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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문화편지

2378. 어린 여공들의 아픔이 서린 성냥 - 그때를 아십니까(30)

   

   

“인천의 성냥공장 성냥공장 아가씨
하루에도 한 갑 두 갑 일 년에 열두 갑
치마 밑에 감추고서 정문을 나설 때 치마 밑에 불이 붙어…….“

오래 전 군복무 했던 사람들은 아무 뜻도 모르고 고참을 따라 이 노래를 불렀습니다. 하지만, 이 성냥 속에도 우리나라 근대사가 숨어있음은 잘 모릅니다. 인천에 성냥공장이 처음 들어선 것은 1886년이라 하지만 기록이 남아있는 것은 1918년 송림동(옛 피카디리극장 터)에 세워진 “조선인촌회사(朝鮮燐寸會社)”입니다. 조선인촌회사는 신의주에 딸린 제재소까지 두었고, 남자 직원 200여 명, 여자 직원 300여명을 두었었다고 하지요.

당시에는 기계화가 되지 않아서 성냥 만드는 작업을 모두 손으로 했는데 이 일은 주로 가난했던 어린 소녀들의 차지였습니다. 그런데 하루 13시간 꼬박 서서 성냥개비 1만 개를 붙여야 겨우 60전을 받은 것은 물론 노동환경이 지나치게 열악하여 1930년대에는 여공들이 파업을 일으키기도 했지요. 그런 까닭에 이런 노래도 나왔는지도 모릅니다.

이 성냥은 예전엔 담배 피는 이들의 필수품이었고, 다방에서 친구를 기다릴 때, 또는 시간이 남아 무료할 때 탑 쌓기 놀이를 하던 도구였습니다. 또 어떤 이는 예쁜 홍보용 성냥갑을 취미로 모으기도 했고, 개업식이나 집들이 갈 때 불처럼 활활 번창하라고 선물했지요. 물에 젖을까 신주단지 모시듯 애지중지했던 덕용성냥은 광주에 공작성냥, 천안에 조일성냥(유엔성냥), 영주에 돈표성냥, 대구에 비사표성냥 같은 많은 상표가 있었습니다. 이 성냥이 어느 새인가 우리에게서 소리 없어 멀어졌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