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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승국 변호사의 차마고도 여행기

드디어 신의 땅 “라싸”에 도착하다

양승국 변호사의 차마고도 여행기 8. 여덟째날(곤명 → 라싸)

[한국문화신문 = 양승국 변호사]  비행기가 이륙한다. 계속 상승 비행을 하던 비행기가 이윽고 고도를 잡더니 수평을 잡고 날아간다. 그런데 수평비행 초기에 저 멀리 밑에 보이던 땅들이 어느 순간 그보다 많이 올라와 있다. ‘? 언제 비행기가 하강비행을 하였나? 아닌데, 계속 수평 비행한 것 같은데?’ 그렇다. 비행기는 계속 수평으로 가고 있었고, 땅이 올라온 것이 맞다. 티베트로 가면서 땅은 계속 부풀어 오르지 않는가? 그러니 비행기는 수평으로 가고 있어도 땅이 다가오는 것. 


   
▲ 라싸 가는 비행기 안에서

밤새 기차에서 자는 둥 마는 둥 하였더니 눈꺼풀은 나의 의지를 이기고 나의 눈동자를 덮어버린다. 비행기가 착륙하는 소리에 눈을 떴다. ‘드디어 라싸에 도착하였나?’ 창밖을 보니 차창 밖의 풍경은 어딘가 낯이 익다. 왜일까? 그렇다. 그저께 돌아보았던 납백해의 풍경이 멀리 보인다. 이런! 다시 샹그릴라에 돌아온 것이다. ‘아니! 이렇게 샹그릴라에 내릴 거면서 왜 샹그릴라에서 라싸 가는 비행기표를 팔지 않은 것이야?’ 비행기는 샹그릴라 가는 사람 있을 때만 내리는데, 우리가 한국에서 예매를 할 때에는 이를 알 수 없기에 표를 팔지 않는 것이라나? 그것 참! 아직도 공산주의의 관료성이 남아 있는 것인가? 

   
▲ 샹그릴라 공항 잠시 내림

잠시 공항 대합실에 나왔다가 비행기에 오른다. 비행기가 운남을 넘어 티베트로 가니 주위 산하의 경치는 더욱 변한다. 설산은 더욱 많아지고, 설산과 설산 사이로 빙하가 흐르면서 빙퇴석이 남기는 검은 줄이 비행기 차창에서도 뚜렷이 보인다. 학교 다닐 때 저런 것을 모레인이라고 배웠던가? 

구름 평원 위로 비행기가 날 때에는 그 흰 벌판 위에 둥그런 무지개 무늬가 찍혀있는 것도 보인다. 어광(御光, 브로켄 현상)이구나. 다시 비행기 위로 짙은 구름의 장막이 깔리면서 해는 그 위에서 겨우 조그만 구멍을 내고 겨우 파리한 빛을 들이 내밀고 있는데, 그 밑으로 구름의 막이 잠시 걷히면서 티베트의 산하가 밝게 빛나고 있다. 마치 이곳이 진짜 샹그릴라라고 주장하는 듯이 말이다 

   
▲ 다시 라싸 가는 비행기 안에서

   
▲ 다시 라싸 가는 비행기 안에서

수평비행을 하던 비행기가 드디어 라싸를 향하여 내려간다. 라싸강이 여러 지류로 갈라져 넓은 강 유역을 형성하고 흘러가는 모습을 보는데, 곧이어 비행기 활주로가 보인다. 덜컹! 드디어 내가 살던 속세와는 전혀 다른 곳으로만 생각되던 신의 땅(라싸의 뜻), 라싸에 도착하였구나. 비행기가 도착한 라싸에는 이미 어둠이 깔리고 있고, 해는 서쪽 산위에 걸린 구름 위로 마지막 불그스름한 기운을 내뻗치며 하루 종일 천공을 가로질러 오느라 고단했던 하루 일과를 내려놓고 있다. 

갑자기 3,650m의 라싸에 내리니 머리가 띵하다. 라싸에 온 이들이 고산 증세에 그냥 호텔에 주저앉는 경우가 있다는데, 그런 일이 없어야 하는데... 공항 밖으로 나오니 박향옥 가이드가 반갑게 우리를 맞이한다. 박 가이드는 3년 전부터 티베트에서 가이드 일을 보고 있다는데, 이제 티베트에도 한국 사람들이 찾아오니, 이곳에도 조선족의 일자리가 생겨나는 것이다. 차는 라싸강을 따라 달리다가 어느 산을 향하여 돌진한다. 터널을 지나고 나니 라싸 시내가 보이고, 잠시 후 우리는 티베트의 첫날밤을 보낼 강소생태원이라는 호텔에 도착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