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윤지영 기자] 문화체육관광부 국립한글박물관(관장 김일환, 아래 박물관)은 개관 10돌을 맞아 여러 분야의 전문가들과 협업해 한글박물관만의 차별화된 문화예술교육 프로그램 10종 개발을 추진한다. 올해 시범운영과 전문가의 점검을 거쳐 2025년부터 본격적으로 운영할 계획이다. 외국인, 어린이 등 주 고객층에 특화된 교육 콘텐츠 개발 한글박물관은 2014년 개관 이후 유아, 어른, 외국인 등 전 연령대를 대상으로 맞춤형 교육을 운영해 왔으나, 한류 확산으로 인한 외국인들의 한국문화 콘텐츠 관심 증대 등 수요자들의 목소리를 반영해 2024년 한글 콘텐츠 기반 문화예술 융합교육 프로그램 개발 (’24.6~11.) 연구용역을 추진 중이다. 새로 개발 중인 교육 프로그램 <아! 한글, 오! 예술>은 한글 교육 콘텐츠 수요가 높은 유아(3종), 초등학생(2종), 외국인(5종)에 초점을 맞췄다. 언어문자 습득 초보 단계의 유아, 내적 언어 형성 시기의 초등학생, 한글 학습 및 다양한 한글문화 체험을 희망하는 국내외 외국인들이 한글박물관 교육의 주된 수요층이다. 특히 외국인의 경우 기존의 교육 콘텐츠가 한글 캘리그래피 체험, 목판인쇄 체험, 한글문학
[우리문화신문=김영조 푸른솔겨레문화연구소장] 1933년 조선어학회에서 널리 알린 '한글맞춤법통일안'의 올바른 적용을 위한 표준어의 제정을 위해 조선어학회는 자주 쓰는 낱말 9,547개를 골랐고 1934년 온 나라 대표 40명으로 ‘조선어표준어사정위원회를 꾸렸습니다. 이를 통해서 조선어학회(지금의 한글학회)가 1936년 10월 28일 한글반포 490회 기림날에 표준어 낱말모음집 《조선어표준말모음》을 펴냈습니다. 당시 우리나라에서 쓰이는 말은 곳에 따라 다르고 신분에 따라 달라서, 이러한 말 가운데서 어느 하나를 가리어 표준말로 제정하지 않고서는 모처럼 규정한 맞춤법을 따를 수 없었지요. 본보기를 들면, ‘줍다[拾]’라는 말이 ㄱ이라는 곳에서는 ‘줍다, 줍고, 주워’로 쓰고, ㄴ이라는 곳에서는 ‘줏다, 줏고, 줏어’로, ㄷ이라는 곳에서는 ‘줏다, 줏고, 주어’와 같이 달리 쓰였습니다. 따라서 이 세 갈래의 말 가운데서 어느 하나를 표준말로 정하고, 이 표준말을 배움말 또는 공용어로 쓸 수 있게 하며, 이에 따라 맞춤법의 규정을 세우지 않으면 안 되었지요. 그래서 펴낸 《조선어표준말모음》은 본문 122쪽, 찾아보기(색인) 117쪽 안팎으로 표준어 6,231개, 줄
[우리문화신문=김수업 전 우리말대학원장] · 파랗다 : 맑은 가을 하늘이나 깊은 바다, 새싹과 같이 밝고 선명하게 푸르다. · 푸르다 : 맑은 가을 하늘이나 깊은 바다, 풀의 빛깔과 같이 밝고 선명하다. - 《표준국어대사전》 ‘파랗다’와 ‘푸르다’가 헷갈린 지는 이미 오래되었다. 널리 알려진 바와 같이, 1924년에 나온 윤극영의 노래 <반달>은 “푸른 하늘 은하수 하얀 쪽배엔” 하고 나간다. 이때 벌써 하늘을 ‘푸르다’라고 했다는 소리다. 그래서 《표준국어대사전》도 ‘파랗다’를 곧장 ‘푸르다’라고 풀이한 것이다. 또 ‘푸르다’는 ‘파랗다’를 풀이한 그 소리를 거의 그대로 옮겨 놓고 있음을 알겠다. 그러나 ‘파랗다’의 풀이에서는 ‘맑은 가을 하늘’까지만 맞다. 바다도 ‘깊은 바다’는 아니고 얕은 바다라야 ‘파랗다’라고 할 수 있다. 깊은 바다라면 ‘새파랗다’ 아니면 ‘시퍼렇다’라고 해야 한다. ‘푸르다’의 풀이에서는 ‘풀의 빛깔과 같이’만 맞다. 그래서 ‘파랗다’의 풀이에 ‘새싹과 같이’는 ‘푸르다’ 쪽으로 옮겨 써야 하고, 마찬가지로 ‘푸르다’의 풀이에 쓰인 ‘맑은 가을 하늘이나 깊은 바다’는 ‘파랗다’ 쪽에서만 써야 마땅한 것이다. 알다시피 길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문화체육관광부와 국립한글박물관(관장 김일환, 아래 한글박물관)이 개관 10돌을 기려 만든 온라인 강연 <궁금한글> 10편을 10월 23일부터 12월 25일까지 매주 수요일 한 편씩 국립한글박물관 공식 유튜브(https://www. youtube.com/국립한글박물관)에 올린다. 온라인 강연 <궁금한 글?>, <궁금 한글!> 대공개 2024년 개관 10돌을 맞이해 <화요 한글문화강좌>의 이름을 관내 직원 공모와 투표를 거쳐 <궁금한글>로 바꾸고, <궁금한글>의 초성인 ‘ㄱㄱㅎㄱ’을 활용한 상징기호 등도 디자인했다. 올해 <궁금한글>은 ‘한글과 자연ㆍ환경ㆍ 지역어’를 주제로 한 10편의 영상을 다채로운 방식으로 기획했다. <궁금한글 : 열 가지 이야기>에 담긴 내용은? 첫 번째 강연은 권오준 생태동화 작가가 들려주는 ‘자연과 동심, 한글로 담다’로, 작가의 생태 철학과 새 이름에 담긴 한글의 아름다움 등을 소개하며 청중들과 함께 소통하는 현장 강연으로 열었다. 회차별로 강연자의 활동 분야와 강연 주제에 따라 진행 방식을 조금씩 달리하며 특색 있게 구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국립진주박물관(관장 장용준) 유튜브 콘텐츠 화력조선의 짧은 영상 ‘[전 국민 필수 교양] 1분 만에 익히는 현자총통 발사 절차’가 10월 8일 공개 이후 9일 만에 86만 조회수(2024. 10. 17. 기준)를 돌파했다고 밝혔다. 또한 곧 100만 회를 돌파할 것으로 기대한다. 지난 9월 3일부터 공개한 ‘화력조선’ 시즌5는 이전 시즌과 달리 본편과 함께 1분 미만의 짧은 영상도 제작하며 시청자의 뜨거운 반응을 끌어내고 있다. 2020년부터 시작한 ‘화력조선’의 이번 시즌은 국립진주박물관이 2023년 펴낸 《조선무기 조사연구 보고서Ⅱ: 대형 화약무기》를 바탕으로 주제를 골랐다. 또한 최신 경향을 반영하여 짧은 영상에 유머와 교육적 요소를 결합했다. 지금까지 공개된 영상은 ‘100발 토론’, ‘천자총통·현자총통·완구 발사 절차’로 본편 모두 5편, 짧은 영상 모두 3편이다. 특히 ‘[전 국민 필수 교양] 1분 만에 익히는 현자총통 발사 절차’는 군사 동호인(일명 밀리터리 덕후)들 사이에서 “과거로 돌아갈 것을 대비해 총통의 발사 절차를 익혀야 한다”라며 큰 호응을 받았다. 시청자는 댓글에 마치 조선의 포병으로 근무하는 듯한 상황극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세종특별자치시(시장 최민호)가 외래어 이름을 붙인 시설인 '복합커뮤니티센터'를 '행복누림터'로 바꿈다. 세종시는 시청 전 부서와 산하기관을 대상으로 제578돌 한글날 경축식에서 발표한 관내 외래어 시설 이름들의 우리말 개선계획을 안내했다고 밝혔다. 김하균 행정부시장은 지난 9일 열린 경축식에서 ▲복합커뮤니티센터, 로컬푸드가공지원센터 ▲도도리파크 ▲직장맘지원센터 ▲여성플라자 ▲세종형 쉐어하우스 ▲전의게스트하우스 ▲세종묘목플랫폼 등 8개 이름을 다듬은 우리말 개선계획을 발표했다. 복합커뮤니티센터의 새 이름인 '행복누림터'는 한글학회(회장 김주원), 한글문화연대(대표 이건범), 세종시 한글사랑위원회(위원장 김슬옹) 등의 추천과 시민들의 의견을 반영해 탄생했다. 행복누림터는 '행정과 복지를 누리는 장소'라는 뜻 말고도 있는 그대로 '행복을 누리는 장소'라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어 간결하면서도 폭넓게 쓸 수 있는 이름으로 평가됐다. 로컬푸드가공지원센터는 '우리농산물가공지원센터', 도도리파크는 '도도리공원', 직장맘지원센터는 '직장여성지원센터'로 바뀐다. 또 여성플라자는 '여성활동지원본부', 세종형 쉐어하우스는 '세종형 공유주택', 전의게스
[우리문화신문=김영조 푸른솔겨레문화연구소장] 지난 10월 9일은 578돌 한글날이었습니다. 그런데 많은 이가 세종임금이 만든 훈민정음이 조선시대 내내 ‘언문’이라 하여 푸대접받았다고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실제로는 임금이나 왕비 등이 한글 편지를 썼음은 물론 교지도 한글로 써서 사실상 한글은 많은 이가 쓰는 글자였습니다. 특히 임진왜란 때인 선조 25년(1592년) 4월 13일 선조임금은 공식 문서인 교지에 언문을 썼지요. 교지를 쓴 때는 왜군이 7백여 척의 배를 앞세워 부산포로 쳐들어와 미처 전쟁 준비를 하지 못했던 조선은 왜군의 침략 앞에 속수무책으로 당했습니다. 속속들이 관군이 무너졌다는 소식을 들으며 선조는 탄식하게 됩니다. 그래서 《선조실록》 25년 8월 19일 기록을 보면 “언서로 방을 많이 써서 송언신에게 보내어 민간을 알아듣게 타이르도록 하라.”는 대목이 나옵니다. 여기서 한문이 아닌 언서(한글)로 교지를 내린 까닭은 백성과의 원활한 사맛(의사소통)을 위한 것이었는데 이는 또한 임진왜란 당시 백성의 상당수가 언문을 알고 있었다는 것을 말해주는 것이기도 합니다. 또 2022년 보물로 지정된 《정조국문어필첩(正祖國文御筆帖, 한글박물관 소장)》은 정
[우리문화신문=김수업 전 우리말대학원장] 누리 안에 있는 모든 것은 끊임없이 움직이며 멈추지 않고 모습을 바꾼다. 그리고 그 안에서 사람은 그렇게 움직이며 바뀌는 모든 것들과 더불어 살아가느라 슬기와 설미(일의 갈래가 구별되는 어름)를 다하고 있다. 그러면서 그렇게 움직이며 바뀌는 모습을 알아보려고 만들어 낸 가늠이 ‘때’와 ‘적’이니, 한자말로 이른바 ‘시각’이다. 또한 그런 가늠으로 누리가 움직이며 바뀌는 사이의 길이를 나누어, ‘참’이며 ‘나절’이며 ‘날’이며 ‘달’이며 ‘해’며 하는 이름을 붙였다. 이것이 한자말로 이른바 ‘시간’이다. 그리고 우리는 이런 ‘때’와 ‘적’을 냇물이 흘러가듯 쉬지 않고 흐른다고 느낀다. 그러면서 온갖 일이 그런 흐름 안에서 일어나는 것으로 생각하며 살아가는 것이다. ‘차례’는 이런 ‘때’와 ‘적’의 흐름에 따라 먼저와 나중을 가리는 잣대를 뜻한다. 시간 안에서 일어나는 갖가지 일들을 먼저와 나중을 가려서 차례를 따지고 매기면 삶이 한결 가지런하다고 느끼며 마음을 놓는다. ‘차례’는 본디 한자말이었으나 이제는 그런 줄을 아는 사람이 거의 없어지고, 본디부터 우리말인 줄로 알 만큼 되었다. 한자가 제 본디 소리를 허물어 버리
[우리문화신문=김영조 푸른솔겨레문화연구소장] 어제 578돌 한글날을 맞아 언론에는 “시발점'이라고 하니 학생들이 ‘왜 욕해요?’”라고 했다면서 학생들 문해력 부족이 심각한 상태라는 기사들이 올라왔습니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가 578돌 한글날을 앞두고 전국 5천848명의 초ㆍ중ㆍ고 교원을 대상으로 벌인 '학생 문해력 실태 교원 인식 조사' 결과를 두고 보도한 것입니다. 하지만, 이는 언론이 아무 비판의식 없이 보도한 것에 지나지 않습니다. 예를 든 것들을 보면 위 시발점(始發點) 사례 말고도 "두발 자유화 토론을 하는데, 두발이 두 다리인 줄 알았다고 한다.", “금일을 금요일로 착각했다고 하더라”, “중학교 3학년 학생이 수도라는 말을 몰라 충격받았다” 등을 들었습니다. 하지만, 이는 ‘시발점’ 대신 ‘시작점’, ‘두발’ 대신 ‘머리털’, ‘금일’은 ‘오늘, ’수도‘는 ’서울‘이란 쉬운 말로 바꾸면 간단히 해결될 일입니다. 최근 우리말 사전 《푸른배달말집》을 펴낸 한실 님은 “오늘날 널리 쓰는 한글왜말은 조금도 우리말이 아니다. 지금 우리가 쓰는 많은 한자말들은 중국에서 쓰던 말보다는 일본이 만들어서 우리가 따라 쓴 말이다.”라고 말입니다. 예를 들면 일본처
[우리문화신문=김영조 푸른솔겨레문화연구소장] 오늘은 세종대왕이 훈민정음을 반포한 지 578돌, 창제한 지는 581돌이 되는 날입니다. 한글은 세종이 천지자연의 소리 이치를 그대로 담아 창제한 글자요 예술이요 과학임은 이제 세계가 압니다. 더더욱 훈민정음은 한문에 능통하고 절대군주였던 세종의 크나큰 백성사랑이 돋보이는 글자입니다. 그런데 오늘 문화체육관광부 누리집을 들어가 보고 깜짝 놀랐습니다. 한글날 여기저기서 행사를 하고 그걸 문화부가 장려하면 무얼 합니까? 한글과 우리말 주무부서인 문화부 누리집에 첫 화면에 <국어기본법>을 어긴 인스타그램 꼭지가 버젓이 등장하고 있으니 말입니다. 우선 ‘EVENT’라는 영어가 쓰였고, 한글로 썼지만 ‘로컬’, ‘굿즈‘ 같은 영어도 보이니 말입니다. 문화부가 그러니 중소벤처기업부는 ’화이팅데이‘,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글로벌 AI 프론티어랩‘, 국방부는 ’COMING SOON‘, 충청남도는 ’POPUP ZONE‘, 부산시는 ’FESTIVAL SHIWOL‘처럼 영어를 자랑스럽게 씁니다. 분명히 <국어기본법> 제14조 제1호에 “공공기관 등의 공문서는 어문규범에 맞추어 한글로 작성하여야 한다.”라고 되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