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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승국 변호사의 세상바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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팽당한 서애 유성룡

소인배들의 나라 조선에 피눈물을 흘리다 [양승국 변호사의 세상 바라기 212]

[우리문화신문=양승국 변호사] 임진왜란의 최대 공신을 뽑으라면 대부분 사람들이 무신으로는 이순신 장군, 문신으로는 서애 류성룡을 꼽을 것입니다. 그렇다면 서애는 당연히 1등 공신이 되어야 할 것 같은데, 2등 공신으로밖에 인정을 못 받았습니다. 그리고 전쟁 말기에는 주화오국(主和誤國) 곧 왜란과 호란 당시 적국과의 화친을 주장하여 나라를 망쳤다는 누명을 쓰고 삭탈관직 되었습니다. 《서애연구》 6권에 실린 논문 <임란 극복의 주역, 류성룡 축출 과정과 그 배경>에서 류을하 박사가 이에 대해 자세히 밝히고 있는데 저도 덕분에 서애 선생이 억울하게 쫓겨나는 과정을 잘 알게 되었습니다. 벽하는 서애학회의 상임위원이기도 하지요. 군역에서 빠진 양반도 병역의무를 지게 해 서애는 전시(戰時) 재상으로 오로지 나라를 살려내겠다는 일념으로 자신을 바쳤습니다. 그래서 나라를 위하는 것이라면 기존 인습이나 기득권에 연연하지 않고 제도를 유연하게 변용하는 것도 마다하지 않았습니다. 이를테면 전시개병제를 도입하여 군역에서 빠진 양반이나 천민도 모두 병역의무를 지게 하였습니다. 그리고 천민들도 공을 세우면 면천(免賤)뿐만 아니라 벼슬까지도 약속하였습니다. 그리고 공물작미법

자동차 중심의 도로가 사람 중심의 도로로

한국도로학회, 《도로 이야기》, 박영사 [양승국 변호사의 세상 바라기 211]

[우리문화신문=양승국 변호사] 한국도로학회에서 《도로 이야기》라는 책을 냈습니다. 도로에 관한 모든 이야기가 담겨있는 책이지요. 그러니 한 사람이 다 쓸 수는 없고 도로학회 회원들이 분담하여 썼습니다. 그 가운데는 같은 공군 장교 출신이라 저와 인연을 맺은 손원표 박사도 필진으로 참가하였습니다. 그런 연유로 저도 이 책을 보게 되었데, 다양한 이야기 가운데는 아무래도 제가 역사를 좋아하니 도로의 역사 부분에 눈길이 갑니다. ‘모든 길은 로마로 통한다’라는 말이 있지요? 로마의 첫 포장도로는 기원전 312년에 아피우스 클라우디우스 카에쿠스 지휘하에 만들어졌네요. ‘아피아 가도’라는 말이 그의 이름에서 유래된 것입니다. 이 길을 통하여 병력과 물자만 오간 것이 아닙니다. 이 길을 통하여 로마 문명이 전파되고, 로마제국 이후에도 로마 가도를 따라 활발한 교류가 이루어지면서 오늘날 유럽 문명의 정체성이 유지된 것입니다. 한편 서양은 거리를 나타낼 때 ‘마일’을 쓰지 않습니까? 이게 로마의 도로에서 유래된 것이네요. 로마에서는 가까운 도시부터의 거리를 표시하기 위하여 로마 성인의 1,000 걸음 (약 1,480m)에 해당하는 지점마다 돌기둥을 세웠는데, 여기서 ‘마일

사진작품으로 만든 2023년 달력

떠나기 전의 청화아파트를 주제로 [양승국 변호사의 세상 바라기 210]

[우리문화신문=양승국 변호사] 처음으로 제 사진으로 달력을 만들어보았습니다. 퍼블로그라는 업체에 사진을 보내주면 멋진 달력을 만들어주네요. 물론 달력 제작대금은 지급해야지요. 처음에는 어떤 사진으로 달력을 꾸며볼까 생각하다가, 제가 살고 있는 청화아파트에서 찍은 사진으로 달력을 꾸미기로 하였습니다. 이제 올 9월이면 재건축 중인 아파트가 준공됩니다. 그러면 4년 동안 정든 청화아파트를 떠나야 하기에 이번 달력은 청화아파트로 꾸며보는 것이 의미가 있겠다는 생각을 한 것이지요. 내년에는 제 사무실이 있는 코엑스 주위를 담은 사진으로 달력을 꾸며볼까 합니다. 달력 표지사진입니다. 퇴근할 때 버스에서 내려 아파트를 쳐다볼 때, 저녁노을이 아파트를 비추는 것이 눈에 들어와 찍었습니다. 1월이라 눈 온 풍경을 담아보았습니다. 2월 사진은 아파트 옥상에서 건너편 서쪽 능선의 건물에 걸린 해를 망원렌즈로 당겨찍은 사진으로 정했습니다. 3월 사진 4월 사진은 아파트 옥상에서 일몰 후의 아파트 모습을 사진에 담아보았습니다. 5월 6월이라 꽃 사진으로 정해보았습니다. 7월 사진은 비오는 밤의 사진입니다. 하얀 비옷 입고 우산 쓰고 가는 아내를 앞에 두고 찍었습니다. 8월 사진은

말똥구리가 알사탕을 굴려서는 안 된다

강석훈, 《조선의 大기자 연암》 [양승국 변호사의 세상 바라기 209]

[우리문화신문=양승국 변호사] 10. 23. 아버님이 돌아가셨을 때, 고맙게도 KBS 강석훈 기자가 문상을 와주었습니다. 강기자는 자기가 쓴 책이 곧 나온다더니, 10. 31. 초판이 나오자마자 나에게도 책을 보내주었습니다. 바로 《조선의 大기자 연암》이란 책입니다. 대(大)기자라니? 연암을 좋아하고 열하일기를 애독한 나로서는 순가 ‘대기자’에 혼란스러웠으나, 이내 강 기자가 연암을 ‘대기자’라고 부르는 것을 알 것도 같았습니다. 머리말에서 강 기자는 이렇게 말합니다. “열하일기는 대기자의 면모와 식견, 실력이 고스란히 녹아 있는 대장정의 르포르타주다. 르포르타주는 어떤 사건이나 현상에 대한 단편적인 보도가 아니라 특정 주제나 지역 사회를 심층 취재한 기자가 취재 내용과 식견을 바탕으로 뉴스와 여러 에피소드, 논평 등을 종합적으로 완성한 기사이다.” ‘그래! 기자의 관점에서는 《열하일기》에서 연암의 대기자의 면목을 읽어낼 수 있겠구나!’ 그런데 강 기자는 연암이 능숙한 대기자의 필치로 《열하일기》를 썼을 뿐 아니라, 연암 스스로 《열하일기》에서 자신을 ‘기자’라고 했답니다. ‘으잉? 이건 무슨 말이야? 당시에는 ‘기자’라는 개념도 없을 때 아닌가?’ 1780

조금씩 잊히는 연습을 시작해야겠다

《물고기 귀로 듣다》, 박수중, 미네르바(지성의상상) [양승국 변호사의 세상 바라기 208]

[우리문화신문=양승국 변호사] 박수중 선배님이 《물고기 귀로 듣다》 시집을 보내주셨습니다. 이번에도 말학(末學) 후배인 저에게까지 시집을 보내주시니 늘 죄송하고 고마울 따름입니다. 이번 시집은 8월 15일에 세상으로 나왔습니다. 광복절에 세상의 빛을 받았으니 더욱 의미가 있네요. 그동안 선배님 시를 보면 인간의 개성은 말살되고 규격화되고 소외되는 현대사회에 대해 일침(一針)을 놓는 시가 많았던 것 같습니다. 특히 바로 전의 시집은 시집 제목 자체를 아예 《규격론》이라 하여 이러한 비판의식을 더욱 앞세웠지요. 이번 시집에도 ‘규격론2’를 실어 그런 비판의식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나는 가끔 주인에 끌려 양재천을 산책합니다 걸으면서 절대 다른 개에 한눈팔 수 없어요 나는 일찌감치 중성수술을 받았어요 씨를 함부로 뿌려 족보의 희소가치를 망치면 안 되니까요 수술대 위에서 나는 하염없이 울었어요 내 귀한 후손을 볼 수 없게 되었으니까요 그런데 그만 나는 웬일인지 눈물을 많이 흘려요 눈물 자국으로 눈 주위 얼굴 주변 털이 뭉쳐버리자 주인의 뜻대로 미안용(美顔用)으로 눈물샘까지 제거당했어요 나는 웃프게 웃프게도 더 이상 울 수도 없게 되어버렸어요 시 ‘규격론2’의 뒷 부분

나라와 사람의 관계는 부모ㆍ자식 관계

《반쪽의 고향》, 이상금, 샘터 [양승국 변호사의 세상 바라기 207]

[우리문화신문=양승국 변호사] 제가 어제 제 ‘읽어야 할 책 목록’에 오랫동안 묵혀두고 있다가, 잠실나루역 앞 ‘서울책보고’에서 드디어 살 수 있었던 책 《잠수복과 나비》에 대해서 말씀드렸었지요? 그때 같이 산 책에 《반쪽의 고향》도 있습니다. 이 책 역시 오랫동안 목록 속에 잠자고 있다가 ‘서울책보고’에서 발견할 수 있었던 것이지요. 이 책은 1996년 7월 30일 나왔으니, 26년 만에 돌고 돌아 저에게까지 왔네요. 이 책의 저자 이상금은 일본에서 태어나 유년 시절을 보내다가 15살에 해방을 맞으면서 고국으로 오신 분입니다. 저자는 이대 유아교육과 교수로 오랜 세월 재직하다가 1993년에 일본에서 보낸 어린 시절의 이야기를 《반쪽의 고향》이란 제목으로 내셨습니다. 제목이 왜 《반쪽의 고향》인지는 쉽게 짐작할 수 있겠지요? 그런데 이 책은 일본어로 일본에서 먼저 나왔습니다. 서문을 보니 저자는 일본 청소년의 21%가 한국이 일본의 식민지였다는 사실조차도 모르고 있다면서, 저자 가족의 생활사를 통해서 일본 학교에서 가르치지 않는 구체적인 역사를 그들에게 읽히고 싶었답니다. 이야기 자체가 일본에서의 성장사(成長史)이고, 저자 또한 일본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일본

주상관매도가 떠오른 그림 ‘매물도에서’

진의장 초대전 <그림은 바다를 품고>를 보고 [양승국 변호사의 세상 바라기 206]

[우리문화신문=양승국 변호사] 흰물결아트센터에서 열리고 있는 진의장 초대전 <그림은 바다를 품고>에 다녀왔습니다. 진의장 화백이 서울법대 선배, 더 범위를 좁힌다면 서울법대 문우회(文友會)의 선배이기에 더욱 시간을 내어 전시회에 갔다 온 것입니다. 진 화백은 서울법대를 나와 제10회 행정고시에 합격한 뒤 오랜 세무공무원 생활을 하다가, 제5대, 6대 통영시장(2003 – 2010)을 지냈습니다. 진 화백의 이력으로 보아, 진 화백이 처음부터 화가의 길을 걸은 것은 아니라는 것을 알겠지요? 그래서 문우회 단톡방에 진 선배님 전시회 소식이 올라왔을 때, 솔직히 의무감에 전시회에 다녀왔습니다. 그리고 전시장에 들어서는 순간까지도 ‘진 선배님이 은퇴하고 노후 소일거리로 그림을 그리는구나’라고 생각하였습니다. 그러나 전시장에 들어가 그림들을 보는 순간, 충격을 받았습니다. 단순한 소일거리 그림이 아니었습니다. 그림에서는 웅혼한 기백이 뿜어져 나오고, 자유로운 영혼이 춤추고 있었습니다. “아니? 이게 뭐야?” 이건 내가 알고 있는 전문화가의 그림 그 이상이었습니다. “어떻게 평생을 공무원으로, 정치인으로 살아오신 분이 이런 그림을 그릴 수 있단 말인가?” 알

잠수복을 벗고 나비가 되어 날아간 당신!

장 도미니크 보비, 《잠수복과 나비》, 양영란 (옮긴이), 동문선 [양승국 변호사의 세상 바라기 205]

[우리문화신문=양승국 변호사] 장 도미니크 보비(1952~1997)가 쓴 《잠수복과 나비》를 읽었습니다. 참, 이 책에 대해 말하기 전에 제가 어떻게 이 책을 읽게 된 지부터 말씀드려야겠군요. 저는 책을 읽다가 나오는 참고문헌이나 언론에 나오는 서평을 보고 마음에 드는 책은 ‘읽어야 할 책 목록’에 적어둡니다. 사람들이 추천하는 책들도 이렇게 목록에 적어두고요. 《잠수복과 나비》도 이 가운데 어떤 경로로 제 살 책 목록 속에 들어간 지는 기억이 나지 않으나, 오랫동안 제 목록 속에서 잠자고 있었습니다. 오래전에 절판된 책이라 당최 살 수가 없었던 것이지요. 그러다가 얼마 전에 잠실나루역 앞 ‘서울책보고’에서 드디어 이 책을 살 수 있었습니다. ‘서울책보고’는 서울시가 운영하는 헌책방으로, 여기에는 많은 헌책방이 서가 하나씩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이때도 아산병원에 문상가다가 들러 검색대에서 큰 기대를 걸지 않고 검색하는데, 어? 검색 결과 창에서 《잠수복과 나비》가 반짝반짝하는 것입니다. 그리하여 검색 결과가 알려주는 서가로 달려가, 드디어 2008년도에 나온 《잠수복과 나비》를 제 손에 쥘 수 있었습니다. 《잠수복과 나비》를 쓴 장 도미니크 보비는 세계적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