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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승국 변호사의 세상바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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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인자 인조

우리를 구할 제2의 서희가 절실해 [양승국 변호사의 세상 바라기 258]

[우리문화신문=양승국 변호사] 박경민 작가의 《일본의 근대사 왜곡은 언제 시작되는가》를 보면서, 무능하고 비겁한 고종에 화가 많이 났었는데, 그러다 보니 또 하나의 무능한 임금 인조를 다시 생각하게 됩니다. 그런데 인조를 다시 생각하다 보니 인조는 단순한 무능한 임금이 아니라, 살인자로 불러야 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까지도 듭니다. 너무 과격하다고요? 왜 제가 그런 과한 생각까지 하는지, 잠깐 얘기해 보겠습니다. 잘 아시다시피 인조는 쿠데타로 집권한 임금입니다. 인조는 집권하면서 광해군의 외교정책을 전면 바꿨습니다. 광해군이 명나라와 청나라 사이에서 균형외교를 잘 펼쳤음에 반하여 인조는 청나라는 오랑캐 나라라고 오로지 명나라에만 충성을 바쳤습니다. 그러나 광해군이 청나라가 좋아서 균형외교를 펼쳤겠습니까? 당시 명나라는 지는 해이고 청나라는 뜨는 해였습니다. 그래서 광해군은 조선을 위하여 멀리 내다보고 균형외교를 펼쳤던 것입니다. 그러나 균형외교를 펼치더라도 그동안의 명나라와의 관계나 임진왜란 때 명나라가 조선을 도와준 은혜를 생각하여 표 안 나게 조심조심 균형외교를 펼쳤습니다. 그런데 인조는 조선은 소중화(小中華)라는 몽상에 빠져 어찌 오랑캐와 상종할 수

귤나무에 구멍을 뚫고 후추를 집어넣어

《한국인이 알아야 할 한국문화 이야기》에서 나오는 백성의 눈물 [양승국 변호사의 세상 바라기 257]

[우리문화신문=양승국 변호사] “해마다 가을이 되면 관에서 대장을 가지고 나와 그 과일 개수를 세고 나무둥치에 표시해 두고 갔다가 그것이 누렇게 익으면 비로소 와서 따 가는데, 혹 바람에 몇 개 떨어진 것이 있으면 곧 추궁하여 보충하게 하고, 그렇게 하지 못할 것 같으면 그 값을 징수한다. 광주리째 가지고 가면서 돈 한 푼 주지 않는다. 또 그들을 대접하느라 닭을 삶고 돼지를 잡는다.” 김영조 푸른솔겨레문화연구소장이 펴낸 《한국인이 알아야 할 한국문화 이야기》에서 인용하는 다산 정약용의 《목민심서》에 나오는 이야기입니다. 도대체 무슨 과일이기에 관리가 이렇게 백성을 닦달하는 것일까요? 바로 제주도 귤과 유자입니다. 지금이야 흔한 귤이지만 조선시대만 하더라도 귤은 정말 귀한 과일이지요. 그렇기에 제주도에서 귤이 진상되면 임금은 ‘황감제(黃柑製)’라는 임시과거까지 열었다는군요. 그런데 이런 귀한 귤을 가져 가면서 돈 한 푼 주지 않는군요. 귤을 거저 가져가는 것은 세금의 일종인 공납이라고 하더라도, 공납 징수하러 와서는 백성이 대접하느라 내놓는 닭고기와 돼지고기를 날름날름 거저먹어요? 에라이! 그리고 귤이 바람에 떨어지면 그건 징수 대상에서 제외하여야 하는데 오

요즘 정치도 ‘당동벌이’가 그대로 들어맞아

《서애연구》 8권, 서애를 본받는 우리 사회가 되기를 [양승국 변호사의 세상 바라기 256]

[우리문화신문=양승국 변호사] 《서애연구》 8권이 나왔습니다. 《서애연구》는 서애학회에서 1년에 두 번 내는 학술지인데, 창간호를 받은지 얼마 안 된 것 같은데, 벌써 8권째가 나왔네요. 저는 처음에 서애 류성룡 선생에 관해 연구하는 서애학회가 창립되면서 학술지도 낸다기에, 주로 역사학자가 참여하고 여기에 약간의 정치학자도 참여하는 학술지일 것으로 생각했었습니다. 그런데 《서애연구》를 8권까지 보면서 뜻밖에도 여러 분야의 학자들이 서애 선생에 관해 연구하고 있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서애 선생이라면 임진왜란이라는 미증유의 국난을 극복한 지도자임이 먼저 떠오르지 않습니까? 그러니 리더십 연구자들도 서애 리더십에 관한 연구를 많이 하더군요. 8권까지에는 철학자 논문도 많습니다. 서애가 관직에 나가 있고 또 임진왜란 때는 국난을 극복하기 위해 불철주야를 했기에 유학에 대해 전문적으로 쓴 글은 별로 없지만, 그래도 퇴계의 제자로 기본적으로는 유학자였기에 철학자들도 서애를 연구합니다. 이번 호에는 영남대 철학과 최재목 교수의 <서애 류성룡의 양명학 이해에서 보이는 중층성 해명>이란 논문이 실렸습니다. 서애가 양명학에 양면성을 보이기에 그 중층성(重層性)을

고종 때 일제의 치밀한 조선침략 과정

《일본의 근대사 왜곡은 언제 시작되는가》, 박경민, 밥북 [양승국 변호사의 세상 바라기 255]

[우리문화신문=양승국 변호사] 2022년에 《한일 근대인물 기행》 책을 냈던 고교동기 박경민이 이번에 《일본의 근대사 왜곡은 언제 시작되는가》라는 책을 냈습니다. 《한일 근대인물 기행》이 근대를 살다 간 한일의 대표적인 인물 39인의 삶을 통하여 한일 근대사를 들여다본 것이라면, 이번에 낸 책 《일본의 근대사 왜곡은 언제 시작되는가》는 고종 시대의 두 사건을 통하여 그 당시 일제의 치밀한 조선 침략을 들여다본 책입니다. 경술국치 때까지 일제의 조선 침략 사건이 많겠지만, 경민이는 그 가운데에서도 강화도 조약으로 조선이 일본에 의해 강제로 개항하게 된 당시의 경위를 1편으로 다루었고, 청일전쟁 직전에 일제가 벌인 교활한 침략을 2편으로 다루고 있습니다. 표지 그림을 보니 높은 파도 아래에 고종이 천진난만하게 앉아있는 것이 파도가 금방이라도 고종을 집어삼킬 듯합니다. 이는 고교동기 신일용이 그려준 것으로, 일용이는 일본의 풍속화가 가츠시카 호쿠사이(1760 ~ 1849)의 대표작품 후가쿠 36경 가운데 하나인 <가나가와 해변의 높은 파도 아래>를 토대로 그렸습니다. 후가쿠 36경은 다양한 지점에서 후지산을 놓고 그린 그림입니다. 일용이는 일제에 의해

신영복 선생님 가시는 길에

돕는다는 것은 우산을 들어주는 것이 아니라 함께 비를 맞는 것 [양승국 변호사의 세상 바라기 254]

[우리문화신문=양승국 변호사] 신영복 선생님께서 돌아가셨습니다. 지난 금요일(1월 15일) 밤에 선생님께서 돌아가셨다는 문자를 받고 순간 멈칫하였습니다. 그 일주일 전에 선생님의 건강이 위중하셔서 예정된 동계특강이 취소되었다는 문자를 받았을 때만 하여도, 그래도 다시 자리를 털고 일어나실 줄 알았는데 끝내 머나먼 길을 가셨네요. 아직은 저희 후학들이 선생님께 배워야 할 것이 많은데... 1968년 통일혁명당 사건으로 무기수의 삶을 살다가 1988년 광복절에 다시 세상의 빛을 보신 분, 감옥에 있는 동안 엽서나 휴지에 깨알같이 쓴 글을 모아 출간한 《감옥으로부터의 사색》으로 우리 사회에 큰 울림을 주셨던 분. - 신영복 선생님을 기억하는 사람들 가운데는 이를 먼저 떠올리실 분들이 많을 것 같습니다. 저도 《감옥으로부터의 사색》 이야기는 많이 들었지만, 정작 제가 먼저 선생님의 세계를 접한 것은 《나의 동양고전 독법, 강의》 책부터입니다. 책을 읽으면서 저는 놀라움의 연속이었습니다. 서울대 경제학과를 나와 육군사관학교에서 경제학을 가르치다가 구속되어 20년을 감옥에서 살고 나온 사람이, 각종 동양고전을 이렇게 깊이 있게 강의하다니! 그런데 그런 사람의 머리에 담

굽은 길도 곧게 가는 삶을 살았던 김종채

《민주화에서 통일까지》 김종채, 르몽드코리아 [양승국 변호사의 세상 바라기 253]

[우리문화신문=양승국 변호사] 고등학교 동기 김종채의 책 《민주화에서 통일까지》를 읽었습니다. 제가 고교 동기들이 쓴 책 가운데 학술서적 또는 전문서적이 아닌 대중용 책들은 대부분 읽어보았는데, 이번 책은 특별합니다. 이번 책은 종채의 유고집입니다. 이 말은 책을 쓴 김종채가 이 세상 사람이 아니라는 얘기겠지요? 예! 맞습니다. 종채는 2022년 5월 14일 서울대 사회대평론 편집실 모임 선후배들과 같이 남산을 오르다가 뇌졸중으로 쓰러졌는데, 끝내 일어나지 못하고 같은 해 9. 13. 사망하였습니다. 이 책은 종채를 아끼는 친구, 선후배들이 종채의 유고를 모아 책으로 펴낸 것입니다. 단순히 종채의 글만 들어가 있는 것은 아니고, 마지막 4부에는 종채를 그리워하는 이들의 추모글도 실려 있습니다. 그리고 유고집이다 보니 학술논문이나 수필 등을 가리지 않고 종채의 글이 모두 실려 있습니다. 유고집 발간에 핵심 역할을 한 사회대평론 편집실 모임의 박순성은 서문에서 펴내는 취지를 이렇게 말합니다. “민주화와 통일이라는 한국 사회의 문제로부터 환경과 평화라는 지구촌 전체의 문제까지 고민하면서 사회의 진보적 변화를 끊임없이 모색했던 그의 삶은 쉼 없는 학문적 정진과 실천

군관 나신걸의 절절한 아내 사랑 한글편지

[양승국 변호사의 세상 바라기 252]

[우리문화신문=양승국 변호사] “분과 바늘 여섯을 사서 보내오. 집에도 다녀가지 못하니 이런 민망한 일이 어디 있을까요. 울고 갑니다. 어머니 잘 모시고 아기 잘 기르시오. 내년 가을에나 나오고자 하오. 안부가 궁금합니다. 집에 가서 어머님이랑 아이랑 다 반가이 보고 가고자 했는데, 장수가 혼자만 집에 가고 나는 못 가게 해서 다녀가지 못합니다. 가지 말라고 하는 것을 구태여 가면 병조에서 회덕골로 사람을 보내 귀양살이를 시킨다 하니, 이런 민망한 일이 어디 있을까요.” 2011년 대전 안정 나씨 문중의 무덤을 이장하다가 발견한 한글편지인데, 김영조 소장님은 《한국인이 알아야 할 한국문화 이야기》에 이 편지도 올렸습니다. 이 편지는 조선 전기 군관 나신걸(1461~1524)이 근무지가 갑자기 북쪽 변방으로 변경되면서 고향에 있는 아내 신창 맹 씨에게 쓴 겁니다. 한글이 반포된 지 44년 뒤의 한글편지로 현존하는 한글 편지 가운데 가장 오래된 한글 편지입니다. 보통 ‘조선 시대의 한글 편지’하면 여인네들이 쓴 편지가 먼저 떠오르는데, - 나의 편견인가? -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한글 편지가 남자가 쓴 것이라니 더 눈에 띄네요. 이뿐만 아니라 기록에 나오는 가장

현대미술, 꼭 그래야만 해?

《현대미술 이야기》, 신일용, 밥북 [양승국 변호사의 세상 바라기 251]

[우리문화신문=양승국 변호사] 신일용 화백이 교양만화 《현대미술 이야기》를 펴냈습니다. 그동안 신 화백은 《라 벨르 에뽀끄》로 유럽인들이 아름다운 시대로 그리워하는 19세기 말 20세기 초의 유럽 역사를, 또 《우리가 몰랐던 동남아 이야기》로 정말로 우리가 몰랐던 동남아 역사를 만화로 알기 쉽게 우리에게 보여주었었지요. 그런데 신 화백이 이번에는 미술 이야기를, 그것도 난해하고 어려운 현대미술 이야기를 펴내다니요!!! 책을 읽어보니 이건 현대미술을 제대로 이해하지 않고서는 낼 수 없는 책임을 실감합니다. 그것도 만화로 집약하여 그린다는 것은 완전히 자기 것으로 소화해야만 가능한 일입니다. 그뿐입니까? 현대미술을 얘기하기 위해서는 최소한 르네상스부터 서양미술의 흐름을 완전히 이해해야 하고 또 이에 대해서도 어느 정도 밑바탕으로 얘기해줘야지 밑도 끝도 없이 현대미술만 얘기해서는 안 됩니다. 책을 보니 신 화백은 완전히 서양미술을 꿰뚫었네요! 한 송이 국화꽃을 피우기 위해서 봄부터 소쩍새는 그렇게 울었고, 천둥은 먹구름 속에서 또 그렇게 울었다고 하는데, 신 화백은 한 권의 《현대미술 이야기》를 내기 위해서 그 얼마나 많은 서양미술사 책을 섭렵했을까요! 아! 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