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한해 가운데 가장 춥다는 한추위, '대한(大寒)'이 이름값을 톡톡히 하고 있습니다. 문을 나서기가 무섭게 찬 바람이 옷깃을 파고드는 요즘입니다. 날마다 '강력한 한파'가 닥쳤다는 기별이 이어지고 있으니 말입니다. 혹시 지난 좀추위, 소한(小寒) 무렵, 제가 알려드렸던 ‘맵차다’라는 말을 기억하시는지요? 옹골지게 매섭고 ‘차가운’ 기운을 뜻하는 말이었지요. 소한의 추위가 몸을 꽁꽁 얼리는 ‘맵찬’ 느낌이었다면, 바람이 강하게 부는 오늘 같은 날씨에는 ‘맵짜다’는 말이 참 잘 어울립니다. 비슷하게 들리지만, ‘맵짜다’에는 ‘차다(Cold)’가 아닌 ‘짜다(Salty)’의 느낌이 배어 있습니다. 본디 맛이 맵고 짤 때 쓰는 말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바람이 맵짜다”라고 하면, 단순히 기온이 낮은 것을 넘어 바람 끝이 고춧가루처럼 매섭게 살을 쏘고, 소금기처럼 쓰라리게 스친다는 뜻이 됩니다. ‘맵차다’가 추위에 몸이 굳는 느낌이라면, ‘맵짜다’는 바람에 살갗이 아린 느낌이랄까요. 우리 할아버지, 할머니들께서는 추위의 느낌조차 이토록 꼼꼼하게 혀끝의 느낌으로 가려 불렀던 것입니다. 이 말이 우리 마음을 끄는 까닭은 그 속에 '단단함'이
[우리문화신문=우지원 기자] 유배는 고달프다. 가시울타리에 갇히는 ‘위리안치형’을 받으면 일단 곤장 100대를 맞는다. 죽기 직전까지 두들겨 맞은 상태로 천릿길을 가다가 병이 들어 죽기도 하고, 섬으로 유배되면 풍랑을 만나 죽기도 한다. 어찌저찌 유배지까지 간다고 해도 가시울타리 밖으로 한 발짝도 나오지 못하는 데다, 언제 사약이 내려올지 모른다는 ‘시한부 인생’의 공포가 짓누른다. 삼평중학교 국어 교사 두 사람이 같이 쓴 이 책, 《유배도 예술은 막을 수 없어》는 거친 유배지에서도 자신이 몰입할 수 있는 일을 찾아 예술혼을 꽃피운 7인의 이야기를 담았다. 책에 실린 허균, 윤선도, 김만중, 이광사, 김정희, 정약용, 조희룡은 오히려 유배가 ‘인생 한 수’라 할 만큼 역사에 이름을 남기는 계기가 되었다. 이들이 남긴 눈부신 업적의 태반이 유배지에서 나왔다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유배지에서 산다는 건 고달프긴 해도, 한편으로는 그동안 ‘일하느라 엄두도 못 냈던’ 글쓰기와 그림 그리기를 마음껏 하면서 시름을 달랠 수 있는 시간이었다. 시조 ‘어부사시사’로 유명한 윤선도 또한 유배지에 가서 시조를 짓기 시작했다. 윤선도는 언뜻 생각하면 평탄한 벼슬길을 걸었을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곳에 따라 내리던 비나 눈이 그치고 하늘이 갤거라고 들었습니다. 하지만 밖으로 나선 분들은 마냥 맑은 하늘을 반기기 어려우실도 있을 것 같습니다. 된바람과 함께 추위가 몰려 올 거라는 기별이 있으니 말입니다. 우리는 흔히 이런 날씨를 두고 "비 온 뒤에 기온이 뚝 떨어진다"라고 말합니다. 하지만 그저 '춥다'는 말로는 궂은 날씨가 떠난 자리에 휑하니 불어오는 이 바람의 헛헛함과 매서움을 다 담아내기 어렵습니다. 이럴 때, 그냥 춥다는 말을 갈음해 우리 할아버지, 할머니들께서 쓰시던 좀 다른 느낌의 '비거스렁이'라는 말을 꺼내 봅니다. '비거스렁이'는 '비가 갠 뒤에 바람이 불고 기온이 낮아지는 현상'을 뜻합니다. 그런데 여기서 재미있는 생각을 하나 더해봅니다. 비 온 뒤가 '비거스렁이'라면, 눈 온 뒤는 '눈거스렁이'라고 불러보면 어떨까요? 비록 아직 사전에 오르지는 않았지만, '비' 자리에 '눈'만 갈아 끼우면 얼마든지 만들어 쓸 수 있는 것이 우리말의 말맛입니다. 비든 눈이든 떠난 뒤끝이 매서운 건 매한가지니까요. 이 말들이 우리 마음을 끄는 까닭은 그 말이 주는 야릇한 '까칠함'에 있습니다. 고분고분 물러가지 않고 무언가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