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수강산에 태어나서 죽기 전에 가봐야 할 나라 안 명승지는 많겠지만, 뭍(육지) 안의 섬마을 경북 예천 회룡포(回龍浦)는 꼭 다녀와야 할 가장 아름다운 물돌이 마을로 꼽힙니다. 낙동강 상류의 한 물줄기인 내성천(乃城川)이 350도 마을을 휘돌아 흐르면서 만든 아름다운 이 마을은 350도여서 원이 되다 말았기에 다행스럽게도 완전한 섬은 아니지요.
물길이 구불구불 흘러가면서 만든 땅모양을 지리학 용어로 감입곡류(嵌入曲流)라 하는데 영월 청령포, 안동 하회마을, 상주의 경천대도 그 가운데 하나이지만 회룡포에 견줄 바는 아닙니다. 태백에서 발원한 낙동강은 안동 즈음부터 축 늘어져 한없이 느릿느릿 내키는대로 뱀처럼 구불구불 흐르면서 하회마을과 회룡포를 만들었습니다. 그래서 낙동강은 흐르기 싫어한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지요.
이 회룡포는 회룡대에 올라 바라보는 풍경이 가장 멋지다고 합니다. 회룡포 안 마을로 들어가려면 마을 끝에 놓인 다리를 건너는 것이 좋습니다. 마을 사람들은 아르방다리로 부르지만 여행객들은 구멍이 숭숭 뚫려 있어 걸을 때마다 덜컹거린다 해서 ‘뿅뿅다리’라고도 부르지요. 예전엔 의성포라 불렸던 이 마을은 열 가구 정도가 사는 작은 마을인데 드라마 “가을동화” 촬영지로 준서와 은서가 어린 시절을 보내던 곳으로 유명합니다. 이번 주말엔 나라가 지정한 명승 제16호 회룡포에 다녀오면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