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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문화편지

2494. 쑥 향기 가득한 시절음식 애탕국

   

이제 완연한 봄입니다. 며칠 사이 꽃샘바람이 심술을 부렸지만 어김없이 온 나라는 꽃대궐로 변하기 시작합니다. 그래서 따뜻한 봄바람을 쏘이러 나들이를 하는 사람도 많아졌구요. 특히 이즈음 들에는 쑥을 캐는 사람들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쑥은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원자폭탄이 떨어졌던 히로시마의 잿더미 속에서 가장 먼저 자란 식물일 정도로 약이 되는 먹거리입니다.

그 쑥으로 만든 쑥개떡, 쑥버무리, 쑥국은 우리가 즐겨 먹는 시절음식이지요. 그런데 여기에 애탕국이란 것도 빠져서는 안 됩니다. 애탕국은 부드럽게 다져 양념한 소고기에 쑥을 잘 섞어 먹기 좋은 크기로 완자를 빚어 끓인 국입니다. 혹시 강한 쑥향 때문에 보통의 쑥국에 거부감이 있었던 사람이더라도 애탕국은 부담감 없이 즐길 수 있는 음식입니다.

애탕국은 글쓴이를 모르는 조선 후기의 요리서 《시의전서(是議全書)》, 1917년 방신영(方信榮)이 쓴 《조선요리제법 朝鮮料理製法》(新文館 발행), 이용기(李用基)가 1924년 쓴 요리서 《조선무쌍신식요리제법》에 소개되어 있습니다. "7년 된 병을 3년 묵은 쑥을 먹고 고쳤다."는 속담이 있는 쑥, 《동의보감》에 ‘각종 부인병에 특효약’이라고 얘기된 쑥. 봄철 입맛이 떨어질 때 쑥과 소고기가 어우러진 애탕국으로 겨우내 움츠렸던 몸에 활기를 불어넣어 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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