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안동립 기자]
# 8일 차, 2024년 5월 15일, 수요일
숙박 : 청하시 ‘海悅酒店’ 0906-8521111, 이동 거리 : 654km, 기온 : 15°~27°
저녁 식사 : 23:30분, 호텔 도착 : 새벽 01:20분
오늘은 이동 거리가 멀어 버스에서 토론회를 열었다. 민주식 교수는 폐허의 미학이란 : 인공물이 세월의 흐름에 따른 사라짐을 어떻게 볼 것이냐, 서역의 거대한 유적과 자연을 보면서 많은 것을 느꼈다는 소회와 자연과 예술 인간미 등이 폐허는 무엇이냐 독특한 유형의 아름다움이다. 사라져가는 아름다움, 없어져 가는 아름다움, 인간의 내면적인 아름다움이었다. 현대에 와서 나 자신을 깨달은 것이 아니겠냐는 민주식 교수님 명강의를 들었다. 엄수정 님의 아리랑과 사철가, 창부타령 소리로 답사 분위기는 으뜸이다.
천산산맥 북쪽 도로가 동쪽으로 이어지던 길이 북쪽으로 준가얼분지를 가로질러 알타이산맥 쪽으로 500km를 간다. 초입에는 유전이 많이 보이더니 고도 460m에서 1,130m로 꾸준히 올라간다. 메마른 구릉 사막이 몽골 풍경과 비슷하다. 황사로 하늘이 누렇게 보인다. 고속도로 안내판에 '야생동물 보호구' 경적 금지 안내판이 여러 개 보인다. 황량함의 아름다움을 느낀다.
준가얼분지가 32만㎢로 남한의 3배 크기이다. 몇 시간을 달렸는데 지역 간의 인적 물적 교류가 없는 것 같다. 지나는 차량을 볼 수 없다. 우리가 탄 버스 전용도로 같은 느낌이다. 바람이 없는 날 풍력발전기 수백 대가 멈추어 서 있다. 낙타, 소, 양이 보이더니 13시 55분에 준가얼분지 첫 동네 차쿠얼투 마을에 들어가 점심으로 양면을 먹었다. 물이 흐르고 나무가 있는 오아시스 마을이다.
알타이산맥 부근에 오니 게르가 몇 개 보인다, 말, 양, 낙타 방목을 많이 한다. 갈림길까지 410km(16시), 삼도해자까지 152km 남았다. 중국의 운전기사들은 원칙대로 규정 속도를 지켜서 운행속도가 늦어진다. 몇 번의 공안 검문이 있었는데 단체 비자를 제시하니 큰 문제 없이 통과할 수 있게 해준다. 가는 길 마을에 석인상과 석곽묘가 있다고 하여 둘러보았다. 항아리 모양 동그란 얼굴의 석인상이다. 처음 보는 얼굴 형태다.
삼도해자 요금소에 도착하니 관리하는 공안이 미리 연락받고, 오토바이를 타고 삼도해자 지역을 가서 확인하니 눈이 7m가 쌓여서 갈 수 없다고 한다. 공안이 직접 찍은 동영상을 보여준다. 온종일 달려왔는데 이런 낭패를 어쩌나…. (나중에 알고 보니 눈사태가 나서 도로에 눈이 7m가 쌓인 것이다.)
발길을 돌려 공안이 알려준 암각화를 찾아 나섰다. 지리를 모르는 안내원이 눈이 녹아내려 홍수처럼 물이 내려오는 하천 둑으로 걸음을 재촉한다. 아무리 봐도 농경지와 제방길밖에 없는데, 앞장서서 가고 있다. 안내원을 불러 세워 물어보니 공안이 지도상에 알려준 장소로 막 걸어간 것이다. 오늘 하루 마무리가 엉망이 되었다. 알타이산과 준가얼분지가 얼마나 크고 넓은지 몸으로 확인하였다.
초원 석인과 암각화를 답사할 지역인 북둔시(北屯市, 6시간 318km)로 가는 것을 포기하고 청하시에서 자고 내일 일찍 우루무치 공항으로 가기로 했다.
[청하 삼도해자 적석총(青河三道海子 積石塚) : 알타이산 아래 약 3,000 ~ 4,000년 전 적석총으로 높이 15m, 지름 76m다. 고구려 수도 집안시 환도성에 10만기와 백제 석촌동 고분군 적석총으로 이어지는 유물의 역사 고리를 찾아 우리 답사회는 몽골 7차, 우즈베키스탄, 러시아, 만주 지역을 답사하였다. 알타이산 남쪽 기슭에 대형 적석총과 사슴돌 비석, 석인상, 고대 암각화가 많이 있어 견줘 보고자 하였다.]
○ 버스를 청하시 쪽으로 돌려 호텔을 찾아 어두운 밤길 현급도로를 달리는데 평균 속도가 40~50㎞다. 청하시는 삼도해자 현 소재지로 빙글 돌아서 또 다른 알타이산 계곡으로 비틀거리며 천천히 달린다. 호텔 부근 식당에 도착하니 23:30분이다. 미리 전화하여 주방과 직원들이 음식을 준비하고 있다. 청하현은 작은 읍내로 거리는 한산하고 어두침침하고 쌀쌀하다. 이 지역은 관광지가 아니고 국경 지역이라 외부인들은 신고하여야 여행이 가능한 지역이라 식당 직원들이 한국인을 처음 본다고 하며, 우리 일행을 기웃거려 식탁으로 불러 인사를 하였다.
호텔에 도착하니 새벽 01:20분이다. 오늘 답사는 고행의 연속이다. 내일 새벽에 나가야 하여 대충 씻고 바로 잠자리에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