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안동립 기자]
# 12일 차, 2024년 5월 19일, 일요일
숙박 : 카스(카슈가르) 喀什努尔兰大饭店 151-09050886
기온 : 18°~30°(황사), 이동 거리 : 484km
우리 답사회의 마무리 일정이 다가 온다. 오늘은 카스(카슈가르)까지 이동하는 날이다. 새벽 6시 20분 출발한다. 호텔 주변 포장마차가 장사하고 있다. 진풍경이다. 북경시간에서 3시간 빼면 새벽 3시라고 보면 된다. 새벽인데 백야 현상이 같이 흐린 하늘처럼 뿌옇게 보인다. 야커쑤시를 20km쯤 빠져나오니 도로변 나무가 사라지고 황량한 사막이 이어진다. 서역으로 가는 도로가 일직선으로 끝없이 펼쳐진다.
고속도로에 인접하여 국도와 철도가 있어 화물 열차가 셀 수 없이 많은 차를 연결하고 간다. 대륙의 규모가 놀랍다. 중국이 몇 년 만에 엄청난 변화를 불러온 것은 무서울 정도로 빠르게 발전하고 있다.
타클라마칸 사막 북쪽 천산 아래로 이어지는 메마르고 황량한 사막길에 고속도로를 만들어 현대의 실크로드 여행자는 쉽게 사막을 건너간다. 중국의 가장 서쪽 파키스탄, 인도, 타지키스탄, 아프가니스탄, 키르키즈스탄 5개국이 인접한 카스시 향비묘(470km)를 찾아간다. 사막 도로변 물길 변경 방조제를 어림잡아 100~300m 길이로 폭우에 대비하여 300~500m마다 촘촘하게 수백 개를 건설하였다. 대평원에서 도로 유실 방지와 사고에 대비하여 좋은 방법이다.
이곳 고속도로의 단점은 졸음쉼터, 긴급 주차구역이 전혀 없다는 것이 문제이다. 갓길은 있다. 멀리 남쪽에 타림강 물줄기가 보였다 사라진다. 8시쯤 되니 날이 밝았는데 하늘은 안개처럼 누런색이다. 120km 구간을 달리는 동안 아무것도 없다가 첫 휴게소가 나온다. 168km에 PA 구역이 처음 나왔다. 화물차 2대 정도 댈 수 있는 작은 규모다. 차량 통행이 뜸하여 휴게소도 최소로 운영한다.
9시 30분, 3시간에 걸쳐 220km를 달려오니 검문소와 휴게소가 있다. 중국인들은 버스에 내려서 건물 안으로 들어가 검문을 통과해서 나온다. 외국 관광객은 공안이 여권을 요구한다. 바람이 세차게 불어 황토 먼지가 날려 하늘에 태양이 없고 노랗다.
사막 500km를 건너오는데 실개천도 보기 어렵다. 다리목 강이 멀리 보여도 건조하여 증발하여 개천 수준이다. 저수지 크기는 크지만, 평지형 저수지라 수량이 적다. 이곳 여행은 광대한 시간과 공간이 다른 세상에 온 것 같다. 황당하고 외계의 행성 같은 느낌이다. 조금씩 남아있는 본래의 모습을 보먼서 아름다웠다. [유네스코에서는 유적지를 보존하는 것보다는 약탈하고 가져간 것을 되돌려주는 운동하여, 문화재가 원래의 자리인 석굴에 복원했으면 좋겠다. (김소만 이장의 생각)
내가 살던 지역과 다른 환경 황량한 사막 고립된 세계 막연한 두려움을 느낀다. 사막의 경계를 넘는다는 것은 삶과 죽음의 길을 나선 것이다.
오후 1시 카스 시내로 들어서니 나무와 농사짓는 밭이 많아졌다. 아단지모(雅丹地貌, 흙이 풍화된 지형) 같은 산이 카스 진입 도시를 감싸고 있다. 황량함에 거친 땅 모양이 여행객의 마음에 다가온다. 과연 무엇이 아름다움인지 다시금 생각하게 만드는 풍광이다.
○ 향비 묘(客什 香妃园) : 6백 년 역사의 향비원(향비의 몸에서 향기가 난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은 건륭제(1711~1799년)의 용비(容妃, 황제 비빈의 계급의 하나)의 화려한 이슬람 양식 묘지인데 중앙 돔 형태로 사방에 미나렛이 4개가 있다. 백자로 구워진 타일 문양이 화려하고 아름답다.
○ 카스박물관(客什博物館) : 신장 실크로드 각지에서 출토된 석기시대 청동기시대, 여러 유물을 전시하였다. 실크로드의 찬란한 역사를 볼 수 있었다.
○ 아이티가얼 청진사(艾提尕尔清真寺) : 1422년에 세워진 이슬람사원 1872년 개축하였다. 동서 120m, 남북 140m로 약 2천 명이 동시에 예배를 드릴 수 있는 중국에서 가장 큰 이슬람사원이다. 외형은 간결하고 소박한 이슬람의 특색을 잘 보여준다. 지금도 사원으로 쓰고 있으며, 일반인이 성전 내부까지 관람할 수 있다.
○ 백년찻집(百年老茶馆) 천년 거리 가운데 왼쪽 이층집인데 주변 가게들이 백년찻집 간판을 걸어두어 잠시 헷갈렸는데 거리에 노인에게 물어보니 바로 앞집이라고 알려준다. 홍차와 재스민향 두 가지를 시키고 차 한잔하는데, 한쪽에 자리한 악단 4명이 서역 악기인 양금, 작은북, 비파 등 서역 음악을 연주하고, 수리아라는 무희가 카자흐 춤을 힘차고 아름답게 춤을 추니 남자 노인이 박자를 맞추어 뛰면서 흥을 돋우니 우리 팀 여자 대원이 자리에서 일어나 같이 어울렸다. 그동안 힘들게 지나온 사막길 여독이 풀리는 것 같았다. (곤륜탑(昆仑塔) : 방송 탑으로 시내에 있다.)
○ 한바자르(客什 汗巴扎) : 고성과 이어진 야시장은 사람이 쉴 새 없이 밀려 들어온다. 화려한 음악과 시장의 소음, 호객 등 세상에서 가장 화려한 야시장이다. 성루에 올라서니 홍대거리처럼 카페거리가 형성되어 집집마다 장르가 다른 밴드들이 번갈아 생음악을 연주하여 한참 구경하였었다. 성벽의 화려한 조명 대단히 아름답다. 거리의 음악가들을 보면서 큰딸이 생각난다. 꼭 다시 와 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