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김영조 푸른솔겨레문화연구소장] 고려 후기 학자 이곡의 《가정집(稼亭集)》에는 《화엄경》 속 담무갈보살(금강산에 머무는 보살)이 1만 2천 보살을 이끌고 금강산에 나타났다고 합니다. 이렇듯 예부터 이 금강산을 사람들은 신성한 영역으로 여겨왔습니다. 또 그 비경에 푹 빠진 조선 시대 화가들은 마치 무언가에 홀린 듯 붓을 들고 그 아름다움과 신비로움을 한 폭에 그림으로 담아내고자 노력했습니다. 그런데 국립중앙박물관에는 진경산수화로 잘 알려진 겸재 정선의 <정양사>가 있습니다. <정양사>는 금강산에 있는 유명한 절인 정양사에서 금강산 일만 이천 봉을 보고 그린 작품입니다. 정선은 능숙한 솜씨로 정양사가 있는 왼쪽 토산의 부드러운 모습은 둥긋한 산의 형태로 잡아내고 수풀이 울창한 모습은 붓을 뉘어 그린 미점(米點)으로 빽빽하게 찍어 표현했습니다. 암봉이 서려 있는 오른쪽 화폭은 강한 필세를 가진 수직선으로 그렸는데 소향로봉, 대향로봉, 비로봉 따위 봉우리 모습을 날카롭고 각지게 표현해 왼쪽의 토산과 대비되게 그렸습니다. <정양사> 왼쪽 위에는 ‘정양사 겸노(正陽寺 謙老)’라고 써두었는데 이를 보아 이 그림은 노년기의 정선
[우리문화신문=김영조 푸른솔겨레문화연구소장] 대한민국의 국가무형문화재에 <조선왕조궁중음식(朝鮮王朝宮中飮食)>이 있는데 이는 조선시대 궁궐에서 차리던 음식으로 전통적인 한국 음식을 대표합니다. 특히 임금이 드시는 것에는 아침과 저녁의 수라상과 이른 아침의 초조반상(初朝飯床), 점심의 낮것상 등 네 차례 식사가 있습니다. 여기서 초조반상은 이른 아침에 죽과 마른찬이며, 아침과 저녁의 수라상은 12가지 반찬이 올라가는 12첩 반상차림으로 원반과 곁반, 전골상의 3상으로 구성되어 있지요. 여기서 사람들은 궁중요리 하면 12첩 반상을 생각하고 기름진 것들로 그득할 것으로 판단합니다. 그런데 조선시대 궁중에서는 임금과 왕비의 수라상에 올릴 생채음식에 많은 공을 들였습니다. 특히 신선한 푸성귀(채소)를 수라상에 올리려고 서울 뚝섬에 ‘농푸꼬지기’라는 일꾼을 두었고, 창덕궁 후원에는 궁중에서 필요한 푸성귀를 기르는 내농포(內農圃)를 만들었지요. 그뿐만이 아니라 수라간에는 채증색(菜蒸色)이라는 푸성귀 요리 전문가 6명을 별도로 두었을 정도입니다. 또 수라상에는 숙채(熟菜)라 하여 푸성귀를 익혀 조리한 반찬과 푸성귀를 날것으로 조리한 생채를 올렸는데, 대표적인 궁중
[우리문화신문=김영조 푸른솔겨레문화연구소장] 지난 2020년 8월 20일 광복회와 ‘국가(國歌)만들기시민모임’은 국회소통관에서 오랜 노력 끝에 베를린의 독일 연방 문서보관소(Bundesarchiv)에서 에키타이 안(안익태)의 만주국 건국 10돌 음악회 지휘 동영상을 입수하여 영상 공개 공동기자회견을 열었습니다. 이 영상은 1942년 9월 18일 베를린 필하모니에서 <대편성 오케스트라와 혼성 합창단을 위한 교향 환상곡 ‘만주국(Mandschoukuo)’>이라는 곡명으로 에키타이 안이 지휘한 것입니다. 이날 공개한 영상의 절정에 해당하는 합창 부분의 대본은 에하라 고이치가 썼는데 그는 주베를린 만주국 공사관의 참사관이었으며, 주독 일본 첩보기관(IS)의 총책으로 경제무역, 문화선동, 첩보 등의 업무를 담당했던 인물이지요. 에키타이 안은 바로 이 에하라 고이치의 사저에서 1941년 말부터 1944년 4월 초까지 살며 그의 지원을 받아 활동하였습니다. 에키타이 안은 그 대가로 일본제국과 나치독일의 고급 선전원(프로파간디스트)로서 용역을 제공한 것입니다. 만주국을 찬양하고 일본ㆍ독일ㆍ이탈리아 3국의 단결을 노래한 이 합창 부분은 오늘날 <한국 환상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