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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문화편지

2415. 임금과 대비까지 꾸짖던 큰 선비 남명 조식

   

“전하의 나랏일은 이미 잘못되었고, 나라의 근본은 이미 없어졌으며, 하늘의 뜻도 이미 떠나버렸고 민심도 이반되었습니다. 낮은 벼슬아치들은 아랫자리에서 히히덕거리며 술과 여자에만 빠져 있습니다. 또 높은 벼슬아치들은 빈둥거리며 뇌물을 받아 재산 모으기에만 여념이 없습니다. 온 나라가 안으로 곪을 대로 곪았는데도 누구 하나 책임지려고 하지 않습니다.”

남명 조식(1501 ~ 1572)의 이 사직상소를 받은 임금은 어머니 문정왕후의 수렴청정을 받는 명종이었지요. 대비 문정왕후가 수렴청정을 하는 동안 윤형을 비롯한 명종의 외척들은 권력을 마음대로 농단했고, 급기야 임꺽정의 난과 왜구의 침략으로 나라 안팎의 혼란은 가중되었는데 이때 가장 고통스러웠던 사람들은 백성들이었지요.

이렇게 극단적인 상소를 올려 임금과 대비를 꾸짖던 조식은 ‘경(敬)’으로 마음을 곧게 하고, ‘의(義)’로서 실천하라고 제자들을 가르칩니다. 곧 그의 가르침은 아는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실행에 옮겨야 하고, 철저한 자기 절제를 통해 불의와 타협하지 않는 강한 절의였습니다. 조식은 여러 차례 조정의 부름이 있었지만 번번이 사양했고, 심지어는 당대의 대학자 퇴계 이황의 벼슬길에 나아가라는 권고도 물리치며, 누구의 눈치도 보지 않고 임금의 잘못까지 꾸짖었지요. 대통령 선거 이야기로 뉴스가 도배되는 요즈음 남명 조식 선생이 그리운 것은 나만의 생각일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