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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벌'을 해야 수확이 커진다


<간벌> 을 해야 수확이 커진다


국내 포도 재배는 조기 증수를 목적으로 한 계획 밀식재배로 재식 4∼5년차부터는 간벌을 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초기 밀식된 재식주수를 경제성이 떨어질 때까지 그대로 유지하여 꽃떨이현상 등의 밀식장해가 발생하고 있다. 특히 농가에서는 간벌을 하면 수량이 감소된다고 생각하여 간벌을 기피하고 있으나 간벌시 주지연장지를 활용하면 간벌에 의한 수량 감소는 일어나지 않는다

한 귀농 준비자 누리집에 올라있는 포도나무 ‘간벌’ 이야기 속에는 생소한 말들이 잔뜩 들어 있다. 증수, 밀식재배, 간벌, 재식주수, 밀식장해, 주지연장지 같은 말들은 한글로 적었을 뿐 그 뜻을 헤아리기가 쉽지 않다. 간벌이라는 말은 표준국어사전에서는 ‘간벌(間伐) : 나무들이 적당한 간격을 유지하여 잘 자라도록 불필요한 나무를 솎아 베어 냄. ‘솎아베기’로 순화. ≒소벌(疏伐).‘이라고 풀이하고 있다. 간벌이라는 말을 쓰지 말아야하는 이유를 밝혀주지 않고 있다. 간벌은 일본말 ‘간빠츠’에서 온 것이다.

일본국어대사전 <大辞泉>에 보면 ‘かん‐ばつ【間伐】:森林や果樹園で、主な木の生育を助けたり、採光をよくしたりするために、適当な間隔で木を伐採すること。’ 곧, 삼림이나 과수원에서 중심이 되는 나무를 살리고 채광을 좋게 하려고 적당한 간격으로 나무를 벌채하는 일이 간벌이다. 우리말로 ‘솎아베기’하면 뜻이 분명하고 알기 쉽다.

간벌이란 말이 한국에서 쓰인 예는 주한일본공사관기록으로 1903(명치36)년 6월 13일자 신의주에 있던 외무성 서기 신장순정(新庄順貞)의 자성방면시찰보고서(慈城方面視察報告)등에 등장한다. 1903년이면 아직 강제병합 이전임에도 일제는 한반도 구석구석에서 이른바 시찰이란 명목으로 정보를 수집하고 있다. 울창한 나무로 가득 찼던 산에서 간벌이 아니라 싹쓸이하다시피 나무를 베어가 민둥산을 만들어 버린 게 그들이었다.

내국인인 쓴 ‘간벌’이란 말은 개인기록인 관란재일기(觀瀾齋日記)에도 등장한다. 일기의 주인공은 1912년부터 1948년까지 36년간 일기를 쓴 용인 원삼면 문촌리 출신 유학자 정관해(鄭觀海·1873~1949)로 관란재는 그의 호이다. 관란재 선생은 일제의 침략과정에 대하여 식민지 백성으로서 직접 보고 느낀 점을 잔잔하게 써내려갔는데 국사편찬위원회에서는 이를 '관란재일기(觀瀾齋日記)'라는 사료총서로 간행하였다. 유감스러운 것은 한자로 되어 있어 읽기가 쉽지 않다는 점이다. ‘간빠츠’의 한자 음역인 ‘간발’은 이런 흉물스런 일제 순사 나라 말이다. 2자이던 ‘간발’이 4자인 ‘솎아베기’로 되면 불편을 호소할 사람들이 생기겠지만 ‘출구’를 ‘나가는 곳’ 해도 불편하지 않은 것처럼 익숙해지면 아무렇지 않다. 단어 하나라도 제나라 것을 쓰려는 마음이 있다면 문제는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