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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승국 변호사의 세상바라기

제주의 저승사자 탁성록

[양승국 변호사의 세상 바라기 63]

[한국문화신문 = 양승국 변호사]  전에 제주 재판 갔을 때 가보았던 4.3 평화공원을 둘러보았습니다. 그 때 평화공원 사무실에서 ‘4.3과 평화라는 잡지를 받았었는데 글 중에 저승사자 탁성록이란 글이 눈길을 끄는군요. 탁성록은 당시 제9연대 정보참모로 중위였는데, 여러 사람들의 증언에 의하면 악명이 높았다고 합니다. 

대부분의 증언은 비위에 거슬리면 빨갱이라고 몰아 죽였다거나 여러 여성을 겁탈했다는 내용입니다. 특히 탁성록은 아편중독자였군요. 아편에 취하니 눈에 뵈는 게 없었나봅니다. 탁성록은 제주에서만 만행을 저지른 것이 아닙니다. 1950년 한국전쟁이 일어나던 해 고향 진주로 돌아가 특무대장을 지내며 고향 인근의 주민들을 보도연맹원으로 몰아 집단학살을 자행하기도 했다는군요. 

   
▲ 제주의 저승사자 탁성록

같이 근무했던 김정무 대위도 훗날 이렇게 증언합니다. 탁성록은 마흔이 다 된 사람인데 정보참모의 자격도 없는 사람입니다. 군사영어학교 출신도 아니고 군악대에서 나팔 불던 놈인데 어떻게 특채됐는지 나보다도 먼저 대위를 달았어요. 이런 저런 구실을 달아 여자들 성폭행을 많이 했어요.” 

이 정도 인간이라면 우리가 많이 볼 수 있는 비열한 인간상이니까 제가 이 정도만으로 굳이 얘기를 꺼내고 싶은 생각이 들지는 않았을 것입니다. 제가 얘기를 해보고 싶은 생각이 든 것은 이 사람이 음악인이라는 것입니다. 

탁성록은 1946년 콜럼비아 레코드사 전속의 대중가요 작곡가였으며, ‘탁성록 경음악단을 이끌었답니다. 탁성록은 이런 음악활동을 기반으로 해군군악대 창설에 참여하면서 국군 장교로 특채된 것이구요. 

~~~ 학살자 탁성록이 음악가였다니요! 그러한 냉혈한이 어떻게 아름다운 음악을 작곡할 수 있는 것이죠? 제가 생각하는 음악가는 그런 인간이 아닌데... 너무나 이율배반적입니다. 탁성록의 야누스 얼굴을 보면서, 4.3에서의 인간성 말살 현장을 보면서 새삼 '인간이란 무엇인가?'를 다시 생각하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