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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승국 변호사의 세상바라기

세월호, 분노와 허탈함뿐입니다

[양승국 변호사의 세상 바라기 69] 변협 《4.16 세월호 참사백서》를 보고

[한국문화신문 = 양승국 변호사]  대한변호사협회에서 세월호 참사 1주년을 맞이하여 4.16 세월호 참사백서를 냈습니다. 세월호 참사가 났을 때에 대한변협에서도 변협 차원으로 법률지원단을 꾸렸는데, 무려 514명의 변호사들이 지원단에 자원하여 세월호 유가족을 도왔습니다. 백서는 현장 지원 활동, 입법 지원 활동, 진상 조사 활동, 형사재판 지원 활동, 법률 상담 활동, 언론 대응 활동으로 나뉘어 세부적으로 꽤나 자세하게 기록하였습니다. 4.6 배판 크기로 무려 573쪽이나 되네요. 


   
▲ 대한변호사협회에서 세월호 참사 1주년을 맞이하여 펴낸 《4.16 세월호 참사백서》

백서 발간을 총괄 지휘하고, 백서를 개관하는 글을 쓴 이원목 변호사는 제 고교 동기입니다. 이변호사는 바쁜 변호사 업무 중에도, 성균관대 유학대학원에서 유학을 전공하여 박사학위까지 받은, 그래서 요즈음은 법학이 아닌 유학으로 학생들도 가르치고 있는 변호사인데, 세월호 사건에도 애정을 갖고 자기 시간과 노력을 세월호에 쏟아 부었군요.  

세월호는 전 국민의 관심사였으니까, 여기서 다시 세월호 이모저모를 말씀드릴 필요는 없을 테고, 언론 대응 활동에 대해 몇 가지 눈길을 끌만한 것이 있어 이에 대해서만 간단히 말씀드리겠습니다. 우선 지적하는 것이 비판적 시각이 사라진 채 받아쓰기식 보도행태를 보인 언론의 문제점입니다.  

그래서 초반에 전원 구조되었다는 어처구니없는 보도가 나왔지 않았습니까? ‘육해공 지상 최대 구조라는 보도도 실제는 보도 당시 함정 261척은 고사하고 잠수사조차 겨우 2명이 투입되었을 뿐이라네요. 특히 MBC의 오보가 심각하더군요. 백서에 실린 MBC 오보가 많은데, 그 중 몇 가지만 아래 도표로 말씀드립니다.

 

   
 
이걸 보니 한 때 시청률 1위를 자랑하던 MBC 뉴스가 지금은 그렇게 하락한 이유를 알 것 같습니다. 그리고 한동안 세월호 유가족들이 돈에만 눈이 어두워 시체 장사를 한다며, 그러한 점을 번호 붙여가면서 그럴 듯하게 포장한 글이 인터넷과 카톡에서 돌아다녔었지요?  

심지어는 선거를 앞두고 어버이연합이라는 단체에서 신문에 광고를 내고, 지하철에 전단지까지 유포하였구요. 이 바람에 많은 국민들이 오해를 하여 세월호 유가족 비난 행렬에 동참했었지요. 백서에 보니 오병이어 교회 담임목사는 가난한 집 아이들이 수학여행을 불국사로 가면 될 일이지...’라거나, ‘박근혜 대통령이 눈물 흘릴 때 같이 눈물을 흘리지 않은 사람은 모두 백정이다라는 발언을 했더군요. 

이에 대해서도 지원단 변호사들이 조사를 하였습니다. 조사를 해보니 근거 없는 유언비어나 마타도어가 많았습니다. 그리고 사실로 파악된 것도 있지만 그런 사실이 나오게 된 배경은 무시하고 이를 과장하거나, 또 그런 사실에 교묘하게 허위의 옷을 입힌 것이 많습니다.


   
▲ 세월호, 단원고 학생을 전원 구조했다는 언론들의 오보

백서는 13가지 항목으로 나누어 마타도어에 대한 반박을 기술했는데, 그 중 몇 가지만 예를 든다면, 유가족들이 피해자 전원을 의사자로 지정해달라고 하였다는 것에 대해서도, 백서는 그런 적 없다고 단적으로 말합니다. 피해학생 대학 특례입학도 정치권에서 먼저 얘기한 것이지 유가족들은 그런 요구를 한 적이 없답니다. 공무원 시험에 있어 가산점 주장도 거짓입니다. 유가족을 위한 주기적 정신적 치료 평생지원 생활 안정 평생지원도, 법안에는 존재하지만 유가족이 주장한 것은 아니라고 합니다. 

세월호 참사 1주년이 되니까, 예전에 돌던 마타도어가 다시 카톡에 돌고 있고, 전주에선가는 세월호 참사를 애도하는 펼침막을 누군가가 잘라버렸다는 뉴스도 있더군요. 이런 사람들은 이번 대한변협 백서에 대해서도 민변 변호사들이 다 쓴 것이라고 할지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이번 백서에 민변의 영향력은 전혀 없었다고 합니다. 

벌써 세월호 참사가 일어난 지 1년이 되었군요. 백서는 가천대 박형주 교수의 말을 인용하여 사고 발생 이후 약 1시간 뒤인 오전 945분까지도 적절한 퇴선명령이 이루어졌더라면 승객 전원이 탈출할 수 있었다고 합니다. 저는 백서에서 이 부분을 읽을 때에 다시금 기울어진 배에서 침착하게 대기하다 물속으로 사라져간 학생들이 다시 떠올라 울컥하였습니다 


   
▲ <팽목항> 이정용 작품

그리고 이런 사고를 낸 세월호 선원들, 유병언 일당들, 이들의 뒤를 돌봐주어 이번 사고를 있게 한 관계자들, 적절한 구조 대책을 세우지 못한 해경 등에 대한 분노도 다시 일어납니다.  

지금 이 시점에 있어서 우리가 할 일은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철저한 대책을 세워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그 동안 정치권이나 정부에서 하는 일을 보면 과연 제대로 대책을 세우고 있기는 있는 것인가 하는 허탈함이 들기도 합니다. 지금은 하늘나라에 가있을 세월호에 탔던 학생들, 시민들, 일부 선원들... 당신들을 하늘나라로 보내놓고, 이 지상에서 벌어지는 행태들에 대해 차마 얼굴을 들 수가 없습니다. 죄송하고 죄송하오이다. 부디 너그러운 마음으로 하늘나라에서 편히 쉬소서!