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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문화편지

2406. 도시락을 나눠 먹던 아이들 -그때를 아십니까(35)

   

1956년 2월 11일자 동아일보에는 서울 남산초등학교학생들이 자신들의 도시락을 거둬와 불쌍한 이들에게 전해달라는 이야길 듣고 남산소재 ‘군경유자녀보육원’에 보냈다는 기사가 있습니다. 이들은 4학년 여학생들로 60명의 도시락을 반으로 나눠 30명분은 교실에서 나눠 먹고 30명분의 도시락은 신문사로 직접 들고 온 것이지요.

지금으로부터 50여 년 전 여학생들의 “도시락 기부” 기사는 신선하다 못해 흥미롭기 까지 합니다. 그러나 지금은 학교급식이라는 형태로 탈바꿈되어 당시 아이들처럼 자기 먹을 것을 줄여가면서 불쌍한 이를 돕는 일은 하기 어려운 시대입니다. 도시락 시대에는 옆 친구를 생각해서 나눠 먹는 배려의 마음이 생기지만 급식 시대에는 똑같이 담아주는 음식을 먹기 때문에 옆 친구는 신경 쓰지 않게 됩니다.

당시에는 날씨가 추워지면 교실에 조개탄을 때는 난로를 설치했는데 이 위에는 어김없이 도시락을 포개어 올려 두었습니다. 오늘날처럼 보온 도시락이 아니라서 차디찬 양은 도시락은 비로소 난로 위에서 따뜻하게 데워졌지요. 그렇지만 차곡차곡 도시락을 올려두기 때문에 자칫하면 가장 밑에 있는 도시락이 눌어 버리게 되므로 아이들은 당번을 정해 밑에 놓인 도시락과 위에 있는 도시락을 바꾸느라 부산 했던 기억이 납니다. 배고픔을 모르는 시대에 사는 아이들에게 할아버지 시대의 양은도시락 이야기는 전설 같이 들릴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