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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문화편지

2388. 기로소 노인들에게 가장 좋은 술을 내려라

   

판중추부사 구사맹 등은 “우리나라가 나라를 세운 때부터 기로소(耆老所)를 만들어 특별히 노비나 고기잡는 기구 같은 물품을 하사한 것은, 대체로 나이 많은 재상들로 하여금 해마다 잔치를 하여 남은 삶을 즐길 수 있게 하려 한 것이니, 진실로 2백 년 이래 전해오는 훌륭한 일입니다. 그런데 병란 이후로는 오래도록 폐지하여 시행하지 못했습니다.”라며 다시 시행하려 한다고 말합니다. 이에 선조는 “매우 좋은 일이다. 기로소 잔치에 가장 좋은 술을 내려주라.”며 기뻐했습니다. 선조실록 36년(1603) 5월 10일에 나오는 내용이지요.

기로소(耆老所)는 조선시대 나이든 높은 벼슬아치들의 친목과 예우를 위해 설치한 관서로 나이 70살이 넘은 문과 출신의 정2품 이상 전직·현직 문관만이 들어갈 수 있었습니다. 다만, 임금은 나이에 제한이 없어 숙종은 59살에, 영조와 고종은 51살에 기로소에 들어갔지요. 조선시대 전 기간을 통해 여기에 들어간 사람은 7백여 명이었으며 그 가운데 가장 나이가 많았던 사람은 98살의 윤경(尹絅), 97살의 이구원(李久遠), 96살의 민형남(閔馨男)이 있었습니다.

오늘은 1997년에 제정된 “노인의 날”입니다. “노인의 날”기념식에서는 그해 100살이 되는 노인들에게 전통 장수지팡이인 청려장(靑藜杖)을 증정하는데, 이는 노인들을 대상으로 임금이 내려주던 전통을 이어 국민에게 경로효친 사상을 불어넣기 위함입니다. 통일신라시대 이래로 80살이 넘은 노인에게 “조장(朝杖)”이라 하여 임금이 내려주었던 유래가 있는 지팡이지요. 요즈음 어르신을 공경하는 마음이 자꾸 옅어지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으며 여러 생각에 잠겨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