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아
옥중의 아들아
목숨이 경각인 아들아
칼이든 총이든 당당히 받아라
이 어미 밤새
네 수의 지으며
결코 울지 않았다
사나이 세상에 태어나
조국을 위해 싸우다 죽는 것
그보다 더한 영광 없을 지어니
비굴치 말고
당당히
왜놈 순사들 호령하며 생을 마감하라” - 이윤옥, “조마리아 애국지사를 기리며” 시 일부-
이 시인은 사형을 앞둔 아들을 둔 어머니 조마리아의 심경이 되어 이 시를 썼노라고 항일여성독립운동가를 기리는 시집 ≪서간도에 들꽃 피다≫에서 말했습니다. 1909년 10월 26일 안중근 의사가 하얼빈역에서 조선의 원흉 이등박문을 처단한 날입니다. 이러한 거사를 감행하기까지에는 당당한 어머니 조마리아 애국지사가 있었던 것입니다.
조마리아 애국지사는 자식이 사형선고를 받고 집행을 기다리고 있음에도 한 치의 흔들림 없이 아들에게 말합니다. 왜놈 순사를 호령하며 당당하게 생을 마감하라고 말입니다. 평범한 어머니라면 울고불고 했을 테지만 조마리아 애국지사는 “밤새 자식의 수의 지으며 결코 울지 않았던 것”입니다. 한발 더 나아가 “사나이 세상에 태어나 조국을 위해 싸우다 죽는 것 그보다 더한 영광이 없다.”며 아들의 의거를 독려했던 것이지요.
조선의 원흉을 처단함으로써 세계만방에 조선인의 기개를 떨친 안중근 의사 의거는 결코 우연히 일어난 일이 아닙니다. 그 뒤에는 훌륭한 어머니 조마리아 여사가 든든하게 자리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실제로 조마리아 여사는 안중근 못지않은 독립운동가로 1926년 7월 19일에 조직된 상해재류동포정부경제후원회 위원을 역임하는 등 독립운동사에 굵직한 업적이 새겨져 있습니다. 올해로 안중근 의사 의거 103주년을 맞아 지난 금요일(26일)에는 평화음악회며 기념식 등 뜻 깊은 행사가 많이 열렸습니다. 어머니와 아들로 이어지는 독립운동의 횃불을 높이든 두 애국지사를 기리며 다시 한 번 옷깃을 여며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