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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절은 더불어 잘 살기 위한 약속

[전통예절, 오해(?)와 이해(!) 1] 연재를 시작하며

[그린경제=육철희 기자]  어린아이는 지식이 없어서 그 기질이 연한 줄기나 약한 풀과 같으니, 풍상(風霜)을 가해서는 마땅하지 않다. 질문이 있으면 반드시 널리 비유하고 자세하게 말하여 그로 하여금 깨닫게 하고, 혹 어른을 공경하고 배움을 부지런히 하는 뜻과, 앉고 서고 걷고 종종걸음을 하는 절도와, 물 뿌리고 청소하고 응하고 대답하는 예절을 가르쳐, 대충대충 지적하여 요컨대 점점 젖어들게 하되 구속하지 않아야 한다.” 


이는 조선후기 영남의 재야 학자 동암(東巖) 류장원(柳長源, 1724~1796)이 편찬한 상변통고(常變通攷)통례(通禮) 30권에 나오는 말이다. 흔히 전통예절이라고 하면 고리타분하다거나 불편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사실은 그렇지 않다. 연한 새싹이 큰 가지를 펼 수 있게 도와주고 이끌어 주는 것과 같이 사람이 살아가는데 필요한 절도와 사회적 약속을 가르쳐 주는 게 곧 예절이다 


   

 ▲ 안중근 의사 제례 모습, 모든 예절의 기본은 부모에 대한 효인데  효 실천 가운데 중요한 것이 바로 제사아다.


사람이 사람답고 올바르게 살아가기 위해서는 다른 사람들과의 관계를 원만하게 형성해야 하는데 원만한 인간관계는 혼자서만 노력해서 되는 일이 아니다. “어린아이를 교육시키는 것이 다만 음식 기거(起居)의 예절에만 있는 것이 아닙니다. 반드시 전후좌우에 바르지 않은 사람이 없게 한 뒤에야 덕성과 예절을 가르칠 수 있는 것입니다.” 정조실록(1784)에는 이와 같이 신하들이 예절교육의 중요성을 이야기 하는 대목이 나오는데 이 역시 더불어 주변사람까지 모두 참여할 때라야 만이 질서가 잡히고 원만한 사회를 만들어 간다는 이야기라고 할 수 있다. 


사람은 사회를 이루며 살아가는 동안 만들어진 생활의 양식, 곧 문화를 가지고 있는데 문화의 한 부분인 예절도 시대와 환경에 따라서 다르게 변한다. 하지만, 예절이 나타내고자 하는 근본정신은 시대와 환경이 바뀐다고 해도 언제나 같은 것인데 그것은 자기 자신은 낮추고 상대방을 높여주는 마음의 표현이 예절정신의 표현이며 실천의 원칙이다. 


예절은 더불어 살기 위한 사람들 사이의 약속이며, 그 밑바탕은 인간에 대한 존중이라는 근본정신이 있는 것이다. 세상에 있는 모든 것이 소중하지만 사람은 양심과 이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더욱 귀한 존재이다. 따라서 예절은 인격완성의 수단인 동시에 원만한 인간관계를 이루어나가기 위한 수단이다. 

생활 속에서 서로 예절을 지키며 내가 남의 인격을 존중해주어야, 덩달아 내 인격도 존중 받을 수 있다. 예절에는 여러 가지가 있다. 흔히 통과의례라고 하는 관례, 혼례, 상례, 제례를 비롯한 사상견례(士相見禮), 향음주례(鄕飮酒禮) 등등 여러가지 상황이나 장소, 사람에 따라서 지켜야 하는 예절이 있다.  


옛날에 만들어진 예법을 지금 시대에 그대로 똑같이 실천할 수는 없다. 그러면 어떻게 해야 이 시대에 맞는 예절을 지킬 수 있을까? 


많은 사람들이 전통예절에 대해 오해하고 있는 부분이 많은데 이렇게 잘못 알고 있는 예절을 바르게 이해하여 현실에 맞게 실행할 수 있는 방법을 함께 생각해 보려고 한다.  


이제 우리는 한 꼭지씩 구체적인 사례를 통해 전통예절을 이해하고 실행할 수 있는 방법을 알아보자. 다음에는 첫째로 혼인예절에 대해 살펴보기로 한다.


/그린경제 한국문화신문 얼레빗

 

   
 
** 육철희 :
    신시민문화학교 대표
    선비문화학회 사무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