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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승국 변호사의 세상바라기

효자 경연과 천민들의 효자비

[양승국 변호사의 세상 바라기 45]

[그린경제/얼레빗=양승국 변호사]  충청북도 청원군 남일면에는 효촌리(孝村里)라는 마을이 있습니다마을 이름에서 금방 이 동네에서 효자가 낫구나 하는 것을 알 수 있겠지요? 그 효자는 바로 신항서원에도 배향되어 있는 조선 전기의 문신 경연(慶延)입니다. 


   
▲ 청원군 남일면 효촌리 <경연 효비각>

경연은 아버지가 오랫동안 병석에 누워있을 때 엄동설한에 연못의 얼음을 깨고 잉어를 잡아 드렸고, 또 눈 덮인 산 속에 시루를 엎어놓고 고사를 드려 고사리를 돋아나게 하여 이를 요리하여 아버지에게 드렸답니다. 그리고 아버지가 돌아가시자 아버지 묘 옆에 여막을 짓고 무려 6년 동안이나 시묘 생활을 하였구요. 

이런 효행을 들은 성종이 경연을 불러 사재감(司宰鑑, 조선시대 궁중의 어류육류소금땔나무횃불 따위 일을 맡아보는 관청) 주부를 내리고, 이후 이산 현감의 벼슬도 주었습니다. 그보다 한참 뒤 숙종은 경연의 효행을 후세의 귀감으로 삼고자 효촌리에 효자비를 세우도록 하였는데, 지금도 청주에서 문의 가는 큰길가에 그 효자비가 비각 안에서 비를 피하며 지나다니는 사람들을 지켜보고 있지요. 

경연은 자신만 효자였을 뿐 아니라 인근 동네의 불효자들을 감화시켜 효자로 만들었다고 합니다. 인근 동네인 청주시 상당구 월오동에 양수척(楊水尺, 천민 집단) 3형제가 살았는데 이들이 주위 사람들에게 횡포가 심했을 뿐 아니라 늙으신 어머니에게도 공손치 못하였습니다. 노모는 이를 걱정하다 병이 들어 눕게 되어 누운 채로 배변할 정도가 되었는데, 그러자 양수척은 어머니를 고려장하려고 하였지요.  

이 소문을 들은 경연이 이들 형제를 크게 꾸짖고 인륜의 도리를 가르치니, 이들은 경연의 꾸짖음에 깊이 뉘우치고 그 다음부터는 어머니에 대해 효성이 지극했다고 합니다. 그 후 사람들은 이들 형제의 효성을 후세에 보이고자 마을에 효자비를 세웠습니다. 


   
▲ 충청북도 기념물 제145호 <청주 양수척 효자비 (淸州 楊水尺 孝子碑)>, 청주시 상당구 운동동

그런데 조선 시대에 천민의 효자비를 세워주었다는 것은 처음 들어봅니다. 그만큼 이례적인 일일 것입니다. 신항서원에는 송인수, 김정, 경연 이외에도 임진왜란 때 동래부사에서 순직한 송상현, 신사무옥 때 남곤에 의해 살해된 한충, 역학자이자 음률에도 밝았던 이득윤, 그리고 박훈, 목은 이색, 율곡 이이가 배향되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