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서한범 단국대 명예교수] 지난주에는 2002년부터 시작하게 된 《Korean Music Symposium》에 관한 소개를 하였다. 이 행사를 공동주최한 전통음악학회는 1999년 12월에 창립되었고, 실제적인 음악의 해석 능력이나 연주기법, 기능향상에 필요한 연구활동이 주목적이라는 이야기, 첫 사업은 <남북한 전통음악의 동질성 회복을 위한 대토론회>로 그 출발을 알렸다는 이야기를 했다. 또 김동석 교수와 공동으로 미국에서 합동 학술회의와 공연을 통한 행사를 구상하여, 2002년 1월, 제1회 <한국음악 심포지엄>을 열게 되었다는 이야기, 첫 행사에는 서한범, 윤명원, 이현주 등이 학술, 유지숙, 박복희, 오명석 등이 공연에 참여하였고, 제2회 대회는 서한범 외 4인의 학술발표와 문재숙, 홍종진, 송은주, 김민아 등 18명의 실연자가 참가하여 다양한 종목을 선보였다고 이야기하였다. 이번 주에는 그 이후에 진행되었던 <한국음악 심포지엄>과 관련된 이야기들을 계속해 보기로 한다. 제3회 대회 때에 는 「수제천 장단의 특징」(서한범)을 비롯하여 조성보(공주대), 김동석(UCLA), 최종민(동국대), 이현주(경북대) 등 5
[우리문화신문=김영조 푸른솔겨레문화연구소장] 여기 만취한 선비가 흐느적거리면서 갈 ‘지(之)’ 자로 걷고 친구들이 부축하는 그림이 있습니다. 바로 조선 후기 화가 김후신(金厚臣)이 그린 <대쾌도(大快圖)>로 자본담채, 크기 33.7 x 28.2 cm, 간송미술관 소장입니다. 이 그림을 그린 때는 살벌한 금주령이 내려진 영조임금 때였습니다. 술을 빚거나 마시는 것을 엄하게 다스리던 시절이었지만 금주령 앞에 희생당하는 건 양반이 아닌 일반 백성이었지요. 입에 풀칠도 제대로 못 하는 백성은 술을 빚어 팔았다고 잡혀가고, 몰래 술 마셨다고 잡혀가지만, 금주령이 내려진 대낮에도 양반들은 거리낌 없이 술을 마시고 대로를 활보했다고 합니다. 그런데 이름을 날렸던 조선의 많은 유명 화가들도 술에 취해야만 그림을 그렸던 사람이 많습니다. 조선의 대표적 주당 화가들을 보면 우선 심한 술버릇과 기이한 행동으로 많은 일화를 남겼음을 물론 마침내는 눈밭에서 술에 취해 얼어 죽은 최북이 있지요. 또 술에 취해야 그림을 그렸던 장승업, 술에 관한 한 둘째가라면 섭섭해할 정도였으며, 호를 ‘취화사(醉畵史)’로 붙였던 김홍도, 역시 호를 취옹(醉翁)이라 붙였던 김명국도 그 대열
[우리문화신문=이윤옥 기자] 국가보훈처(처장 황기철)는 광복회, 독립기념관과 공동으로 이인정(1859~1934)ㆍ송재만(1891~1951)ㆍ한운석(1884~1950) 선생을 2021년 3월의 독립운동가로 꼽았다고 밝혔다. 세 명의 선생들은 대호지면ㆍ정미면(현 당진시)에서 일제에 맞서 민ㆍ관이 하나 되어 주도면밀하게 준비하고 다양한 계층이 적극적으로 참여한 4ㆍ4 독립만세운동의 주역들이다. 선생들은 고종의 국장과 3․1독립만세운동을 목격하고 내려온 대호지면 유생들과 협조하여 독립만세운동을 준비하고 실행하는 일을 주도적으로 수행했다. 먼저, 이인정 선생은 대호지면 면장으로 만세운동 준비를 전반적으로 지휘했으며, 송재만 선생은 만세운동을 위해 작성한 도로 수선 공문을 면내 8개 마을 이장 집을 직접 방문해 전했고 마을 주민들에게 만세 내용을 안내했다. 도호의숙에서 학생을 가르치던 한운석 선생은 만세 계획과 애국가 작사를 요청받은 뒤 그 자리에서 애국가를 작사하고 참여계획을 논의했다. 4월 4일 대호지면 면사무소 앞에 집합한 면민 400~500명에게 이인정 선생은 “도로 수선을 위한 것이 아니라 조선독립운동을 위해 모이게 한 것이다.”라며, “조선독립만세를 외치며
[우리문화신문=이한영 기자] 오는 3월 28일까지 서울 은평역사한옥박물관 기획전시실에서는 기획특별전 <백범 김구 쓰다>를 열고 있다. <백범 김구 쓰다>는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활동을 조망하고 김구의 삶과 글씨를 통해 진정한 광복의 의미를 되새기는 전시다. 3.1정신에 뿌리를 둔 대한민국 임시정부는 한민족 독립운동의 결정체였다. 김구는 3.1만세운동 직후 상해로 건너가 경무국장을 시작으로 주석에 이르기까지 27년간 '독립운동가'로서 임시정부를 지켜냈으며 해방 이후에는 민족의 분열을 막기 위해 '통일운동가'로 활동하면서 많은 유묵을 남겼다. 김구는 민족의 '완전한 자주통일'을 제2의 독립운동이라 여겼다. 오늘 3.1만세운동 102돌을 맞아 기획특별전 <백범 김구 쓰다> 전시장을 찾아 여기 소개되는 강건한 기세의 붓글씨들을 통해 김구의 못다 이룬 꿈, 그 마지막 내면세계를 만나보면 좋을 일이다. 직접 관람하지 못하는 사람은 은평역사한옥박물관(http://museum.ep.go.kr/) VR전시실에서 영상으로 관람할 수 있다. 관람시간은 아침 9시부터 저녁 6시까지며, 관람료는 1,000원이다. 전시에 관한 문의는 전화 02-351-
[우리문화신문=윤지영 기자] 1919년 3월1일, 치열했던 독립운동의 현장과 일제의 만행이 세계에 알려지는데 결정적 역할을 한 인물이 있다. 일제강점기 미국 연합통신(Associated Press)의 임시특파원으로 3·1운동 독립선언서를 해외에 가장 먼저 타전한 앨버트 W. 테일러(Albert Wilder Taylor)다. 서울시가 앨버트 W. 테일러가 서울에 짓고 살았던 가옥 <딜쿠샤>의 원형을 복원, 독립의 숨결을 기억하는 역사 전시관으로 조성해 다가오는 3.1절 시민들에게 개방한다. 1942년 앨버트 W. 테일러가 일제에 의해 강제 추방되며 방치된 지 약 80년 만이다. 종로구 행촌동에 위치한 지하1층~지상2층의 붉은 벽돌집 <딜쿠샤>는 미국인 앨버트 W. 테일러(1875~1948)가 1923년 한국에 거주할 당시 건립한 서양식 가옥이다. 2017년 8월 국가등록문화재 제687호(서울 앨버트 테일러 가옥, DILKUSHA)로 지정됐다. ‘딜쿠샤’는 ‘기쁜 마음의 궁전’이라는 뜻의 산스크리트어로, 테일러의 아내 메리 L. 테일러(Mary Linley Taylor)가 붙인 이름이다. 딜쿠샤의 주인 ‘앨버트 W. 테일러’는 1896년(고
[우리문화신문=전수희 기자] 문화체육관광부(장관 황희, 이하 문체부)는 (재)예술경영지원센터(대표 김도일, 이하 예경)와 함께 3월 8일(월)부터 11일(수)까지 “2021 문화예술 취업 박람회 - ‘문화예술 잡(JOB)’으로 가자!”를 연다. 이번 박람회는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예경 유튜브와 공식 누리집(www.artjobgo2021.com)을 통해 온라인으로 진행된다. 예술 분야의 다양한 기업 정보 제공 및 온라인 취업 상담 지원 올해로 6회째를 맞이한 ‘문화예술 취업 박람회’에는 문화예술 분야에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53개 기업이 참여한다. 공식 누리집에서는 행사 참가자들에게 참여 기업에 대한 자세한 소개와 채용 정보를 제공하는 것은 물론 댓글로 양방향 상담을 지원한다. 예경 유튜브에서는 ‘실시간 취업정보(Live 취업정보)’를 운영한다. 취업 정보를 ▲ 공공기관, ▲ 창업 초기 기업(스타트업), ▲ 공연장, ▲ 축제 운영, ▲ 뮤지컬·연극 분야, ▲ 전시기획, ▲ 기초·광역문화재단 등 총 7개 부문으로 나누어 관련 기업 대표자 또는 실무자들이 참여해 기업과 취직에 대한 실질적인 이야기를 나눈다. 실시간 질의응답을 통해 구직자들의 궁금증도 해
[우리문화신문=금나래 기자] 문화체육관광부(장관 황희) 해외문화홍보원(원장 박정렬, 이하 해문홍)이 지난 2월 22일(월), 코리아넷 유튜브*에 공개한 국가 이미지 제고 해외 홍보 영상 ‘그래도 삶은 계속된다(For a Better Life, For Our Wonderland)’**가 일주일 만에 조회 수 60만 건을 넘으며 해외 누리꾼들의 호평을 받고 있다. * 유튜브 주소: www.youtube.com/user/GatewayToKorea ** 영상 주소: https://youtu.be/E4DFV1Nrl48 이번 영상은 더 나은 삶을 위해 끊임없이 달려온 인류가 코로나19라는 세계적 감염병 유행(팬데믹)의 난관을 극복하고 더욱 나은 삶을 계속 이어갈 것이라는 메시지 속에 대한민국이 가진 선한 영향력이 전 세계적 위기를 극복하는 데 희망이 되길 바란다는 내용을 담았다. 영상에서는 세계 석학과 국내외 시민들의 인터뷰를 통해 “우리는 모두 같은 싸움을 하고 있다.(기 소르망 Guy Sorman, 프랑스의 문명 비평가)”, “절망하지 않고 새로운 눈으로 세상을 봐야 할 시기(시민들)”라고 말한다. 이어 “한국이 성공적인 방역 성과를 거둔 이유 중 하나는 공동체 의
[우리문화신문=이한영 기자] 이천세계도자센터에서는 오는 6월 30일까지 <영원한 여행자, 옹(甕)> 상설전을 열고 있다. 이번 전시는 19세기 말부터 21세기까지 근현대사회에서 유랑자로서 살아온 옹기장들의 흔적과 삶을 조망한다. 산란스러운 시대를 살아오며 떠돌았던 사람들의 과거와 그 안에서 인연과 웃음으로 대면했던 삶의 행복 그리고, 자의 반 타의 반으로 떠돌아야 했던 모습에서 비치는 장인들의 정신적ㆍ육체적 고뇌 등 그들의 방랑을 ‘여행자’의 열쇠말을 중심으로 표현하고 있다. ‘선험적 고향 상실로 개인이 자신을 찾아가는 여행’을 근대를 살아온 옹기장이들의 삶과 연결하여 그들의 정체성과 존재감에 대한 접근을 통해 생애 전체를 관통하는 자기증명의 작업으로서 ‘옹기’를 쌓아나가는 모습을 시대별로 전시한다. 더불어, 전시를 통해 이대로 두면 사그라질 불꽃과 같은 그들의 이야기를 대신하고, 황토빛 흙물을 묻히며 작업을 했던 옹기장들이 하지 못한 말을 듣는 기회를 가지는 전시다. 관람 시간은 아침 9시 30분부터 저녁 5시 30분까지며, 매주 월요일은 쉰다.(월요일이 공휴일인 때는 다음날 휴관0 입장료는 3,000원이며, 전시에 관한 문의믐 전화 031-64
[우리문화신문=이윤옥 기자] “여성독립운동가라는 명명 속에 얼마나 다양한 고민과 경험, 인생 역정이 담겨 있는지 전하고 싶었다. 또한 서술 방식에서는 일반적인 역사 서술과 달리 1인칭과 3인칭, 인터뷰, 다큐멘터리, 편지 등등 여러 형식을 활용해 문학적으로 형상화하고자 했다. 독립운동사라는 익숙한 틀을 벗어나 그들을 한 명의 인간으로 오롯이 느끼게 하고픈 마음이었다.” 《싸우는 여자들, 역사가 되다》(한겨레출판사)를 쓴 작가 김이경 씨는 이렇게 머리말을 썼다. 이 책은 ‘세상을 뒤흔든 여성독립운동가 14인의 초상’이라는 부제를 달고 있다. 며칠 전 필자는 이 책을 학고재 출판사로부터 선물 받았다. 이 책은 여성주의 미술의 대가인 윤석남 화백과 김이경 작가가 3·1절과 3월 8일 세계 여성의 날을 맞아 권기옥, 김마리아, 김명시, 남자현, 정칠성, 이화림, 박자혜, 김옥련 등 여성독립운동가 14명의 삶을 글과 그림으로 그려낸 작품이다. 《싸우는 여자들, 역사가 되다》의 첫 장에서 43년의 화업(畫業)을 이어오고 있는 윤석남 화백은 10년 전부터 서양화에서 한국화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고 했다. 윤 화백은 “공재 윤두서의 자화상을 만났을 때 놀랐다고 하면서 조선시
[우리문화신문=우지원 기자] 《뮤지엄 서울》. 이 제목을 본 독자는 서울에 있는 박물관을 소개하는 책을 떠올릴지도 모르겠다. 결론부터 말하면, 제목에 쓰인 서울은 작가의 필명 ‘김서울’에서 따 온 것으로, 작가 (김)서울이 자신만의 재미있는 시각과 솔직담백한 문체로 전통과 유물, 박물관을 이야기하는 책이다. 저자는 2019년 텀블벅 「시리즈 오브 시리즈」 프로젝트의 하나로 9월부터 10월까지 매주 1회씩 글을 연재했고, 당시 ‘한국 문화유산 큐레이팅’이라는 소개 문구와 함께 연재했던 글을 보완하고 다듬어 한 권의 책으로 엮어냈다. 책은 ‘흐르는 시간’, ‘유물에 담긴 시간’, ‘미래의 박물관’의 3부로 구성되어 있다. 1부 ‘흐르는 시간’에서는 명사가 아닌 동사로서의 전통, 곧 ‘흐르는 전통’을 다루고 있다. 흔히 ‘전통’이라고 하면 현재와는 단절된 과거의 한 시점을 떠올린다. 그러나 저자는 ‘전통’의 ‘전’은 ‘앞 전(前)’이 아니라 ‘전할 전(傳)’이며, ‘통’ 역시 ‘계통 통(統)’으로 두 글자 모두 이어진다는 뜻이 있음을 일깨운다. 그것은 곧, 오늘날 우리가 살아가는 방식도 전통의 일부이며 전통은 매 순간 만들어지고 있는 현재진행형이라는 것이다. 가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