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이 되면 사람들은 더위에 지칩니다. 그래서 여름을 나는 여러 가지 방법을 생각해내는데 냇물에 발을 담그는 탁족이나 복달임을 합니다. 특히 여름철 보양음식이나 별미는 더위를 물리치는 좋은 방법 가운데 하나지요. 그 별미음식에는 원미죽(元味粥)이란 것도 있습니다.
조선 말기에 펴낸 글쓴이를 모르는 요리서인 ≪시의전서(是議全書)≫에 이 장국원미죽과 소주원미죽이 나옵니다. 장국원미죽은 먼저 맷돌에서 쌀알이 반씩 갈라질 정도로 간 다음 체에 쳐둡니다. 이렇게 만든 싸라기에 곱게 다진 쇠고기와 표고버섯, 석이버섯, 느타리버섯, 파 등을 넣고 만들지요. 또 소주원미죽은 싸라기로 죽을 쑨 다음 약소주와 꿀 생강즙을 넣고 다시 끓입니다. 약소주는 소주에 용안육(龍眼肉, 영양가가 많고 단맛이 나는 과일인데, 식용약재로 씀)ㆍ구운 대추ㆍ인삼 등을 넣고 50여 일 우려낸 술입니다.
이 원미죽은 1938년 6월 17일 자 동아일보에 “여름철 별미인 조선음식 몇 가지”라는 기사에도 등장합니다. 원미죽은 시원하게 얼음을 띄워 먹는데 소화가 잘되고 식욕을 돋우며, 보양 효과가 있는 여름철 별미 음식의 하나입니다. 우리 겨레는 여름에 보신탕, 삼계탕, 용봉탕, 임자수탕 같은 이열치열의 음식만 먹은 게 아니라 원미죽처럼 시원한 보양식도 먹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