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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문화편지

머리 한올도 흐트러지지 않게 해주는 "살쩍밀이"

[얼레빗으로 빗는 하루 2134]

   

“날마다 일찍 일어나 이부자리를 네 손으로 개어 깨끗한 곳에 두어라. 이어 비를 가지고 자리를 깨끗하게 쓸고 머리는 얼레빗으로 빗고, 빗을 빗통에 넣어 두어라. 이따금 거울을 보며 눈썹과 살쩍을 족집게로 뽑고 빗에 묻은 때를 씻어 깨끗하게 해라. 세수하고 양치하며 다시 이마와 살쩍을 빗질로 매만지고, 빗통을 정리하고 세수한 수건은 늘 제자리에 두어라.”

위 글은 조선 후기의 서예가인 이광사(李匡師, 1705∼1777)가 유배지에서 딸에게 절절이 쓴 편지 일부입니다. 자신은 유배를 떠나고 아내는 유언을 남긴 채 목을 매 죽었기에 부모가 곁에 없는 딸에게 이광사는 사랑을 담아 편지로 가르침을 주었지요. 여기에 두 번이나 나오는 살쩍은 관자놀이와 귀 사이에 난 머리털을 말합니다. 그런데 상투를 틀고 망건을 쓰던 선비들도 망건 바깥으로 빠져나온 살쩍을 망건 안으로 밀어넣으려 “살쩍밀이”라는 빗을 썼지요. 살쩍밀이는 대나무나 뿔로 얇고 갸름하게 만듭니다. 깔끔한 선비들은 살쩍밀이를 주머니에 넣고 다니면서 수시로 머리를 가지런히 했습니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단정한 차림을 중시하여 매일 아침 첫 일과는 빗질로 시작했으며, 살쩍밀이를 가지고 다니며 수시로 쌀쩍을 밀어넣을 만큼 머리카락 한 올이라도 흐트러짐이 없도록 하였지요. ≪동의보감≫에서는 “머리를 자주 빗으면 눈이 밝아지고 풍사(風邪)가 없어진다.”라고 하여 건강수단으로 하루에 50∼100회의 빗질을 권장하기도 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