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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문화편지

2357. 정선의 박연폭포로 찜통더위를 날려볼까요?

   

장마도 오는 둥 마는 둥 한 뒤 찜통더위는 세상을 점령했고 어제가 입추인데도 더위는 그 위세를 점점 더해갑니다. 밤새 열대야에 시달리고, 낮에는 에어컨 바람에 냉방병에 걸릴 지경이지요. 이러한 삼복더위 속에 휴가도 가지 못한 이들을 위한 그림 하나를 선사합니다.

바로 겸재(謙齋) 정선(鄭敾:1676∼1759)의 <박연폭포>가 그 그림입니다. 작품의 크기는 세로 119㎝, 가로 52㎝인데 겸재가 그린 진경산수화는 자연을 있는 그대로 그리는 것이 아니라 회화적으로 재해석하는 것입니다. 진경산수화의 진수라고 평가되는 그림은 《박연폭포》와 함께 《금강전도》, 《인왕제색도》가 겸재의 3대 명작으로 꼽히지요.

특히 이 《박연폭포》는 보는 그림이 아니라 듣는 그림이라고 합니다. 우레소리를 거느린 높이 37m 폭포의 물줄기는 단박에 내리그은 정선의 붓끝에서 세차게 귓전을 때립니다. 특히 길게 과장해서 그려진 폭포수는 그림 아래 개미만큼 작게 그려진 선비와 시동 때문에 크게 대비됩니다. 그 대비는 소리의 크기를 인물의 크기에 견줘서 인간을 압도하는 자연의 경이로움을 말하고 있습니다. 이 그림을 걸어놓은 방은 무더위도 접근할 엄두를 못 낼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