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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홍구 시인이 만난 사람

덕분에 불편이 없습니다

[허홍구 시인이 만난 사람 27]

[우리문화신문=허홍구 시인]

 

나를 되돌아보니 참으로 먼 길을 달려왔습니다.

일흔 고개를 넘고 여든을 향해 마구 내달리는 무심한 세월!

아직은 이 아름다운 세상의 주인공으로 살아가고 있지만

누군가가 도와주어야 내 몫의 삶을 잘 이어갈 수 있습니다.

 

푸르고 싱싱하던 젊음은 가고 제 기능을 다하지 못하는 것들이

점점 많아졌습니다. 충직하게 나를 대신하여 꼭꼭 씹어 맛있는

음식을 먹여주던 이빨은 하나둘씩 다 빠져나가고 말았습니다.

 

이제 누가 또 무엇이 고장 난 나를 대신해 줄까요?

눈에는 안경이, 입속에는 틀니가, 아픈 다리는 지팡이가,

귀에는 보청기, 그리고 여러 가지의 약품들이, 또 외롭고 쓸쓸한

마음은 가족과 이웃 그리고 친구들의 따뜻한 우정과 사랑이

나를 도와주고 위로해 주고 함께 할 것입니다.

 

이번에는 상한 이를 치료해주고 틀니를 만들어준

치과 의사를 고마운 마음으로 소개합니다.

 

 

 

                                 유 준 상*

 

 

        오래전 서울대학을 졸업하고 개업한 치과의사가

        썩어 냄새나는 환자의 치아를 치료하는 의사보다는

        맛있는 음식을 만드는 일이 더 즐겁고 행복하다며

        의사를 포기하고 식당을 개업하여 화제가 되었지만

        환자에게는 그래도 의사가 더 고맙고 존경스럽다.

 

        언제나 환한 웃음으로 환자를 맞아주는 멋진 표정

        아프지 않게 깔끔하게 치료해주는 치과 의사입니다

        일흔이 넘도록 변함없이 맛있는 음식을 꼭꼭 씹어서

        나를 확실하게 먹여 살게 해 주었던 고마운 일꾼들을

        잘 보살펴 치료해주었지만, 관리 잘못은 내 탓이다.

 

        더는 쓸모없는 일꾼들 이미 다 뽑혀 나갔으니

        이제 나를 대신해 줄 통 틀니를 만들어야 했었다

        호랑이도 이가 빠지면 죽음을 준비한다던데

        틀니는 맛있는 음식을 내게 먹여 살려줄 일꾼 아닌가!

 

        빙그레! 웃는 얼굴로 환자를 안심시키는 멋쟁이 의사.

 

        * 치과의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