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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승국 변호사의 세상바라기

살인마 아들 순화군을 감싸고 돈 선조

[양승국 변호사의 세상 바라기 57]

[그린경제/얼레빗=양승국 변호사]  당고개역에서 수락산 유원지를 가다보면 덕능고개를 넘고 다시 순화궁  넘습니다. 전에 순화궁 고개를 넘으면서 왜 고개 이름이 순화궁 고개일까 의문이 들었습니다. 순화궁은 헌종의 후궁인 경빈 김씨의 궁호로, 인사동 태화빌딩 앞에 가면 순화궁 터라는 표석을 볼 수 있습니다.  

그 순화궁은 매국노 이완용의 손에 넘어갔다가 명월관 주인 안순환이 인수하여 태화관으로 고쳤었죠. 이 태화관에서 3.1 운동 때 민족대표 33인이 독립선언서를 낭독했구요. 그런데 그 순화궁과 이 순화궁 고개와 무슨 관련이 있을까? 집에 돌아와 아무리 찾아보아도 연관성을 찾아볼 수 없더군요. 그런데 지도를 보다보니 순화궁 고개 옆에 순화군 묘가 있었습니다. 

순화군이라면 선조의 6째 아들 아닙니까? 임진왜란 때 근왕병(勤王兵)을 모집하러 함경도로 갔다가 왜군의 포로가 되었던 순화군말입니다. 아무래도 제 생각에는 순화군 묘가 있어 순화군 고개라고 부르던 것이 와전되어 순화궁 고개가 된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 경기도 남양주시 별내면애 있는 조선 선조 6번째 왕자 순화군(順和君,?~1607) 무덤

순화군은 완전 개망나니입니다. 아니 연쇄살인범입니다. 무슨 말인고 하니 성격이 몹시 포악하여 자기 맘에 안 드는 사람은 죽여버리기까지 하였습니다. 왜군의 포로가 되었던 것도 함경도에서 워낙 포악을 부려 그곳 사람 국경인이 잡아다 왜군에게 넘겼다고 하더군요.  

아무리 왕자라도 살인범을 그냥 보고 있을 수 있습니까? 신하들이 여러 차례 상소를 하지만, 선조는 자기 아들만 감싸 돕니다. 그러다가 순화군이 자기 어머니 순빈 김씨를 모시던 궁인을 강간하자, 그때서야 마지못해 수원으로 유배를 보냅니다. 

이게 유배형, 그것도 겨우 수원으로 유배 보내는 것으로 끝날 일입니까? 그러니 그곳에서도 또 사람을 죽이지요. 순화군이 사람을 죽이는 것 하나를 예로 들면, 어느 날 무당이 굿을 하는데, 술에 취한 순화군이 우연히 그 집에 들어가 무녀의 위, 아래 이빨을 뽑고, 집주인도 위, 아래 이빨 9개를 작은 쇠뭉치로 때려 깨고 또 집게로 잡아 뺐답니다. 결국 무녀는 피가 목구멍에 차 숨을 쉬지 못하여 즉사하였다고 하고, 집주인도 결국 죽었겠지요. 

믿기진 않을 정도지만 순화군이 이렇게 죽인 사람이 40여명에 이른다는 얘기가 있던데, 이 정도면 아무리 자기 자식이 사랑스럽고 안쓰럽다고 하지만 국가의 법질서를 위해서라도 사형에 처해야 하는 것 아닙니까? 나라에 충성한 의병장 김덕룡 장군은 죽이고, 이순신 장군도 죽이려고 하면서 이런 패륜무도한 왕자는 자기 아들이라고 감싸고도니 그것 참……. 

결국 순화군은 하늘이 벌하였는지 30살 무렵에 죽습니다. 실록에는 순화군에 대해 이렇게 적어놓았습니다. ‘술만 마시면 행패를 부리고 남의 재산을 빼앗았다. 무고한 사람을 살해한 것이 해마다 10여명에 이르러 백성들이 순화군을 피하길 호환(虎患)을 피하듯이 하였다.’ 나라가 잘되려면 위에서부터 기강이 서고, 윗사람들이 노블리스 오블리제를 실천해야 하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