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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문화편지

2438. 못살겠다, 못참겠다 선거구호 - 그때를 아십니까(40)

   

일주일 전 우리는 대통령 선거를 치렀습니다. 해방 이후 대한민국은 지금까지 모두 18번의 대통령 선거를 했습니다만 그때마다 야당은 ‘갈아보자’를 여당은 ‘구관이 명관’을 외쳤지요. 18 차례의 치열한 여야 싸움에서 15대 선거 때 단 한 차례만 야당의 김대중 후보가 기존 여당을 뒤엎었고 나머지는 모두 여당의 승리였습니다. 그동안의 선거 가운데 치열한 선거였던 3대와 7대의 선거구호에는 부정의 뜻을 나타내는 “못”이란 어찌씨(부사)가 쓰여 눈길을 끌었습니다. "못살겠다. 못참겠다" 같은 말이 그것이지요.

1956년 제3대 정·부통령 선거에서 이승만과 맞붙은 신익희는 내각책임제 개헌을 통한 책임정치의 구현만이 1인 독재의 폐해를 막는 지름길이라고 보았던 것입니다. 그때 거리는 온통 “못살겠다. 갈아보자!”라는 펼침막(현수막)이 나부꼈으나 호남 유세를 위해 타고 가던 기차 안에서 신익희 후보가 뇌출혈로 삶을 마감하는 바람에 진정한 민주주의에 목말라하던 이 땅의 많은 사람들에게 크나큰 아쉬움을 남겼습니다.

또 하나 1971년에 있었던 제7대 대통령 선거는 박정희 후보에 맞서 김대중 후보가 예비군 폐지·노사공동위원회 구성·비정치적 남북교류·4대국 보장안 등을 선거공약으로 내걸고, 박 정권의 안보논리와 경제성장론의 허구성을 정면에서 공격함으로써 대중의 선풍적 지지를 받았습니다. 이때 내세운 구호는 “못참겠다 갈아치자!”였지요. 하지만 김대중은 도시에서 압도적 지지를 받고도 부정불법 관권선거라는 비난을 받은 박정희 후보에 밀려 고배를 마시고 말았습니다. 대통령 선거가 끝난 지금 어찌씨 “못”이란 말을 구호에 내세웠던 지난 시절을 다시 떠올려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