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위에 남는 발자국을 담은 말]자국눈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예수님오신날(성탄절)을 이틀 앞둔 오늘, 하늘빛은 조금 흐리다고 합니다. 들려오는 기별(뉴스)을 보니 뒤낮(오후)부터 비가 내리고, 경기도 위쪽과 강원도 높은 곳에는 눈이 올 거라고 하네요. 그런데 날씨알림이가 이어주는 "적설량 1cm에서 5cm안팎"이라는 말이 조금 왠지 모르게 쓸쓸하게 들렸습니다. 그래서 우리 마음을 몽글몽글하게 만들어 줄 아름다운 토박이말 '자국눈'을 꺼내 봅니다. '자국눈'이라는 말을 소리 내어 읽어 보면 눈앞에 뚜렷한 발자국 하나가 찍히는 듯하지 않으신가요? 《표준국어대사전》의 풀이를 빌리자면 '자국눈'은 '겨우 발자국이 날 만큼 적게 내린 눈'이라는 뜻입니다. 눈이 펑펑 내려서 온 누리를 하얗게 덮으면 좋겠지만, 때로는 바닥에 살짝 깔릴 만큼만 올 때가 있지 않습니까? 바로 그때, 사람이 밟으면 발자국이 뚜렷하게 남을 만큼 얇게 깔린 눈을 일컫는 말입니다. 이 말은 우리 말꽃 지음몬(문학 작품) 속에서도 쓰였습니다. 백수린 님의 소설집 《여름의 빌라》에 실린 <폭설>을 보면, 주인공이 눈 내리는 바람빛(풍경)을 바라보며 제가 아는 아름다운 눈의 이름들을 하나하나 떠올리는 대목이 나옵니다. "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