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양승국 변호사] 얼마 전에 고교동기 단톡방에 김창현이 동기 친구가 최근 쓴 책을 소개한다며 이철우 박사가 쓴 책 《수치심 잃은 사회》 보도자료를 올렸습니다. 보도자료에 따르하면 서울대 외교학과를 졸업한 이철우 박사는 동경대에서 인간의 가치관에 대한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았습니다. 그리고 오랜 병치레 속에서도 인간 심리와 사회 구조에 대한 성찰을 놓지 않았던 이 박사는 최근 갈등의 심리 구조와 감정의 메커니즘에 주목하고 있다고 합니다. “이철우? 철우라면 고3 때 같은 반 친구였던 것 같은데?” 내가 이렇게 단톡방에 올리니까, 고3 때 같은 반이었던 채백이 맞다며, 이철우가 10년 전에 뇌출혈로 쓰러졌다고 하는군요. 거동이 불편한 이철우는 슬기말틀(스마트폰)에 음성 녹음하면 이를 글로 바꿔주는 앱을 사용하여 이 책을 냈다고 합니다. 철우는 이미 그동안 《행복을 훈련하라》, 《나를 위한 심리학》, 《세상을 움직이는 착각의 법칙》, 《사랑하고 싶은 스무살, 연애하고 싶은 서른살》, 《관계의 심리학》 등 이미 많은 책을 냈더군요. 저는 같은 반 친구였던 철우에 대해 너무 무심하였음을 반성하면서 즉시 책을 주문하였습니다. 도착한 책을 펼칩니다. 거동이 불
[우리문화신문=양승국 변호사] 한성수 조각가가 저에게 이화규 씨가 쓴 책 《걷는 이의 축복 코리아둘레길》을 보내주셨습니다. 내가 걷기를 좋아한다는 것을 잘 알고 있는 한 작가님이 저자의 친필 사인까지 받아 저에게 선물하신 것입니다. 그런데 저자는 친필사인에서 “Ultreia et Suseia”라고 썼네요. “Ultreia et Suseia(울트레이아에뜨수세이야)”는 중세 프랑스어에서 유래된 표현으로 산티아고 순례길에서 순례자들이 서로에게 건네는 전통적 인사말이라고 합니다. 무슨 뜻일까요? Ultreia는 "더 멀리!" 또는 "앞으로 나아가자!"라는 뜻으로 순례의 여정을 계속하라는 격려의 말이라고 합니다. 그리고 Suseia는 "더 높이!"라는 의미로, 영적으로나 육체적으로 더 높은 곳을 향해 나아가자는 뜻이라고 하네요. 그래서 산티아고 순례길에선 마주치는 한 사람이 “Ultreia!”라고 외치면 다른 사람이 "Et Suseia!"라고 응답하면서 서로를 격려한다고 합니다. 이 문구를 보니, 저도 예전에 히말라야 트레킹하면서 만나는 사람들끼리 서로 “나마스테”하며 인사하던 것이 생각나네요. “나마(nama)는 경의를 표한다는 뜻이고, ”테(te)"는 당신에게라는
[우리문화신문=양승국 변호사] 박노해 시인이 이번에 일곱 번째 사진 에세이집 《산빛》을 펴냈습니다. 2019년에 첫 사진 에세이집 《하루》를 냈으니, 해마다 한 권씩의 사진 에세이집을 냈군요. 책 표지에는 제목 《산빛》 밑에 앙증맞게 산봉우리 두 개를 표시하고 그 밑에 이런 글귀가 보입니다. “하늘과 땅 사이에 산, 산이 있다. 산은 말이 없지만 그 침묵은 가장 오래된 위로이다. 산은 위대한 사랑의 수호자, 위대함은 ‘힘’이 아니라 ‘품’이다.” 품? 뭘 품는다는 것인가? 이에 대해 박 시인은 서문에서 좀 더 자세하게 말합니다. “산은 위대한 사랑의 수호자, 위대함은 ‘힘’이 아니라 ‘품’이다. 그 산의 품에서 모든 것이 자라나고 살려지고 주어진다. 산의 품에 깃들기만 하면, 그저 바라보고 그려보기만 하면, 생생지기(生生之氣)의 산빛은 나를 맑게 하고 치유하고 일깨우고 다시 일어서 나아가게 한다.” 그렇군요. 그래서 박 시인은 사람들 속에서 나를 잃어버린 것만 같은 날, 소란과 속도 속에서 길을 잃어버린 날에는 높은 곳으로, 더 높은 곳으로, 내 안의 가장 높은 산정으로 올라가 볼 일이라고 합니다. 그리고 그곳에서 세상과 시대를 정면으로 내려다보면 마침내 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