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오늘 보내드리는 그림을 가만히 들여다보세요. 저 멀리 지평선 너머로 희망찬 아침 해가 떠오르는데, 우리네 삶을 상징하는 농부의 등은 거센 바람에 조금 굽어 있습니다. 흩날리는 나뭇잎들이 마치 우리의 발걸음을 자꾸만 뒤로 당기는 '덜미'처럼 느껴지기도 합니다. 하지만 그 바람 속에서도 묵묵히 길을 걷는 저 뒷모습이 참으로 눈물겹고도 든든하지 않나요? 오늘 우리는 이 그림 속 풍경을 닮은 토박이말 하나를 꺼내보려 합니다. 살림의 발걸음을 멈춰 세우는 '덜미' 요즘 주유소 전광판의 숫자를 볼 때마다 가슴 한구석이 덜컥 내려앉는 기분을 느끼셨을 겁니다. "고유가가 살림의 덜미를 잡는다"는 말이 참 아프게 다가오지요. '덜미'는 목 뒤편의 아랫부분을 말합니다. 누군가에게 덜미를 잡히면 우리는 옴짝달싹하지 못한 채 뒤로 끌려가거나 제자리에 멈춰 설 수밖에 없지요. 고유가라는 불청객이 성실하게 앞으로 나아가려는 여러분의 일상을 뒤에서 꽉 붙들고 늘어지는 것만 같아, 그 답답함을 어떻게 다 위로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덜미'라는 단어의 어감에는 팽팽하게 당겨진 삶의 긴장과 고단함이 서려 있어 더욱 애틋하게 느껴집니다. 당신의 잘못이 아니랍니다
[우리문화신문=김슬옹 교수] 1586년(선조 19년)에 안동에 사는 한 여인이 죽은 남편에게 한글 편지를 썼다. 그 여인은 바로 조선 중기 고성 이씨 문중의 며느리로 ‘원이 엄마’라고 한다. 그녀의 남편 이응태는 임신한 젊은 아내와 어린 아들, 부모 형제를 두고 서른한 살의 나이로 세상을 떴다. 그러자 아내인 원이 엄마는 자신의 머리카락을 잘라 만든 미투리와 한글 편지를 무덤 속에 함께 넣어 마음을 전했다. 원이 엄마의 한글 편지에는 남편과 함께 누워 나누었던 이야기부터 배 속 아이를 걱정하며 한탄하는 이야기까지 애절한 사연이 담겨 있다. Woni’s Mother Leaves a Hangeul Letter at Her Husband’s Grave In 1586 (the 19th year of King Seonjo’s reign), a woman living in Andong wrote a Hangeul letter to her deceased husband. This woman, known as “Woni’s Mother,” was a daughter-in-law of the Goseong Yi family in the mid-Joseon period. He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봄기운이 가득한 아침, 창밖으로 보이는 뫼와 들에는 엊그제 틔운 것 같만 같았던 새싹들과 잎들이 몰라보게 훌쩍 자라 풀빛깔을 자랑하고 있습니다. 어제 우리나라의 큰 기업인 삼성전기가 베트남에 1조 8천억 원이라는 엄청난 돈을 쏟아 붓기로 했다는 기별이 제 눈길을 사로잡았습니다. 이는 단순히 공장을 짓는 일을 넘어, 세계 시장이라는 넓은 들판에 새로운 발판을 마련하고 앞으로의 경쟁력을 키우기 위한 힘찬 발걸음으로 보입니다. 낯선 땅에 뿌리를 내리고 새로운 길을 만들어가는 모습에서, 우리 한어버이(조상)들께서 거친 땅을 가꾸어 기름진 밭으로 만들던 드높은 애씀이 떠오릅니다. 나라 안팎으로 경제 상황이 쉽지 않지만, 이럴 때일수록 멀리 내다보고 차근차근 앞날의 밑바탕을 만들어가는 모습이 참으로 미덥습니다. 오늘처럼 맑은 하늘 아래, 우리가 새로운 앞날을 생각해 지녀야 할 마음가짐을 가장 잘 나타내 주는 토박이말 '일구다'를 꺼내어 봅니다. '일구다'는 논밭을 만들기 위해 땅을 파서 일으키거나, 어떤 일의 바탕을 힘들여 이루어 낸다는 뜻을 지닌 참으로 부지런하고도 끈기 있는 움직씨입니다. 《표준국어대사전》에서는 이 말을 '논밭을 만들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