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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문화편지

2204. 소설은 작은 봄, 추위 속에서도 햇살은 비쳐

   

“시월은 초겨울 되니 입동 소설 절기로다 / 나뭇잎 떨어지고 고니소리 높이 난다 / 듣거라 아이들아 농사일 다했구나 /…/ 무 배추 캐어 들여 김장을 하오리라 /…/ 방고래 구들질과 바람벽 흙 바르기 / 창문도 발라 놓고 쥐구멍도 막으리라 / 수숫대로 울타리치고 외양간에 거적치고 / 깍짓동 묶어 세워 땔나무로 쌓아 두소.”

위는 농가월령가 가운데 음력 10월을 노래한 대목입니다. 오늘은 24절기 중 스무 번째 절기로 첫눈이 내린다고 하여 “소설(小雪)”이라고 하지요. 우리나라에서는 소설을 명절로 생각하지는 않지만, 눈이 내리고 추위도 시작되기 때문에 겨울 채비를 서두릅니다. 소설은 대개 음력 10월 하순에 들어 “초순의 홑바지가 하순의 솜바지로 바뀐다.”라는 속담이 있을 정도로 날씨가 점점 추워집니다.

그러나 한겨울에 든 것은 아니고 아직 따뜻한 햇살이 비치므로 소춘(小春)이라고도 하지요. 또 “소설 추위는 빚을 내서라도 한다.”라는 속담이 있는데, 이는 소설에 날씨가 추워야 보리농사가 잘된다고 믿은 것입니다. 이제 마지막 남은 잎새 하나가 파르르 떱니다. 하지만, 그 잎새마저도 떨어져야 새봄을 준비하는 겨울잠을 잘 수 있습니다. 소설 즈음 절망을 희망으로 바꾸는 삶을 살아가면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