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릇은 우리 삶에 필요한 먹을 것, 마실 것은 물론 살아가는데 요긴한 것들을 담는 도구이지요. 오늘 날에는 값싼 플라스틱 따위로 만든 것도 많고 도자기라 하더라도 공장에서 대량생산 된 것들이 많습니다. 그러나 세계적으로도 이름난 고려청자와 조선백자 같은 것은 만든 이의 마음과 철학이 고스란히 배어 있는 뛰어난 작품입니다.
고려청자 가운데 강진청자박물관에서 가장 귀한 작품을 꼽는다면 “꽃무늬참외모양주전자(청자상감모란국화연화문 과형주자)"가 있지요. 이름처럼 이 청자는 참외 모양의 몸통에 세로로 골을 파낸 뒤 손잡이와 물대를 붙인 주전자입니다. 참외 줄기 모양을 하고 있는 청자주전자의 손잡이도 재미있습니다. 또한 물을 따르는 물대는 연잎을 말은 것처럼 잎맥을 음각하여 만들어져 있습니다. 이 “꽃무늬참외모양주전자”는 13세기 작품으로 고려시대 귀족사회의 화려함과 서정적 취향을 엿볼 수 있지만 한편으로는 이것을 만든 이름 모를 도공의 뛰어난 미적 감각이 빚어낸 멋스러움을 느낄 수 있지요.
강진청자박물관은 한국 청자의 변화 과정을 일목요연하게 볼 수 있도록 설립한 국내 유일한 고려청자 테마 박물관입니다. 1997년 9월 3일 개관하여 소장유물로는 완품 175점, 파편 3만여 점이 있습니다. 깊어가는 가을 강진에 가면 청자박물관을 비롯하여 고려청자도요지와 다산 정약용 유적지, 영랑생가 같은 곳도 함께 둘러 볼 수 있어 즐거운 나들이가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