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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승국 변호사의 세상바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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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몸의 주인은 내가 아니라 ‘미생물’일 수 있다

《기생일까? 공생일까?》, 권오길, 지성사 [양승국 변호사의 세상 바라기 268]

[우리문화신문=양승국 변호사] 스승의 날 지나 고교동기 선종이한테 전화가 왔습니다. 춘천에 사시는 권오길 선생님께 갔다 오자고요. 그렇지 않아도 선생님께 스승의 날 감사 전화를 드리면서 한 번 찾아뵙겠다고 하였는데, 선종이 덕분에 빨리 찾아뵙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한림성심대학교 총장으로 있는 영식이에게도 연락하여 5월 23일 같이 선생님을 뵈었습니다. 제가 글 제목을 《기생일까? 공생일까?》라고 하고는 선생님 이야기를 하니 좀 이상하지요? 이날 선생님께서 주신 책 제목이 《기생일까? 공생일까?》입니다. 생물수필 1세대이신 선생님은 그동안에도 수많은 수필을 쓰셨는데, 이번에 책으로 나온 것은 《기생일까? 공생일까?》이군요. 선생님은 그동안 50여 권의 책을 쓰셨으니, 참 대단하시지요? 선생님은 단순한 생물수필을 쓰는 것이 아니라, 글에서 우리 토박이말을 많이 쓰셔서 ‘과학계의 김유정’이라고도 불리십니다. 자연에 있는 ‘기생’, ‘공생’에 대해서는 학교에서 배웠기 때문에 친숙한 개념입니다. 그래서 복습한다는 기분으로 책을 펼쳤는데, 그동안 잘 알고 있다고 생각했던 기생, 공생관계에서도 잘 모르는 것이 많네요. 그뿐만 아니라 전혀 생각지 못하고 있던 기생, 공생관

미ㆍ중 패권 경쟁의 험난한 파고를 넘으려면?

《최명길 평전》, 한명기, 보리출판사 [양승국 변호사의 세상 바라기 267]

[우리문화신문=양승국 변호사] ‘진회보다 더한 간신’, ‘강상윤리를 내팽개친 원흉’ - 조선시대 이런 악평을 들어야 했던 인물이 누구일까요? 짐작하시겠지만 최명길 선생입니다. 최명길은 청나라의 침입으로 나라가 백척간두의 위기에 몰렸을 때 사람들의 비난을 무릅쓰고 강화를 끌어내어 조선의 사직을 지킨 인물입니다. 당시 조선의 형편으로서는 청나라에 항복하는 것 말고는 도대체 해답이 없음에도, 척화파 대부분은 강화니, 항복이니 말만 꺼내도 마구 공격하였지요. 만약 척화파의 주장대로 끝까지 항전했다면 청군은 하삼도까지 내려가 조선의 전 국토를 유린하고 수많은 백성을 죽음의 계곡으로 몰아넣었을 것입니다. 그런데 도대체 척화파에게 대다수 백성을 죽음으로 몰아넣을 권리가 있는 걸까요? 그렇지 않다면 조선의 땅과 백성을 그 정도의 질곡에서 멈추게 하고 벗어날 수 있게 큰 역할을 한 최명길의 업적은 마땅히 평가받아야 할 것입니다. 그러나 성리학 근본주의자들이 득세하는 조선에서 최명길은 저런 오명을 벗지 못하였습니다. 그리고 오늘날에 와서 그런 오명은 어느 정도 벗겨졌다고 하더라도, 최명길은 척화파를 훨씬 능가하는 평가를 받아야 함에도 여전히 정당한 평가를 받지 못하였습니다.

백범은 철저한 반공주의자였다

세계 인류가 모두 우리 민족문화를 사모하게 하자 [양승국 변호사의 세상 바라기 266]

[우리문화신문=양승국 변호사] 백범 김구 선생은 1948년 남한만의 단독선거를 반대하고 어떻게 하든 통일을 이루기 위하여 평양까지 가지 않았습니까? 그렇기에 백범을 잘 모르는 무식한 극우파 가운데는 백범이 공산주의와 가까운 인물이었을 거라고 속단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나의 소원>을 읽다 보면 백범이 얼마나 철저한 반공주의자였는지를 실감합니다. 백범이 <나의 소원>에서 공산주의에 대해 한 말을 들어볼까요? 백범은 민족보다 사상이 우선이라는 공산주의자를 이렇게 말합니다. 일부 소위 좌익의 무리는 혈통의 조국을 부인하고 소위 사상의 조국을 운운하며, 혈족의 동포를 무시하고 소위 사상의 동무와 프롤레타리아트의 국제적 계급을 주장하여, 민족주의라면 마치 이미 진리권 외에 떨어진 생각인 것같이 말하고 있다. 당시 새나라를 건설하려는 지식인들에게는 공산주의가 매력적인 사상으로 비쳤습니다. 사실 공산주의 사상은 언뜻 들으면 그럴듯한 사상으로 들리지요. 그러나 백범은 그러한 공산주의를 꿰뚫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공산주의의 위험성을 이렇게 말합니다. 시방 공산당이 주장하는 소련식 민주주의란 것은 이러한 독재정치 중에도 가장 철저한 것이어서, 독재정치

추사가 자기 초상화를 바라보면서 쓴 시

이 나와 저 나 사이 진정한 나는 없네 [양승국 변호사의 세상 바라기 265]

[우리문화신문=양승국 변호사] 自題小照(자제소조) 是我亦我 (시아역아) 여기 있는 나도 나요 非我亦我 (비아역아) 그림 속의 나도 나다 是我亦可 (시아역가) 여기 있는 나도 좋고 非我亦可 (비아역가) 그림 속의 나도 좋다. 是非之間 (시비지간) 이 나와 저 나 사이 無以爲我 (무이위아) 진정한 나는 없네. 帝珠重重 (제주중중) 조화 구슬 겹겹이니 誰能執相於大摩尼中 (수능집상어대마니중) 그 뉘라 큰 마니 구슬 속에서 나의 실상을 잡아내리. 呵呵 (아아) 껄껄껄! 추사 김정희의 <自題小照(자제소조)>라는 시입니다. 추사가 자기 초상화를 바라보다가 문득 떠오른 생각을 시로 쓴 것입니다. 추사는 처음에 자기 초상화를 바라보다, 시를 써서 초상화 오른편 위에 붙였는데, 이 시는 나중에 <自題小照>라는 제목으로 그의 문집 《완당선생전집》에도 실렸습니다. ‘小照’는 ‘照’가 들어간 것으로 보아, 작은 초상화를 뜻하는 것 같고, ‘自題’는 자기가 거기에다 ‘題’를 달아 썼다는 것 같습니다. 추사는 초상화가 마음에 들었나 봅니다. 현실의 추사도 나요, 그림 속에 들어있는 추사도 나라고 하면서, 현실의 나도 좋고, 그림 속의 나도 좋다고 하네요. 그러다가

해녀의 삶을 통해 들여다본 슬픈 제주

리사 시(Lisa See), 《해녀의 섬》 [양승국 변호사의 세상 바라기 263]

[우리문화신문=양승국 변호사] 잠시 국내에 들어와 있던 동생이 출국하면서 한 번 읽어볼 만한 책이라며 나에게 영문소설을 하나 주고 갔다. 리사 시(Lisa See)라는 미국 여류작가가 올 3월에 펴낸 《The Island of Sea Women》라는 소설이다. 동생 덕분에 정말 오래간만에 영어 원어로 된 소설을 읽어본다. 처음에는 의무감에 읽기 시작하였으나, 곧 소설의 매력에 빠져들었다. 소설은 영숙과 그녀의 친자매 같았던 친구 미자라는 해녀를 중심으로 1938년부터 2008년까지 제주 구좌읍 하도리 해녀들의 삶을 그린 것인데, 소설을 통하여 제주 해녀들의 삶과 애환, 슬픔 등이 피부에 와 닿도록 생생하게 느껴졌다. 그리고 소설 속에는 제주의 풍토, 민속 신앙, 역사 등 제주의 모든 것이 담겨 있다.​ 하여 나는 작가가 당연히 한국계 미국인일 것으로 생각하였다. 그런데, 이게 뭐야? 백인 여자다! 비록 증조부의 중국인 피가 조금 섞여 있긴 하지만, 외모는 완전 백인 여자다. 어떻게 백인 여자가 제주를 우리보다 더 잘 알 수 있단 말인가! 리사는 어느 잡지에 실린 제주 해녀의 사진을 보고 강렬한 인상을 받아, 언젠가 제주 해녀에 대한 소설을 쓰겠다는 결심을 했

마음의 붕대도 없이 맞이하는 눈웃음

김기옥 시인의 시조집 《귀얄무늬 터치》, 아이앤디자인 [양승국 변호사의 세상 바라기 262]

[우리문화신문=양승국 변호사] 대화는 말 끌어내는 반김이 필요하다 힘든 것 알아주는 잘했다 고생했다 그 말로 평가하지 말고 놀라면서 반응하자 대단해, 너 최고다! 감탄하고 칭찬하자 힘들지? 그게 뭘까 생각의 문 열어주자 말에도 마중물이 있다 친밀감의 맞장구 속초 아바이마을을 걷다가 우연히 들어간 ‘아트플랫폼 갯배’에서 김기옥 시인의 시조집 《귀얄무늬 터치》를 받았습니다. 위 시는 《귀얄무늬 터치》에 나오는 김 시인의 시 <칭찬의 말>입니다. 공감합니다. 제가 특히 이런데 약하기에 더욱더 공감합니다. ‘잘했다’, ‘고생했다’, ‘대단해, 너 최고다!’, ‘힘들지? 그게 뭘까’ 이런 말 하는 것이 돈 드는 것도 아니고 힘든 것도 아닌데, 왜 그렇게 하기 힘든 걸까요? 제가 이런 말을 잘하지 못하기에 아내에게 점수를 따지 못합니다. 김 시인의 말마따나 말에도 마중물이 있는 것인데... 녭! 앞으로 더욱더 명심하겠습니다. 실천하겠습니다!! 약력을 보니 김기옥 시인은 1996년에 계간 《현대시조》에 신인상을 받고 등단하였네요. 그리고 이번 《귀얄무늬 터치》 시집까지 5권의 시집을 내셨고, 제15회 강원여성문학대상, 제1회 강릉문학작가상, 제26회 현대시조문

마의태자가 지나간 곳 이야기

[양승국 변호사의 세상 바라기 261]

[우리문화신문=양승국 변호사] 설악산으로 향하는 44번 국도를 타고 가다가 다물교차로(인제군 남면 어론리)에서 우회전하면 446번 지방도로 들어선다. 상남면을 관통하여 홍천군 내면으로 가는 도로다. 전에 차를 몰고 이 길을 통하여 상남면으로 간 적이 있다. 가다 보니 도로 안내판에 ‘김부대왕로’라고 되어있었다. 김부대왕? 이 산골짜기에 김부대왕이라니? 호기심이 부쩍 당겨 자료를 찾아보았다. 김부대왕은 마의태자를 말함이었다. 마의태자가 이곳에 머물렀다면서 동네 이름도 아예 ‘김부리’다. 별명으로만 그렇게 부르는 것이 아니고, 정식 행정지명이다. 그리고 김부리를 중심으로 남면과 상남면에는 곳곳에 마의태자에 얽힌 이야기들이 있었다. 그래서 상남면에서는 상남리의 용소마을을 비롯한 근처 4개 마을을 마의태자권역마을로 지정하고, 해마다 마의태자문화제를 열고 있다. 김부리의 마을을 마의태자권역마을로 지정하지 않은 것은 김부리의 대부분이 1996년부터 육군과학화 훈련장으로 수용되면서, 마을이 사라졌기 때문이다. 어떻게 정사(正史)에는 나오지 않는 마의태자 이야기가 이곳에 널려있을까? 지금부터 그 이야기 속으로 들어가 보자. 정사에는 이렇게 나온다. 신라가 더 이상 버틸 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