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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문화편지

2368. 19세기에 해양생물학 백과사전을 쓴 정약전

   

“청어는 한 자 남짓, 물 밖에 오래 있으면 대가리가 붉어지며 척추가 53마디이다.”
“나주 사람들은 분어(홍어)를 삭혀 먹는다. 국은 복결병과 숙취를 내리고 껍질은 뱀에 물린 상처에 붙인다.”
이 글은 1814년(순조 14)에 정약전(丁若銓)이 쓴 ≪자산어보(玆山魚譜)≫에 있는 내용입니다. ≪자산어보≫에는 물고기의 이름과 생김새, 습성뿐 아니라 상세한 쓰임새까지 기록된 책으로 종류만 자그마치 226종이나 되며, 해부를 통해 미세한 뼈까지 세어 기록한 해양생물학 백과사전이라는 평을 듣습니다.

정명현 임원경제연구소장은 "지금 잠수부들이 면밀하게 며칠 동안 잠수를 해야 알 수 있는 것들까지 기록되어있다. 실질적으로 도움이 될 수 있는 해양생물학 지식을 정리했다는 것이 가장 큰 의미라고 할 수 있다."라고 말합니다. 특히 이 책은 결코 문헌에만 의존한 것은 아니고, 실제로 보고 들은 것을 바탕으로 내용의 충실을 기하려고 노력한 흔적이 역력히 드러나 있지요.

정약전은 다산 정약용의 둘째 형으로 천주교에 입교한 후 신유사옥 때 흑산도로 유배되었고, 유배지에서 생을 마쳤습니다. 역시 정약전은 다산처럼 유배시절의 아픔을 딛고 ≪자산어보≫를 쓰는 큰일을 해냈지요. 어떤 이들은 고통을 견디다 못해 스스로 삶을 마감합니다만 이들 정약전, 약용 형제처럼 아픔을 극복하여 후세의 본보기가 되는 사람이 많이 나왔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