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의 갑작스런 부음을 알려준 사람은 최웅규 관장의 인천근대박물관과 지척의 거리에 있는 인천관동갤러리 도다 이쿠코 관장이다. 작가이기도 한 도다 이쿠코 관장은 2016년 3월 16일 일본 <민단신문(民団新聞)>에 최웅규 관장을 소개했다. 사진과 함께 실린 최 관장의 온화한 얼굴이 인상 깊다.
기자도 여러 번 인천근대박물관을 찾아가 향수에 가득한 물건들을 바라다보며 근대화시기에 우리가 소중히 여기지 않던 물건을 하나둘 모으기 시작한 최 관장의 안목에 놀라곤 했다.
개업식 집에 선물로 들고 갔을 법한 엄마돼지와 아기돼지 십여 마리의 그림을 비롯하여 개항초의 인천 모습이라든가 70년대의 각종 교과서며 교복은 물론이고 집들이용 성냥갑 등 근대화 시절의 생활용품으로 최 관장의 박물관은 그야말로 발디딜틈이 없이 2층 까지 빼곡했다.
그 좁은 공간에서 최 관장은 온화한 미소로 찾아오는 손님들을 위해 “그때 그 시절” 이야기를 마치 흑백영화의 변사처럼 구성지게 들려주곤 했다.
“개항과 동시에 근대화가 시작된 인천 거리에 들어선 최웅규 관장의 작은 박물관은 한국의 근대로부터 현대에 이르는 동안의 모습이 빼곡하게 들어차 있다. 나는 이곳이 몹시 맘에 들었다. 내가 인천에 터를 잡게 된 것은 순전히 최웅규 관장의 권유에 의한 것이다” 이는 도다 이쿠코 관장의 말이다.
도다 이쿠코 관장은 지척 거리에 갤러리(2015년 1월 개관)를 열고 최 관장과 근대에서 현대에 이르는 문화를 전시하고 알리는 작업을 막 시작했는데 최웅규 관장이 갑자기 세상을 떴다는 소식을 듣고 보니 마음이 아프다.
그간 폐암 투병을 하고 있다는 소릴 들었는데 이렇게 빨리 세상을 하직하실 줄이야. 내일이 발인날이라고 한다. 저녁쯤 도다 이쿠코 관장과 함께 장례식장에 들려 최웅규 관장의 인천에서의 마지막 밤을 위로하고 싶다. 작은 박물관이지만 우리가 버린 근대의 마음을 끌어안고 아끼고 사랑하며 인천에 둥지를 틀었던 최웅규 관장의 명복을 빌어마지 않는다.
<인천근대박물관 최웅규 관장 약력>
2014년12월 인천광역시 시장상 ‘올해의 박물관인 상’수상
주요전시목록
1993년 인천도시 100년 展
1994년 근대교육사 자료 展 (당진문화원)
1995년 향토민속자료 생활 용구류 특별 展 (인천 시립 박물관)
1996년 KBS-TV 6시 내고향 개화 문물 展 유물소개
1997년 태극 문양 전시회 / 근대교과서 전시회 (광주 신세계 미술관)
1998년 인천 개화기 엽서 展 2회
1998년 미국 L.A . 그때 그 시절 생활사 자료 展 (약 2만점 전시)
1999년 신세계미술관 ,<이발소 그림> 展 (서울, 인천, 광주 )
1999년 성곡미술관, 세기의 전환 - 시각 문화 展
2000년 <여성 100년> 展 (신세계미술관)
2000년 금호미술관, 국사 , 하 자료 展
(신문, 잡지, 문학, 창간호, 영화, 미술, 만화 등 기록물)
2000년 (사)해반문화사랑회 - <열린땅, 인천> 展 - 개화의 불꽃
2001년 태극기 변천사 展 (인천시립박물관)
2001년 추억의 교실, 학교문화 50년 展 / SBS (일산 꽃 박람회장)
2002년 추억의 교실 / SBS 부산방송 ( 부산 컨벤션 센타)
2002년 수진본(좁쌀책) 전시회, (부평도서관)
2003년 공공포스터화 신문호외로 본 시대상 (신세계미술관, 인천, 광주, 마산)
2003년 교육자료 변천사 展 (부평도서관)
2003년 추억으로 역사를 모으는 사람들(세종문화회관)
2004년 태극기자료전 (거제, 김천, 삼척, 대구, 포천 순회전)
2005년 표지가 아름다운 책 , 딱지본 전 (부평도서관)
2008년 국가기록원 나라기록관(분당) 최웅규 자료실 개설
2010년 인천근대박물관 개관
2015년 광복70년 자료로 보는 일체침략사전(인천관동갤러리
*장례식장: 가천대 길병원 301호 ( 인천광역시 남동구 남동대로 774번길 21(구월동) 전화 : 1577-2299)
*발인: 7월 10일 (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