 것을 크게 떠벌리는 사람은 종종 그 지식의 한계를 곧 드러냅니다. 하지만 진정으로 도량이 넓고 내면이 충만한 사람은 자신의 능력을 자랑하기보다, 오히려 주변의 소리를 듣고 다른

‘그냥 임동창의 음악’이 장르라는 피아니스트

이뭐꼬의 장편소설 <꿈속에서 미녀와> 56

[우리문화신문=이상훈 전 수원대 교수] 교수 골프대회에는 약 40명(10팀) 정도가 참석한다. 어쩌다가 총장님이 고문 자격으로 교수 골프대회에 참석하면 그날은 매우 즐거운 날이 된다. 총장님은 매번 큼직한 부상을 기부하기 때문에 교수들은 총장님이 참석하기를 은근히 바랐다. 언젠가 총장님이 교수 골프대회에 참석했는데 전날 기분 좋은 일이 있었나 보다. 교수들의 그날 골프 비용 전부를 자기가 내겠다고 해서 교수들이 크게 손뼉을 친 적도 있었다. 우리나라 사립학교법에서는 사립대학의 소유가 세습되는 것을 인정하고 있다. 연세가 많으신 총장님의 아들은 S대학의 기획실장을 맡고 있는데, 말하자면 차기 권력이기 때문에 모든 교수가 그를 어려워하고 있었다. 그러므로 누가 기획실장과 한 팀이 되어 골프를 치느냐는 것은 교수들에게는 매우 궁금한 사항이 된다. 기획실장이 자기 팀으로 지명하는 사람은 그만큼 신임을 받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들리는 말에 따르면 기획실장은 항상 자기 팀에 타 교수를 지명하고 나머지 두 사람은 그때그때 바뀐다고 한다. 그러므로 타 교수는 기획실장의 절대적인 신임을 받고 있다고 모든 교수가 믿고 있었다. 타 교수는 기획실장과 함께 골프를 치면 나이는

개소리는 거짓말보다 더 위험하다

《개소리에 대하여》, 해리 프랭크퍼트, 이윤(옮긴이), 필로소픽 [양승국 변호사의 세상 바라기 315]

[우리문화신문=양승국 변호사] 내란 사태 기간 중 별의별 거짓말, 개소리, 헛소리 등이 난무하고 있지요? 얼마 전에 《개소리에 대하여》라는 책이 있는 걸 알았습니다. 원제는 《ON BULLSHIT》인데, ‘BULLSHIT’을 개소리로 번역하였군요. 《개소리에 대하여》는 프린스턴 대학교 철학과 명예교수인 해리 G. 프랭크퍼트가 쓴 것을 서울대 철학과를 나온 이윤이라는 분이 번역한 것입니다. 제목에 끌려 샀는데, 제 생각과 달리 책은 포켓용 책처럼 작고 얇더군요. 뭐~ 덕분에 ‘두꺼운 철학책 보려면 좀 고생하겠구나’하는 걱정은 내려놓을 수는 있었지만요. 철학책이라고 하기에는 제목이 좀 거시기하지만, 하여튼 《개소리에 대하여》는 철학자가 ‘개소리’에 대하여 철학적으로 분석한 책입니다. 저자는 그동안 개소리에 대해서는 철학적 분석이 없었다면서 이렇게 말합니다. “사람들은 대부분 자기들이 개소리를 알아차리고 거기에 현혹되지 않을 정도의 지각은 갖추고 있다고 꽤 자만하고 있다. 그래서 개소리와 관련된 현상은 진지한 검토의 대상으로 부각되지 않았고, 지속적인 탐구의 주제가 되지도 않았다. 그 결과 우리는 개소리란 도대체 무엇인지, 왜 그토록 개소리가 많은지, 또는 개소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