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김영조 푸른솔겨레문화연구소장] 지난 10월 9일은 578돌 한글날이었습니다. 그런데 많은 이가 세종임금이 만든 훈민정음이 조선시대 내내 ‘언문’이라 하여 푸대접받았다고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실제로는 임금이나 왕비 등이 한글 편지를 썼음은 물론 교지도 한글로 써서 사실상 한글은 많은 이가 쓰는 글자였습니다. 특히 임진왜란 때인 선조 25년(1592년) 4월 13일 선조임금은 공식 문서인 교지에 언문을 썼지요. 교지를 쓴 때는 왜군이 7백여 척의 배를 앞세워 부산포로 쳐들어와 미처 전쟁 준비를 하지 못했던 조선은 왜군의 침략 앞에 속수무책으로 당했습니다. 속속들이 관군이 무너졌다는 소식을 들으며 선조는 탄식하게 됩니다. 그래서 《선조실록》 25년 8월 19일 기록을 보면 “언서로 방을 많이 써서 송언신에게 보내어 민간을 알아듣게 타이르도록 하라.”는 대목이 나옵니다. 여기서 한문이 아닌 언서(한글)로 교지를 내린 까닭은 백성과의 원활한 사맛(의사소통)을 위한 것이었는데 이는 또한 임진왜란 당시 백성의 상당수가 언문을 알고 있었다는 것을 말해주는 것이기도 합니다. 또 2022년 보물로 지정된 《정조국문어필첩(正祖國文御筆帖, 한글박물관 소장)》은 정
[우리문화신문=윤지영 기자] 오는 10월 26일부터 11월 3일까지 서울 대학로예술극장 대극장에서는 ‘드림플레이 테제21’의 연극 <최후의 분대장 - 제1부 조선의용군> 공연이 열린다. 조선의용군 최후의 분대장 김학철(1916~2001) 선생의 삶은 최후의 순간까지 격동의 현대사를 격정적으로 살아간 위대한 삶의 여정이자, 한국 현대사의 사각지대에서 잊히고 말았던 정의로운 사람들의 보고다. 무대에는 '조선의용군 최후의 분대장 김학철 선생의 삶과 죽음의 시간이 흐른다. 2001년 9월에 세상을 뜨신 김학철 선생의 유골이 유언대로 두만강을 거쳐 동해를 타고 고향인 원산 앞바다에 도착했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이 작품을 준비하였다. 식민지 시대에 태어난 김학철 선생님은 일본제국주의에 맞서는 '전사'이자, '작가'로서 동시대를 올곧게 산다는 것이 무엇인지 끊임없이 고뇌하고 몸소 행동에 옮겼다. 동시에 자기 삶의 여정에서 만났던 잊힌 사람들을 기억하며, 그들과 함께 한 시간을 소중하게 작품으로 기록해 놓았다. 무엇보다 어떠한 역경 앞에서도 긍정적이고 낙천적인 삶의 지혜와 밝고 건강한 웃음을 잃지 않았다. 출연진에는 남명렬, 김세환, 김시유, 백운철, 서정식, 이
[우리문화신문=이한영 기자] 합천군(군수 김윤철)에서 대장경테마파크에서 '2024 대장경기록문화축제'가 23일부터 27일까지 닷새 동안 열린다. 이번 축제는 세계 유산 팔만대장경의 역사와 값어치를 알리고 다양한 기록문화를 널리 전파하기 위한 행사다. 올해는 특별히 야간개장을 통해 저녁 시간에도 경관조명과 함께 축제를 즐길 수 있으며, 주요 행사로는 '뉴진스님과 함께하는 EDM 페스티벌'과 '스타강사 심용환의 기록문화 이야기쇼'가 준비돼 있다. 이 밖에도 나만의 대장경 만들기, 한지 무드등 만들기, 대장경서당 의상체험 등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이 진행되며, 마술, 저글링, 버블 공연 등의 무대가 닷새 동안 이어진다. 또한, 팔만대장경전국예술대전 입상작품이 10월 22일부터 26일까지 기록문화관에 전시되며, 테마파크 곳곳에서는 국화 전시를 통해 가을의 정취를 느낄 수 있다. 김윤철 합천군수는 "올해 축제는 다채로운 공연과 체험 프로그램으로 온 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며, "이번 축제를 통해 대장경의 역사와 기록문화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되새기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우리문화신문=이한영 기자] 경남 산청군은 오는 10월 18∼19일 시천면에 있는 한국선비문화연구원에서 '제48회 남명선비문화축제'를 연다고 11일 밝혔다. 이번 행사는 한국의 전통 선비의 대표주자인 남명 조식 선생의 정신을 기리고 현대 사회에 그 값어치를 전하기 위해 마련됐다. 축제 첫날인 18일에는 '선비의 삶과 사상'을 주제로 학술행사를 진행해 현대인이 알아야 할 선비의 값어치와 의미를 깊이 있게 탐구하는 기회를 제공한다. 본격적인 축제인 19일에는 남명묘소 참배와 남명제례를 통해 선비정신의 뿌리를 기리고 개막식에서 축제의 의미와 중요성을 전할 예정이다. 또 제26회 전국시조경창대회, 제22회 전국한시백일장, 2024년 경남학생백일장, 제9회 남명휘호대회와 제22회 천상병문학제 등 행사가 진행된다. 이 밖에도 제26회 산청군서도연합회원전과 남명 관련 사진전시, 지리산국립공원 사진전을 통해 선비 문화와 자연의 아름다움을 동시에 전할 계획이다. 특히 극단 큰들의 남명 마당극과 전통 한복 패션쇼, 에녹, 한봄, 두리의 축하공연으로 축제 분위기를 고조시킬 예정이다. 그뿐만 아니라 국궁, 투호, 고리걸기, 윷놀이, 제기차기 등 전통놀이와 가훈쓰기와 족자 체험 등
[우리문화신문=김영조 푸른솔겨레문화연구소장] 어느 늦은 저녁 나는 - 한강 어느 늦은 저녁 나는 흰 공기에 담긴 밥에서 김이 피어올라 오는 것을 보고 있었다 그때 알았다 무엇인가 영원히 지나가 버렸다고 지금도 영원히 지나가 버리고 있다고 밥을 먹어야지 나는 밥을 먹었다 지난해 경기도교육청이 '청소년 유해 성교육 도서'로 지정해 경기도 내 학교 도서관에서 폐기 처리된 소설 《채식주의자》의 작가 한강이 노벨 문학상을 받는다는 소식이 그동안 우울했던 우리의 마음을 가을 하늘처럼 푸르게 했고, 언론에는 관련 기사로 도배가 되었다. 한강 작가는 지난해 《채식주의자》로 "아름다움과 공포가 절묘하게 버무려진 작품"이라는 평과 함께 노벨 문학상 다음가는 세계 으뜸 문학상 ‘부커상’을 받았다. 그뿐만이 2014년에 내놓은 장편 소설 《소년이 온다》는 노벨문학상 수상에 가장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평가를 받는 작품으로 마지막까지 도청을 지키다 계엄군의 총에 쓰러진 열여섯 살 소년 동호를 중심으로 5월 광주를 정면으로 다룬 책이다. 한강은 《소년이 온다》를 펴낼 때 "소설을 쓰는 동안 거의 매일 울었다. 세 줄 쓰고 한 시간을 울기도 했다."라고 말한 적이 있다. 또한
[우리문화신문=정운복 칼럼니스트] 지구상에서 가장 행복한 나라를 꼽으라면 부탄을 꼽습니다. 우린 부탄 하면 불에 타는 가스를 생각할지 모르지만, 히말라야 동부에 있는 내륙국 부탄도 있습니다. 면적은 우리나라의 1/5 정도이고 인구는 78만 명밖에 되지 않는 작은 나라지요. 부탄은 경제지수로 세상을 살아가는 것이 아니라 국민총행복지수를 우선시하며 세상을 살아갑니다. 곧 경제적 성장보다는 국민의 행복을 우선시하는 나라라고 할 수 있지요. 그 나라는 첫눈이 내리는 날을 공휴일로 삼습니다. 온 마을이 잔치 분위기가 되는 동화 같은 나라지요. 그 나라는 '사랑해'라는 말이 없습니다. 대신에 '당신과 함께 할 수 있어 내 마음이 빛납니다.'라는 표현을 쓰지요. 그렇게 국민의 행복 증진에 힘을 쓰는 나라지만, 그 나라에서는 행복에 순위를 매기지 않습니다. 행복을 내세우지도, 그렇다고 불행을 내세우지도 않습니다. 부탄은 아름다운 자연환경으로 유명합니다. 히말라야산맥에 자리 잡고 있어 높은 산과 울창한 숲이 많습니다. 또한, 다양한 동식물이 살아 부탄 정부는 자연환경 보호에 힘쓰고 있지요. 자연 속에서 행복을 누리는 것은 장자의 ‘무위자연’을 닮았습니다. 우린 어떻게 하면
[우리문화신문=한성훈 기자] 국가유산청(청장 최응천)은 국가무형유산 「완초장(莞草匠)」 보유자로 유선옥(劉仙玉, 인천 강화군, 1954년생) 씨를 인정 예고하였다. 국가무형유산 「완초장」은 논이나 습지에서 자라는 1, 2년생 풀인 왕골로 돗자리, 방석, 작은 바구니, 삼합(三合) 같은 공예품을 만드는 기능 또는 그러한 기능을 보유한 장인을 말한다. 정교하게 엮어 만든 완초공예품은 상류층과 외국과의 교역품으로 과거 인기가 있었으며, 일반 가정에서도 오랫동안 생활물품으로 활용되었다. * 삼합: 크기가 서로 다른 세 개의 합이 제일 큰 합 안에 들어가 있는 완초공예품 이번 국가무형유산 완초장 보유자 인정을 위해서 국가유산청은 올해 공모를 거쳐 서면심사와 현장조사를 해 완초장의 핵심 기능인 ‘날줄(세로줄) 만들기’, ‘바닥 짜기’, 꺾이거나 접히는 부분에 세 올의 씨줄(가로줄)을 넣고 엮으면서 마무리하는 ‘삼오리치기’, 왕골로 둘레를 엮어 높이를 만드는 ‘운두 올리기’, ‘무늬 넣기’ 등의 기량을 확인한 바 있다. 이번에 보유자로 인정 예고된 유선옥 씨는 1967년 완초장에 입문하여, 이후 스승이자 남편인 고 이상재 보유자(‘23년 작고)에게 기능을 전수받아 57년
[우리문화신문=한성훈 기자] 국가유산청 궁능유적본부 창경궁관리소(소장 정종익)는 문화체육관광부, 한국공예ㆍ디자인문화진흥원(원장 장동광, 아래 공진원)과 협업하여 10월 16일부터 20일까지 닷새 동안 낮 11시부터 저녁 6시까지 창경궁 환경전(서울 종로구)에서 올바른 한복 입기를 배우며 무료로 한복 대여와 촬영ㆍ인화까지 할 수 있는 「창경궁에서 전통한복 바르게 입기」 체험행사를 진행한다. 또한, 행사 기간 중 체험행사에 참여하지 않더라도 한복을 입은 관람객은 누구나 무료 촬영ㆍ인화(1회)를 할 수 있다. * 전통한복 무료 대여(10.16.~20.): 11:00, 13:00, 14:00, 15:00, 16:00, 17:00(1일 6회, 회당 5명) 이번 행사는 ‘2024년 한복문화주간’(10.14.~10.20.)의 하나로, 우리 민족의 정체성과 값어치가 담긴 전통한복의 아름다움을 널리 알리고 일상 속 올바른 한복문화 확산을 위해 마련되었다. * 한복문화주간: 해마다 10월 셋째 주 일상 속 한복문화를 확산하기 위해 여는 전국 단위의 행사로, 올해는 10.14.(월)~20.(일)에 서울 종로구 일대와 전국 거점 300여 곳에서 진행(주최-문체부, 주관-공진원)
[우리문화신문=정석현 기자] 국립극장(극장장 박인건) 전속단체 국립무용단(예술감독 및 단장 김종덕)은 <2024 안무가 프로젝트>를 10월 31일(목)부터 11월 3일(일)까지 달오름극장에서 공연한다. <2024 안무가 프로젝트>는 전통공연예술 분야 창작자ㆍ예술가를 육성하는 ‘가치 만드는 국립극장’ 사업의 하나로 지난 2023년 12월, 공개 모집을 통해 뽑힌 3명의 차세대 안무가(정길만ㆍ이재화ㆍ최종인)의 작품을 트리플빌(Triple Bill : 세 작품을 같은 무대에 선보이는 형식)로 무대에 올린다. 국립무용단은 그동안 ‘넥스트 스텝’, ‘홀춤’, ‘겹춤’ 등 유망한 신진 안무가 양성을 위해 꾸준한 노력을 기울여왔다. 그 결과 최호종ㆍ정보경 등 한국무용계를 끌어나갈 차세대 안무가들을 배출해 창작자들의 새로운 등용문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2024 안무가 프로젝트>는 안무가로서의 창작 역량뿐만 아니라 작품 제작 전반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기 위해, 지난 10달 동안 전문가 지도와 자문을 진행했다. 그 결과, 각기 다른 개성을 지닌 안무가들이 동시대적 한국춤에 대한 고민과 성찰을 높은 완성도로 담아낸 작품을 선보인다. 현재 국립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서울옥션은 오는 10월 22일 저녁 4시 서울옥션 강남센터에서 <제180회 미술품 경매>를 연다. 특히 고미술 마당에는 희소성과 예술성을 함께 갖춘 회화, 도자가 출품된다. 먼저 조선 후기 풍속화가 기산 김준근의 <시름판>은 다채롭고 역동적인 씨름판 풍경을 묘사하고 있다. 기산 김준근이 남긴 그림 가운데 일부 씨름도가 전하고 있으나, 출품작은 기산의 다른 작품 대비 상대적으로 큰 화폭에 제대로 된 씨름 한판과 그것을 구경하고 있는 다양한 관중들의 모습을 전체적으로 담고 있으며, 그것을 표현한 필력 또한 세밀해 눈길을 끈다. 조선시대 춘화첩 두 점 또한 이번 경매의 주요 출품작이다. 특히 111번 랏(Lot)으로 출품된 춘화첩의 경우 모두 10폭으로 이뤄졌으며 인물의 비례나 이목구비, 표정 등이 기산 김준근의 필치를 연상시킨다. 종이의 질 또한 기산의 다른 작품과 비슷해 수결(사인)은 없으나 작가가 특별 주문을 받아 제작한 작품으로 여겨진다. 자라 모양의 주전자로 등껍질 부분에 낙서(洛書, 고대 중국에서 예언이나 수리의 기본이 되었던 무늬) 시문 되어 있는 <백자청화낙서문자라형주자>, 건물이나 누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