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조실록 39년(1763년) 12월 22일자에 《자성록(自醒錄)》이 보입니다. 자성록은 영조임금이 지은 것으로 “설밑에 《자성록》을 펴낸 것은 스스로 깨달으려는 것뿐만이 아니라, 뭇 신하들이 나를 깨우쳐주었으면 하는 바람에서 지은 것"이라고 했습니다. 절대군주인 임금이 이렇게 설밑을 맞아 자성하는 모습을 보이니 그 신하들은 어떠하겠습니까?
내일모레면 이제 신묘년 토끼해도 끝이 납니다. 여러분은 올 한해 어떻게 보내셨는지요? 하는 일마다 승승장구 운수대통하신 분들도 계시고 또 반대로 운이 닿지 않아 전전긍긍하신 분들도 계실 겁니다. 누구에게나 태양은 골고루 비춘다고 합니다. 특히 운이 모자라 어려운 한 해였다면 새해에는 꼭 운수대통하시길 빕니다. 그리고 행운이 넘친 분들은 어려운 이웃들을 생각해 주는 새해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영조임금의 ‘자성록’이야말로 한 해의 끝자락에 서서 오늘 우리가 되짚어봐야 할 거울 같은 이야기가 아닌가 합니다.
“부처의 속뜻과 예수의 바람은 모두 한 가지 / 세상을 사랑하고 이웃을 돌보라는 것이지 / / 뎅그렁 뎅그렁 / 산사의 종소리 백팔 번 울려 / 번뇌 망상 털어내고 / 너와 나 / 부자와 가난한 이 / 높은 자와 낮은 자의 분별을 털어낸 자리에 / 용트림하고 떠오를 / 새해 아침의 눈부신 태양이 기다려진다.” - ‘제야의 종’, 김교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