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이상훈 전 수원대 교수] 수은은 상온에서 액체인 금속이다. 수은(水銀)이라는 이름은 ‘물처럼 흐르는 은’이라는 뜻에서 만들어진 한자어다. 수은은 진사라고 하는 붉은빛 광물을 불태워서 얻어진다. 고대 중국과 인도에서 수은이 알려져 있었고, 기원전 15세기 이집트 무덤 속에서도 발견되었다. 수은은 옛날부터 알려진 독성물질로서 특히 수은 증기는 매우 해롭다. 도교에서는 불로장수의 약으로 잘못 알려지기도 하였으며 얼굴을 하얗게 만들기 위한 화장품으로 사용되기도 하였다. 도교(道敎)에 빠졌던 당나라의 황제들은 불로장수를 위해 단약(丹藥)을 먹었으나, 놀랍게도 황제 22명 중 6명이 아마도 수은중독으로 죽었다고 한다. 수은은 독성이 강하지만 체온계, 형광등, 수은전지, 농약, 의약품, 도금 등 산업 현장에서는 많이 사용되었던 금속이다. 수은이 환경에 유입되면 곡식, 과일, 물고기 등에 축적될 수 있다. 사람이 수은으로 오염된 음식물을 장기적으로 먹으면 신경계통에 장애를 일으키며 죽음에 이를 수도 있다. 1932년에 일본 남단 구마모도현의 어촌인 미나마타에 화학비료 공장이 건설되었다. 공장에서는 폐수를 미나마타만으로 흘려보냈다. 공장이 건설된 뒤 21년이…
[우리문화신문=이상훈 전 수원대 교수] 새만금 해창 갯벌에서 진행된 세계 잼버리 대회가 폐영식 뒤에도 후폭풍이 만만치 않다. 입지 선정에서부터 시작하여 예산 지원, 업자 선정, 지원 체계, 책임 소재 등등 여러 가지 문제점들이 계속 보도되고 있다. 필자가 보기에는 총체적인 부실이라고밖에 달리 표현할 말이 없다. 새만금 사업은 필자가 오랫동안 관심을 가지고 추적해 온 사업이다. 이 글에서는 새만금 사업의 시작부터 현재까지를 검토해보고 새만금 갯벌의 미래에 대해서 의견을 제시해 보고자 한다. 2005년 어느 날, 전북발전연구원(현 전북연구원)에 근무하는 친구에게서 전화가 왔다. “당신은 고향이 전주인데 왜 그렇게 새만금 사업을 반대하느냐? 애향심을 발휘해서 새만금 사업이 완성되도록 도와 달라.” 나의 답변은 이랬다. “내가 고향을 사랑하기 때문에 새만금 사업을 반대한다.” 단군 이래 최대의 토목사업이라는 새만금 간척 사업은 1987년 12월 11일에, 대통령 선거를 불과 5일 앞두고 노태우 후보가 전라북도 도민들의 표를 의식하여 선거 공약으로 발표하면서 탄생하였다. 새만금(새萬金)이라는 이름은 김제평야의 다른 이름인 만금평야(만경평야의 ‘萬’과 김제평야의 ‘金’
[우리문화신문=이상훈 전 수원대 교수]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2023년 7월 4일,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에 대해서 “삼중수소를 제외하고는 기준치를 넘는 핵종이 검출되지 않았다”라는 보고서를 발표했다. 이러한 발표 이후 정치인들은 극단적인 발언을 쏟아내고 있다. 과학자들의 주장도 엇갈리고 있다. 일반 국민은 누구 말이 맞는지, 무엇이 진실인지 알 수가 없고 혼란스럽기만 하다. 한덕수 국무총리: “후쿠시마 오염수, 과학적 기반 없다면 선동이다.” 김기현 여당 대표: “IAEA의 과학적 조사 결과를 괴담으로 부정하겠다는 것은 천동설이라는 괴담을 근거로 종교 재판하겠다는 것과 다름없다.” 이재명 야당 대표: “후쿠시마 오염수 반대하면 괴담 유포한다며 국민 협박” 과학은 자연물과 자연현상을 다루는 학문으로써 물리학이나 생물학, 지질학, 천문학 등이 과학이라고 인정된다. 그러나 자연물을 대상으로 하는 자연과학만이 과학은 아니다. 인문과학이나 사회과학도 과학이라는 이름을 가지고 있으며 엄연히 과학의 한 분야다. 그러므로 연구의 대상이 중요한 것이 아니고 결론에 도달하는 과정이 ‘과학적 방법’을 따르면 과학이라고 말할 수 있다. 과학적 방법의 특징은 논리성, 객관
[우리문화신문=이상훈 전 수원대 교수] 지난 2023년 4월 15일 자정에 독일이 가지고 있던 36기의 원전 가운데 마지막 원전이 가동을 멈추었다. 독일은 탈핵국가로서 반핵 운동가들의 선망 대상이 되었다. 그런데 독일이 첫 번째 탈핵 국가일까? 그렇지 않다. 유럽 중앙에 자리 잡은 오스트리아는 1972년 핵발전소 건설을 결정하고 6기의 핵발전소 건설을 시작하였다. 그러나 핵발전의 방사능 오염, 그리고 사고가 났을 때의 안전성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면서 반핵운동이 일어나기 시작했다. 이러한 반핵운동은 최초의 핵발전소 사고로 기록된 1979년 미국의 스리마일 사고가 일어나기 훨씬 전이다. 시위대와 경찰의 충돌은 계속되고 반핵운동의 열기는 점점 뜨거워졌다. 시위가 계속되자 오스트리아 정부는 완공된 츠벤덴도르프(Zwendendorf) 핵발전소의 운영 여부를 1978년 11월 5일 국민투표로 결정했다. 투표 결과 0.9% (약 2만 표) 차이로 원전 가동이 무산되었다. 10억 유로를 들여 건설한 멀쩡한 원전을 사용해 보지도 않고 폐쇄한 것이다. 10억 유로의 건설 비용이 아깝기도 했을 것이지만 오스트리아 국민은 핵발전소 없는 안전한 국토를 선택하였다. 지도자의 결단이…
[우리문화신문=이상훈 전 수원대 교수] 2023년 4월 15일 자정 독일의 네카베스트하임 원전이 가동을 멈췄다. 이로써 1969년부터 54년 동안 원전 36기에서 전기를 공급받던 독일은 탈원전의 새 이정표를 세웠다. 독일의 탈원전은 정치인의 공적이라기보다는 50년 동안 꾸준히 원전을 반대한 시민운동의 결실이라고 보아야 할 것이다. 1973년 1차 ‘오일쇼크’ 때 서독(당시는 독일 통일 이전)에서 원자력 발전소는 에너지 주권을 위한 상징이 되었다. 1974년에 서독 경제부는 1985년까지 원전 50기를 새로 짓고 전력의 50%를 원전으로 공급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1974년에 프라이부르크 인근 새로운 원전 부지 주변 주민들이 처음으로 원전에 반대하는 시위를 벌였다. 원전을 반대하는 시민들은 점점 더 늘어났다. 1976년 독일 북부 브로크도르프에서는 전국에서 모여든 약 3만 명이 원전 반대 시위를 벌였다. 1979년 3월에 발생한 미국 펜실베니아주 스리마일섬 원전 사고를 계기로 독일 시민들은 원전의 안전성에 대해서 의구심을 갖기 시작하였다. 1979년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는 소련과 핵무기 감축 협상을 진행하면서 서독에 중거리 핵미사일을 배치하겠다는 결정을
[우리문화신문=이상훈 전 수원대 교수] 필자가 초등학교 다니던 시절만 해도 방학이 되어 할아버지가 사는 시골집에 가면 전기가 없고 호롱불을 켰다. 그 뒤 백열등이 보급되면서 시골에서 호롱불이 사라지고 어두운 밤이 환한 밤으로 변하게 되었다. 사람들은 에디슨이 백열등 전구를 발명한 것으로 알고 있지만 사실이 아니다. 스코틀랜드의 모우먼 린지라는 사람이 1835년에 전구를 처음 발명하였다. 그러나 이 전구는 수명이 너무 짧고 열이 많이 발생하여 상품으로 개발되지는 못했다. 에디슨은 탄소 필라멘트를 사용하여 전구의 수명을 늘리고 빛을 강하게 하여 1879년에 전구의 상품화에 성공하였다. 우리나라에서는 1887년에 에디슨 전기회사에서 만든 전구를 사용하여 경복궁 내 고종과 명성황후의 거처인 건청궁에 처음 전등불이 켜졌다. 《승정원일기》에는 에디슨을 의대손(宜代孫)이라고 적었다. 그런데, 전등에 전기를 공급하는 발전기의 냉각수를 향원지에서 끌어다 썼는데 연못의 수온이 올라가 잉어들이 떼죽음을 당하였다. 그러자 민심이 흉흉해졌고, 발전기는 물고기를 쪄 죽이는 기계라 하여 ‘증어기(蒸魚器)’라는 별명을 얻었다. 또한 전기불은 묘한 불이라는 의미의 ‘묘화(妙火)’, 괴상하
[우리문화신문=이상훈 전 수원대 교수] UFO는 우리말로는 ‘비행접시’ 또는 ‘미확인 비행물체’ (Unidentified Flying Object)라고 말한다. UFO가 있다고 주장하는 사람은 이상한 모양의 비행체 사진을 증거로 제시한다. 우리나라에서는 1995년에 경기도 가평군에서 문화일보 사진기자가 찍은 UFO의 생생한 사진이 공개됐다. 그러나 UFO라고 주장하는 사진은 많지만, 사진에 찍힌 물체가 실제로 지구에 착륙했거나 파편이라도 남은 흔적은 아직 발견된 적은 없다. 1952년 7월 미국의 워싱턴 D.C. 공항 근처에서 목격자의 진술과 일련의 레이더 탐지 결과가 일치하였다. 그러자 미국 정부는 공학자, 기상학자, 물리학자, 천문학자들로 구성된 위원회를 만들어 UFO의 존재 여부를 조사하였다. 조사 결과는 극비로 분류되어 한동안 공개되지 않아 많은 사람의 호기심을 불러일으켰다. 그러나 나중에 공개된 보고서에 따르면, 목격한 것의 90%는 미지의 물체와 빛의 반사가 작용한 현상이라고 밝혀졌다. 곧 인공위성, 유성, 오로라, 기상관측기구, 비행기, 새떼, 풍선, 탐조등, 구름의 사진을 UFO라고 주장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는 것이다. 일부는 기상학적 조건이…
[우리문화신문=이상훈 전 수원대 교수] 지난해 가을부터 시작된 남부 지방의 심각한 가뭄으로 광주시에 수돗물을 공급하는 주암댐의 저수율이 19%까지 떨어지고 수돗물 공급이 불안해지자 4대강 사업의 가뭄 방지 효과에 대해서 논란이 재연되었다. 2023년 4월 4일 MBC 저녁 뉴스에서는 다음과 같이 보도하였다. ------- 50년 만의 기록적인 가뭄으로 상수원 고갈 위기를 맞은 남부지방. 윤석열 대통령은 해결책으로 4대강 보 활용을 지시했습니다. "과거에는 경험하지 못한 극심한 가뭄과 홍수를 함께 겪고 있습니다. 그간 방치된 4대강 보를 적극 활용하고‥‥" 전날 가뭄 대책으로 4대강 16개 보 활용을 꺼내든 한화진 환경부 장관은 다음과 같이 재차 강조했습니다. "(영산강) 승촌보하고 죽산보에 저류된 물이 2,308만 톤 정도가 됩니다. 현재 저류된 물의 50% 정도는 더 추가로 확보될 수 있습니다." ------- 보수 언론과 여당에서는 문재인 정부에서 4대강을 재자연화하기로 한 정책은 물부족 국가인 우리나라 실정에도 맞지 않고, 기후변화가 심화하는 때는 더더욱 문제가 있는 정책이므로 마땅히 폐기되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조선일보는 2023년 4월 4일자
[우리문화신문=이상훈 전 수원대 교수] 세계 제1의 갑부는 누구일까? 전기자동차 회사인 테슬라의 창업자 일론 머스크(1971년 생)는 마이크로 소프트를 창업한 빌 게이츠와 아마존을 창업한 제프 베조스를 제치고 2022년에 세계 1위의 갑부가 되었다. 2022년 8월 기준으로 그의 재산은 2,600억 달러에 달했다. 머스크는 1971년에 남아프리카 공화국에서 태어났지만, 미국에서 교육받고 성공한 기업인이다. 일론 머스크는 2016년 멕시코 국제 우주 회의에서 깜짝 놀랄만한 계획을 발표했다. 2026년까지 화성에 사람을 보내고 (이 목표는 2029년으로 연기되었다) 이어서 2050년까지 화성에 100만 명을 이주시켜 인류가 거주할 수 있는 공간을 화성에 만들겠다고 호언장담하였다. 머스크의 이러한 화성 이주 계획은 그저 무모하다고 웃어넘길 수는 없을 것 같다. 화성에 인류의 새로운 거주지를 건설하겠다는 머스크의 꿈은 오래전부터 계획된 것이다. 2002년 6월, 머스크는 민간 우주항공 기업인 스페이스X를 설립하였다. 머스크가 스페이스X를 설립하면서 세운 목표 가운데 하나는 우주선 발사 비용을 10분의 1로 줄이는 것이었다. 우주 산업 개발에는 수많은 난관이 있지만…
[우리문화신문=이상훈 전 수원대 교수] 우주에 지구가 등장한 것은 지금으로부터 46억 년 전이다. 과학자들이 화석을 연구한 결과 지구에 생명체가 태어난 것은 약 30억 년 전이라고 밝혀졌다. 화석에 나타나는 다양한 생명체의 흔적을 연구하여 지질학적 연대기를 구성한 것이 지질 시대이다. 지질 시대 가운데서 가장 큰 것이 대(代)이다. 과학자들은 지구의 지질 시대를 시생대ㆍ원생대ㆍ고생대ㆍ중생대 ㆍ신생대로 나눈다. 대는 다시 몇 개의 기(期)로 나누어지고 기는 몇 개의 세(世)로 구분된다. 어린이들이 좋아하는 공룡이 활보했던 중생대(2억 5,100만 년 전 ~ 6,500만 년 전) 말에 지구는 커다란 운석과 충돌하여 생물의 대멸종이 일어났다. 이때 대멸종은 지구 역사상 5번째로서 지구에 사는 생물종의 75%가 사라졌다. 중생대가 끝나고 6,500만 년 전부터 현재까지를 신생대라고 한다. 신생대는 포유류와 꽃 피는 식물(속씨식물)이 특징인 시대다. 영국의 지질학자 라이엘은 1833년에 지질 시대를 지층의 특성에 따라 제1기 ~ 제4기로 나누었다. 그 후 1872년 학계에서는 동물 화석에 따라 지질 시대를 고생대, 중생대, 신생대로 재분류하였다. 이때 제1기는 고생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