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격루(自擊漏)를 백과사전에서 찾아보면 “자동으로 시보를 알려주는 장치가 되어 있는 물시계”라고 나옵니다. 요즘말로 하면 바로 자명종물시계가 되는 것이죠. 다시 말하면 자격루는 물의 흐름을 이용하여 만든 것인데 자동시보장치까지 갖춘 물시계로 세종 16년(1434년)에 장영실 등이 주관하여 만든 것입니다. 이 자격루는 세종임금이 펼친 천문기구와 시계를 만드는 사업 곧 “간의대사업(簡儀臺事業)”의 중요 품목이지요.
자격루는 대파수호에서 중파수호로 중파수호에서 소파수호로 물을 흘려보내 시간을 가늠케 합니다. 그런 다음 24시간 동안 두 시간에 한번 종을 치게 하고, 해가 진 다음 부터 해가 뜰 때까지는 20분마다 북과 징도 치게 했습니다. 동시에 시간마다 子, 丑, 寅, 卯 등 12지신 글씨 팻말을 쥔 인형들이 나와 시간을 알려주기도 하지요.
파루를 치는 군사가 격무에 시달려 깜빡 조는 바람에 파루 치는 시간을 놓쳐 매 맞는 것을 본 세종이 자격루를 만들라고 한 것이 계기가 되었습니다. 자명종시계를 만들면 군사가 꼬박 시계만 들여다보는 수고로움을 덜 수 있다고 생각한 세종의 백성 사랑이 자격루를 만들었던 것입니다. 또 하나 자격루 발명 의미는 당시 중국도 만들지 못한 자격루를 뛰어난 과학기술을 지닌 장영실 등 우리 기술자들이 이루어냈다는데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