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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문화편지

2416. 두드려서 만드는 명품그릇, 방짜유기

   

우리 겨레가 만든 그릇인 고려청자와 조선백자는 세계적인 명품입니다. 이에 못지 않은 그릇으로는 방짜유기가 있습니다만 그간 잊혀졌지요. 그러나 요즈음 다시 조명을 받고 있습니다. 오랫동안 써온 이 유기는 근대 말 일제가 유기 공출이라는 명목으로 각 가정에서 그릇을 빼앗아 간데다가 6·25 한국전쟁 이후 연탄을 사용하면서부터 연탄가스에 변색되기 쉬운 놋그릇 대신 스테인레스 그릇을 쓰게 됨에 따라 방짜유기가 점차 사라졌던 것입니다.

그렇게 잊힌 방짜유기(방자유기)는 최근 각종 실험을 통해 식중독을 일으키는 대장균 가운데 가장 무서운 독성의 O-157균은 물론 살모넬라균을 비롯해서 많은 식중독 세균을 죽이는 효과가 드러나 다시금 각광을 받기 시작합니다. 또 이 방짜유기는 온도 53도의 밥을 담아놓고 30분 뒤 다시 온도를 측정했을 때 42도를 유지해 다른 그릇들과 견주어 뛰어난 열보존율을 자랑했습니다.

유기는 제작기법에 따라 방짜(方字)와 반방짜(半方字) 그리고 주물(鑄物)로 나눕니다. 그 가운데 방짜유기는 구리와 주석을 78:22로 합금하여 거푸집에 부은 다음, 불에 달구어 가며 두드려서 만든 그릇입니다. 이 비율이 달라지면 깨지거나 빛깔이 변한다고 하지요. “소리 좋다 정주 납천방짜, 도듬질 좋다 김천방짜”라는 노래가 전해지는 것처럼 평북 정주 납천방짜와 경북의 김천방짜가 유명했습니다. 좀 비싸기는 해도 자식을 위해 평생 자신의 몸을 돌보지 않은 부모님을 위해 방짜유기 밥그릇에 진지를 올려 보는 것은 어떨는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