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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문화편지

2409. 오늘은 입동, 도랑탕으로 어르신들 대접하기

   

오늘은 24절기 가운데 열아홉째 절기인 입동(立冬)입니다. 이날부터 겨울이 시작된다고 하여 입동(立冬)이라고 하지요. 예전에는 입동 무렵 농가에서는 고사를 많이 지냈습니다. 대개 음력으로 10월 10일에서 30일 사이에 날을 받아 햇곡식으로 시루떡을 하고, 제물을 장만하여 곳간과 마루 그리고 소를 기르는 외양간에 고사를 지냅니다. 고사가 끝나면 농사철에 애를 쓴 소에게 고사 음식을 가져다주며, 이웃들 간에 나누어 먹었지요.

입동에는 치계미(雉鷄米)라고 하는 미풍양속도 있었습니다. 조선시대 향촌사회의 자치규약인 향약(鄕約)에 따르면, 계절별로 마을에서 양로 잔치를 벌였는데, 특히 입동(立冬), 동지(冬至), 섣달그믐날에 나이든 노인들을 모시고 음식 대접했는데 이를 치계미라 합니다. 아무리 가난한 살림이라도 한해 한 차례 이상은 치계미를 위해 곡식을 냈지요.

그러나 그마저도 형편이 안 되는 사람들은 도랑탕 잔치로 대신했습니다. 입동 무렵 미꾸라지들이 겨울잠을 자기 위해 도랑에 숨는데 이때 도랑을 파면 누렇게 살이 찐 미꾸라지를 잡을 수 있지요. 이 미꾸라지로 추어탕을 끓여 노인들을 대접하는 것을 도랑탕 잔치라고 합니다. 이때 궁궐에서는 임금에게 우유를 만들어 바치고, 기로소(耆老所)에서도 나이 많은 신하들에게 우유를 마시게 했습니다. 오늘 입동날, 이웃의 어르신들에게 따뜻한 마음을 선물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