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무더위가 한복판에 놓여 있는 복중(伏中)입니다. 올해는 입추와 말복이 한날인 8월7일이지만 기온이 36도를 오르내리다 보니 연일 숨이 턱에 차오른다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이런 때 시원한 얼음골에 들어앉으면 뼛속까지 시원해지겠지요?
얼음골로 유명한 곳은 밀양 남명리 얼음골로 이곳은 천연기념물 제224호로 지정된 곳입니다. 이곳은 재약산(載藥山) 북쪽 중턱인 해발 600m의 계곡에 자리 잡고 있으며, 밀양시청에서 동쪽으로 약 36km 떨어진 곳에 있는데, 삼복더위에는 얼음이 얼고 삼동(三冬) 한겨울에는 얼음이 녹아 물에 더운 김이 오른다고 해서 ‘밀양의 신비한 곳’으로 알려졌습니다.
여름에 얼음이 어는 지대는 약 3,000평쯤 되는 돌밭으로 해마다 6월 중순부터 바위 틈새에서 얼음이 얼기 시작하여 더위가 심해질수록 얼음이 더 많아지는데 삼복(三伏) 시기가 되면 그 절정에 이른다고 하지요. 따라서 얼음골 일대의 초목은 늦은 여름이 되어 잎이 피고 채 못다 핀 나뭇잎은 가을이 되자마자 단풍이 지는 이상기온지대(異常氣溫地帶)로 기상, 지질 등 학술적 연구가치가 큰 지역으로 비상한 관심을 끌고 있습니다. 얼음골 부근에는 가마불협곡(峽谷)과 경암(景巖) 과 같은 경승지(景勝地)가 있으며, 북쪽으로 4km쯤 되는 곳에 호박소(臼淵)라는 못도 있어 여름 더위를 쫓기에는 그만인 곳이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