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정운복 칼럼니스트] 절에 가면 소리 나는 사물(四物)이 있습니다. 범종(梵鍾)ㆍ목어(木魚)ㆍ운판(雲版)ㆍ법고(法鼓)가 그것이지요. 법고는 대체로 소가죽으로 만듭니다. 북을 울리며 네다리로 걷는 축생들의 복을 비는 것이지요. 운판은 청동 재질의 구름 모양으로 만든 판입니다. 구름은 하늘에 있는 것이니 날짐승의 복을 빌기 위함입니다, 목어는 물고기 형상이니 물속 생물들의 복을 빌기 위함이고 마지막으로 범종은 현세를 사는 중생들의 복을 빌기 위한 물건이지요. 범종은 아침에는 33번 저녁에는 28번을 치는데 이는 아침에는 삼심삼천에 저녁에는 이십팔수에 종소리가 들리라는 의미이지요. 서양종과 동양종의 차이점은 크기에도 있지만 치는 방법의 다름에 있습니다. 서양종은 공이가 내부에 존재하지만, 동양종은 외부에 존재하지요. 세계에서 가장 큰 종은 러시아에 있는 짜르벨로 200톤이 넘습니다. 그 거대한 종의 공이도 내부에 존재합니다. 그러니 서양에서는 종이 클수록 치는 것이 어려웠을 것입니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큰 종은 평화의 댐에 있는 세계평화의 종입니다. 세계 각지의 전쟁과 분쟁지역에서 보내온 탄피를 녹여 만든 종으로 만 관의 무게지요. 곧 37.5톤입니다
[우리문화신문=김영조 푸른솔겨레문화연구소장] 암자에서 종이 운다 - 함민복 종소리가 멀리 울려 퍼지는 것은 종이 속으로 울기 때문이라네 외부의 충격에 겉으로 맞서는 소리라면 그것은 종소리가 아닌 쇳소리일 뿐 종은 문득 가슴으로 깨어나 내부로 향하는 소리로 가슴 소리를 내고 그 소리로 다시 가슴을 쳐 울음을 낸다네 그렇게 종이 울면 큰 산도 따라 울어 큰 산도 종이 되어주어 종소리는 멀리 퍼져 나간다네 오래전 ‘한국의 범종’이라는 이름의 녹음테이프 선물 받은 적이 있었는데 그 안에는 여러 종소리가 녹음돼 있었지만, 그 가운데 “성덕대왕신종”의 울림을 듣고는 다른 종소리는 들어보고 싶은 마음이 들지 않았다. 그도 그럴 것이 ‘성덕대왕신종’ 종소리는 장중하면서도 맑은소리와 유난히 길면서도 신비스러운 소리를 들려주어 듣는 사람을 꼼짝 못 하게 하는 매력이 있었다. 독일 고고학자 켄멜은 이 종을 일컬어 “한국 제일의 종이 아니라 세계 으뜸 종”이라고 평했다. 오직 우리나라 종에만 있는 독창적인 것이 바로 종 윗부분에 있는 음관(音管)과 종구(鐘口) 바로 밑에 파인 명동(鳴洞)이라고 한다. 음통(音筒) 또는 용통(甬筒)이라고도 하는 음관은 종의 음질(音質)과 음색(音色
[우리문화신문=최우성 기자] 경기도 여주시 금사면 상품리 어느 계곡에서 발견된 고려시대 범종이다. 이 범종은 요즈음 절에서 만드는 범종보다는 작지만 전체높이가 1.2m 정도 되어보이는 종으로 그리 작지도 않다. 이 범종은 『청녕 4년』이라는 연호가 새겨진 것으로 보아 고려 문종 12년(1058)에 만들어진 것이다. 이 범종은 전체적인 형상은 신라시대 범종의 구성과 조형감을 유지하고 있다. 종의 위 용뉴 부분에는 종을 매달기 위해 종걸이를 한마리의 용이 용트림하는 모습으로 하였고, 용의 뒷편에는 만파식적으로 대나무 통이 세워져 있다. 종 몸통 윗부분에는 꽃잎모양의 띠를 두른 대(帶)가 표현되었고, 종을 치는 당좌의 4개로 늘어나는 등 고려시대에 들어서 변하는 모습을 알 수 있다. 종의 몸통 윗부분과 아랫부분에는 띠를 두르는 꽃잎장식이 돋을새김으로 새겨져 있고, 4면에는 9개의 꽃잎과 유두로 된 장식이 있으며, 아랫쪽 띠 위에는 종을 만드는 목적이 위패모양으로 새겨져 있다. 새겨진 명문을 해석해보면 【특별히 우리 임금님의 수명이 하늘처럼 길기를 바라며, 쇠로 종 1구를 주조하였으니, 그 무게는 150근이다. 청녕 4년 무술년 5월 어느날】 전체적으로 균형감각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